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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에디 밴 헤일런마저 사로잡은 마성의 기타 어프로치 [I.O.U] - 앨런 홀즈워스(Allan Holdsworth)

  • Johnk
  • 조회 수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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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홀즈워스(Allan Holdsworth)

<I.O.U> Luna Crack_I.O.U/1982

 

Bass Paul Carmichael

Drums Gary Husband

Guitar, Producer Allan Holdsworth

Mixed By Colin Green

Photography By Glen La Ferman

Recorded By Andy Llewellyn

Vocals Paul Williams

Recorded 1979

 

 

1 The Things You See (When You Haven't Got Your Gun)

2 Where Is One

3 Checking Out

4 Letters Of Marque

5 Out From Under

6 Temporary Fault

7 Shallow Sea

8 Whit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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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앨범 커버 

 

 

 

에디 밴 헤일런마저 사로잡은

마성의 기타 어프로치

 

1946년 영국 브래드포드에서 출생해 2017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기타리스트 앨런 홀스워스는 1970년대 재즈 록 퓨전의 태동기에 본격적으로 프로페셔널 커리어를 시작한 뮤지션입니다. 당시 템페스트(Tempest), 소프트 머쉰(Soft Machine), (Gong)과 같은 유러피언 프로그래시브 록 밴드 등에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곧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되고, 어린 시절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투영한 재즈와 임프로비제이션으로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마일스 데이비스의 세컨드 퀸텟을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 연주자로 발돋움한 드럼 레전드 토니 윌리엄스의 퓨전 프로젝트 라이프타임에 영국의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1942년생)를 대신해 기타리스트로 가입, 활동하게 됩니다. 이 밴드에서 음악적 접근 방식과 컨셉트 구상을 대략적으로 그리게 되는데, 비슷한 연배의 존 맥러플린이 마일스 퓨전 밴드를 거쳐 독자적인 프로젝트인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로 옮겨갈 무렵, 앨런 홀스워스는 퓨전 기타리스트로서의 첫 솔로 커리어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실상 퓨전은 스타일 장르라기 보단 재즈와 음악을 대하는 일종의 태도, 접근방식에 좀 더 가깝습니다. 적잖은 경우, 자신의 실력과 관계없거나 혹은 실력을 감춰야 하거나, 혹은 상업적 목표를 확실히 한 음악을 연주, 제작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그런 건 물론 아니죠. 때론 음악적인, 좀 더 좋은 의미로 사용될 경우, 새로운 음악성을 위한 실험(마일스 데이비스가 보여준 것 같은)이란 영광의 자아도취적 견장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이 퓨전의 초기, 1970년대에는 재즈 뮤지션들 본인들도 정작 퓨전이라는 말을 먼저 사용해 붙인 건 아니었습니다. 록의 광풍에 밀려 더 이상의 상업적 출구를 가질 수 없었던 재즈 레이블들과 프로듀서, 미디어, 언론들은 이 전자악기와 뒤섞인 새로운 재즈들에 붙일 이름을 찾다가 그럴싸한 포장지를 찾은 셈이었습니다. 어떤 면으로 <Bitches Brew>는 마일스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그저 용감한 당대 하드 밥 재즈 뮤지션들이 주도해 만든 실험성 다분한 일렉트릭 잼 세션이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처음 이 음악이 등장했을 당시엔 퓨전이라는 단어보다는 재즈 록, 혹은 재즈 퓨전 이라는 식으로 평론가와 방송인들이 소개하곤 했었습니다. 이 음악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고 이런 유사한 음악들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게 되면서 드디어 공식적으로 재즈 록 퓨전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미 퓨전 보다 몇 해 전 시작된 소울, 펑크(Funk)재즈의 새로운 하드 밥이 보여준 가능성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하드 록’(Hard Rock)까지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하드 밥 시대와는 다르게 이제 일렉트릭 기타가 전면에 등장하는 재즈가 시작되는 거죠. 이 시점에서 하드 록의 시작점 중 하나인 영국을 출발해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세대의 재즈-퓨전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앨런 홀스워스의 등장도 시작되었다고 보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4 록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과 1983년도에 함께 잼을 하는 모습.jpg

 록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과 1983년도에 함께 잼을 하는 모습

 

은둔 고수의 본격 무림 진출 신호탄

앨런 홀스워스의 1982년도 앨범 <I.O.U>는 당시 숨은 고수로만 여겨진 그가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등장한 진정한 의미의 솔로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전에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하긴 했었죠. 조지 벤슨의 추천으로 1976년 재즈 레이블 CTI에서 알란 파스쿠아(피아노), 알폰소 존스(베이스), 나라다 마이클 월든(드럼)의 라인업으로 작업해 앨범을 발매하려고 했으나, 레이블 프로듀서인 크리드 테일러가 앨범 녹음을 위한 것이 아닌 리허설 녹음 테이크를 아티스트와 별다른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편집해 발매했는데 그게 앨범<Velvet Darkness>입니다. 하지만 앨런 홀스워스는 실제 레코딩을 위한 녹음이 아닌 걸 임의로 발표해버린 음반사에 크게 실망해(심지어 한푼의 로열티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시 몇 년 동안 음반사와의 계약을 하지 않고 드러머 빌 브루포드나 건반주자 고든 벡,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U.K에 간헐적으로 참여하는 것 외에 가시적인 행보 없이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내다가, 본 작인 <I.O.U>를 마침내 1982년에 와서야 자신의 힘으로 손수 발매하게 됩니다. 홀스워스의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존 콜트레인이 녹음한 루디 반 겔더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문제의 CTI 앨범 <Velvet Darkness> 도 사실 크진 않지만, 실력 있는 신인의 등장 정도의 반향을 가져오기도 했었죠. 그러나 이후, 앞서 언급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의 메이저 레이블에 대한 평생의 불신과 반목도 이 무렵 즈음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립 레이블과의 연계및 방향성을 평생 동안 일관되게 선호하게 됩니다. 여하튼, 이 앨범 <I.O.U> 는 그의 실질적인 첫 리더작인과 동시에 일렉트릭 기타 인스트루멘탈의 초정점(사실 지금도 많은 부분 유효한)에 서 있는 테크닉과 그의 시그너처 사운드, 작곡 스타일을 상당한 완성도로 들려주었으며 다음 세대의 수많은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들에게 큰 영감을 준 걸작입니다. 

 

마치, 에디 벤 헤일런이 재즈를 연주한다면 어떨까이라는 가정법이 현실처럼 들리는 기술적 우월함에, 당시 퓨전의 상업적 행보를 조용히 비웃으며, 현대적 화성의 창의성과 작곡의 다채로움, 깊이감을 자신 있게 드러낸 아주 뛰어난 앨범입니다. (작년 고인이 된 하드 록의 슈퍼 비루투오소 레전드 기타리스트 에디 벤 헤일런의 많은 시그너쳐 프레이즈들도 앨런 홀스워스의 프레이즈를 카피하다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연주자들 사이에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아닌 비밀이기도 합니다.) 70년대 유행했던 프로그레시브, 아트 록 사운드와 기법들, 재즈의 임프로비제이션, 하드 록의 에너지와 보컬의 표현력, 현대음악의 추상적이고 대범한 화성적 변화들이 모두 한 치의 낭비와 어색함 없이 앨런 홀스워스의 음악세계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3 앨범 내지에 수록된 멤버들 모습 좌로부터)  폴 윌리암스,  앨런 홀즈워스, 게리 허즈번드, 폴 카마이클.jpg

 멤버들 모습 좌로부터)  폴 윌리암스,  앨런 홀즈워스, 게리 허즈번드, 폴 카마이클

 

이 앨범 <I.O.U> 의 타이틀 명은 1976‘CTI’ 사건이후, 자신만의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만든 당시 홀스워스 밴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피아노와 드럼의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게리 허스번드와 70년대부터 활동해왔던 보컬리스트 폴 윌리엄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합류한 베이시스트 폴 카마이클, 이렇게 4명의 라인업으로 I.O.U 를 결성하고 1979년 부터 1981년까지 꾸준한 협연과 공연을 이어가면서 팀워크

 

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특히 세션으로 활동하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편곡, 사운드, 한층 진화한 작곡 스타일과 솔로잉 등은 이 앨범의 대표적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Things You See(When You Haven’t Got A Gun)’, ‘Checking Out’, ‘Out From Under’, ‘White Line’ 등의 수록곡에서 보컬의 메인 멜로디들은 이전 시절 프로그레시브 록에서의 그것 보단 좀 더 실험적인 멜로디들로 채워져 있어서 귀에 낯설 수도 있지만, 악기 연주의 관점에서는 매우 훌륭한 편곡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고, 오히려, 평범한 4인조 록 밴드 전형적인 곡 형태에서 느낄 수 있는 진부함을 창의적으로 상쇄시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컬 반주인 기타의 보이싱과 편곡들은 그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매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시도들로 앨런 홀스워스 레가토 속주 사운드(마치 재즈 혼 주자들의 연주를 연상시키는)와 더불어 그의 대표적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되었죠.

 

한편 이 작품에 오히려 실질적인 재즈요소는 인터플레이와 자유로운 임프로비제이션이 대부분이라 사실 음악 스타일적으로 통상적인 재즈 퓨전으로 불리기에 다소 모호한 측면 또한 일부 있습니다. 이걸 재즈의 진화로 봐야할 지 아니면 새로운 장르의 개척으로 볼 것인지의 애매모호함이 분명 존재하는데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이 앨범의 특징이자 음악적 가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애당초 퓨전이라는 게 서로 다른 영역의 음악이 어울리게 되면서 생기는 충돌도 포함하는 것이니까요. 1982년 발표된 이 앨범 <I.O.U>는 당시 록 기타의 신으로 일컬어지던 에디 벤 헤일런마저 앨런 홀스워스를 숭배하게 만든 계기가 되고, 그로 인해 다시 메이저 레이블 워너 브라더스의 록 프로듀서 테드 템플먼의 주선으로 워너와 일하기 시작하며, 1983년에는 생애 처음 메이저 레이블 로고를 달고서 <Road Game>(EP)을 발매하기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작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음반사와 트러블을 겪게 되면서 독립레이블로 회귀하며, 1984<Metal Fatigue>의 프로덕션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홀스워스가 발매한 80년대의 명반들(<Metal Fatigue>(1984), <Atavachron>(1986), <Sand> (1987), <Secrets> (1989))은 홀스워스 스타일이라는 장르속의 또 다른 장르를 만들어 스콧 헨더슨 (Scott Henderson), 팀 밀러 (Tim Miller) 등의 후배 기타리스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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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의 독자적인 기타 테크닉

 

이 앨범의 사운드 프로덕션(이 후, 퓨전 기타리스트들의 표준 하이 테크닉이 된)은 그의 3가지 기타 테크닉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로는 ‘Volume Swell(볼륨 스웰)’이라고 하는 페달 볼륨 주법으로 리버브와 딜레이를 이용, 보이싱의 사운드를 스트링이나 키보드 패드에 가깝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의 독창적 모던 보이스 리딩(성부 진행)은 이 테크닉과 잘 어울리는 면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피킹과 레가토주법을 번갈아 가며 이용, 간격이 넓은 왼손 핑거링으로 혼(Horn)주자들의 라인들을 연상시키는 멜로딕 라인주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코드 사운드와 리드 사운드의 차이가 가져오는 음악적 대비가 주는 작곡적 접근입니다. 특히 라이브 연주에서도 이런 점들을 살리기 쉽지 않지만, 그의 연주가 때로는 다이내믹을 무시한 것 같은 측면을 표현할 때 흔히 사용되는 기법이기도 합니다. 수록곡인 ‘Temporary Fault’에서는 기타 솔로 후반부에 바이올린으로 바꿔 솔로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도 그가 70년대부터 사용하던 기법중 하나죠. 이때부터, 그의 소위 덕후 기질은 앞으로의 인디아티스트들의 흐름이 시작되던 8-90년대의 커리어에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자신이 직접 녹음 장비 등을 만들고 운용하며 엔지니어링과 프로덕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그는 자신의 로컬 맥주 브랜드를 가진 아마추어 양조 기술자이자, 그가 세상을 떠나자 사이클 잡지에서도 별개의 유고문을 실었을 정도의 로드 사이클리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이 깊게 배인 제대로 된음악적 태도를 데뷔 초기부터 자신의 커리어 전면으로 내세워 메인스트림 뮤직 레이블들의 상업적 의도에 의한 간섭 없이 독자적인 음악을 만들어 40년 가까이 지속해오면서 꽤 충성도 높은 음악 팬들도 확보한걸 보면, 그의 음악은 일견 난해할지언정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기에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아 여러 뮤지션들과 음악 팬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끼칠 거라고 감히 확신합니다

 

이니그마 레이블을 통해 재발매되었을때의 커버 이미지.jpg

이니그마 레이블을 통해 재발매되었을때의 커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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