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연주자’의 센세이셔널한 데뷔작 [Jaco Pastorius] -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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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연주자’의
센세이셔널한 데뷔작
Jaco Pastorius <Jaco Pastorius> 1976/Epic
1 Donna Lee
Bass – Jaco Pastorius
Congas – Don Alias
2 Come On, Come Over
Alto Saxophone, Soloist – David Sanborn
Arranged By [Horns] – Jaco Pastorius
Baritone Saxophone – Howard Johnson (3)
Bass – Jaco Pastorius
Bass Trombone – Peter Graves
Congas – Don Alias
Drums – Narada Michael Walden
Keyboards – Herbie Hancock
Tenor Saxophone – Michael Brecker
Trumpet – Randy Brecker, Ron Tooley
Vocals – Sam & Dave
3 Continuum
Bass – Jaco Pastorius
Bells – Don Alias
Drums – Lenny White
Electric Piano [Fender Rhodes] – Alex Darqui, Herbie Hancock
4 Kuru / Speak Like A Child
Arranged By [Strings] – Jaco Pastorius
Bass – Jaco Pastorius
Cello – Beverly Lauridsen, Charles McCracken, Kermit Moore
Conductor [Strings] – Michael Gibbs
Congas, Bongos – Don Alias
Drums – Bobby Economou
Piano – Herbie Hancock
Viola – Manny Vardi*, Julian Barber*, Selwart Clarke
Violin – Harold Kohon, Harry Cykman, Harry Lookofsky, Joe Malin, Paul Gershman
Violin, Concertmaster – David Nadien
5 Portrait Of Tracy
Bass – Jaco Pastorius
6 Opus Pocus
Bass – Jaco Pastorius
Drums – Lenny White
Electric Piano [Fender Rhodes] – Herbie Hancock
Percussion – Don Alias
Soprano Saxophone – Wayne Shorter
Steel Drums [Alto] – Othello Molineaux
Steel Drums [Tenor] – Leroy Williams
7 Okonkolé Y Trompa
Bass – Jaco Pastorius
Congas, Percussion [Okonkolo, Iya, Afuche], Congas – Don Alias
French Horn – Peter Gordon (8)
8 (Used To Be A) Cha-Cha
Bass – Jaco Pastorius
Congas – Don Alias
Drums – Lenny White
Piano – Herbie Hancock
Piccolo Flute – Hubert Laws
9 Forgotten Love
Arranged By, Conductor [Strings] – Michael Gibbs
Cello – Alan Shulman, Beverly Lauridsen, Charles McCracken, Kermit Moore
Double Bass – Homer Mensch, Richard Davis
Piano – Herbie Hancock
Viola – Al Brown, Manny Vardi Julian Barber, Selwart Clarke
Violin – Arnold Black, Harold Kohon, Harry Cykman, Harry Lookofsky, Joe Malin, Matthew Raimondi, Max Pollikoff, Paul Gershman
Violin, Concertmaster – David Nadien
Engineer [Assistant, Camp Colomby] – Ted Hammond
Engineer [Assistant, Columbia] – Ted Brosnan
Engineer [Camp Colomby] – David Palmer
Engineer [Columbia] – Don Puluse
Liner Notes – Herbie Hancock
Producer – Bobby Colomby
Recorded 1975
천재 자코의 흥미로운 일화 하나!
제가 창단 멤버이자 드러머로 활동했던 밴드, 블러드, 스웨트 & 티어스 Blood, Sweat and Tears (B,S&T)는 60년대 말 큰 인기를 얻었고, 70년에는 그 해 그래미 최우수 앨범 상까지 탄 밴드였습니다. 또 당시 떠오르는 실력파 신인들이 다수 거쳐가는, 일종의 등용문 같은 밴드였죠. 하지만 그 후 정점을 찍은 뒤, 70년대 중반 우리 밴드는 많은 멤버 변화가 있었고 이때 많은 젊은 유능한 멤버들이 합류하기 시작했죠. 재즈 록 기타리스트 마이크 스턴도 이때 합류를 했고, 제가 처음 이 젊은 플로리다 출신의 베이스 ‘괴물’에 관한 소문(영어로 “Word of Mouth”, 바로 자코의 두 번째 솔로 앨범 제목이자 그의 빅밴드 이름이기도 함)을 들었던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한번은, 우리 밴드가 급히 베이시스트가 필요했습니다. 일전에 플로리다 지역 순회공연 중 소문을 들은 이 젊은 베이시스트를 알게 되었고, 한번 섭외해보기로 했죠. 만나서 공연에 연주할 레퍼토리들이 담긴 테이프를 전달하면서, 급한 부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공연 당일 이 친구를 다시 만났는데,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아니, 아예 우리 밴드 음악에는 관심도 없어 보였고, 연주할 준비가 되었는지도 정말 의심스러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테이프를 듣고 연습했느냐 물었더니, 시큰둥하게 ‘한번 들어봤다’는 대답만 돌아와 좀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아니, 당대 최고의 재즈 록 그룹 B,S&T의 음악을 단 한번 듣고 어떻게 연주하겠다는 말인가, 당돌하기가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20대 중반의 이 젊은 “애송이”가 이렇게 불안하게 살 떨리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다음이 더 놀라운 반전이었습니다. 연주가 시작되자, 제가 태어나 여태껏 드럼을 치면서 한 번도 옆에서 들어본 적 없는 베이스 연주를 듣게 됩니다. 마치 자기가 직접 작곡하고 오랫동안 연주해온 곡들 마냥, 정말 자연스럽게 곡들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놀라왔던 건, 한번 들어보고 연주한 것 치고는 너무 엄청난 인터플레이와 센스로 사운드와 그루브를 완벽하게 만들어 냈다는 거죠. 공연이 끝나고, 제가 기가 막히단 표정을 지었더니 옆에 와서 하는 말이, “아, 제가 기억력이 좀 좋다고 말씀 드렸던가요?” 이러더군요.” 바비 콜럼비(Bobby Colomby) ;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데뷔 앨범 프로듀서이자 B,S&T의 드러머)
1975년, BS&T의 드러머 바비 콜럼비는 결국 Epic 레코드사를 설득해 자코 파스토리우스에게 솔로 데뷔 앨범을 계약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데뷔 앨범의 프로듀서를 자청하게 되었죠. 사실 자코는 드러머 바비 콜럼비와는 음악적 방향이 달랐지만, 프로듀서로서의 바비 콜럼비와 함께 일하기로 합니다. (콜럼비의 형이 재즈 레전드 델로니어스 멍크의 매니저였다는 점이 연결고리가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세기적 천재의 화려한 등장
35세의 너무 이른 나이로 세상을 뜬 비운의 재즈 천재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솔로 데뷔 앨범 <Jaco Pastorius>1976/Epic 는 바로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데뷔 앨범의 수록곡들은 자코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너무나도’ 다양하게 마치 만국 박람회의 전시장을 선보이듯 들려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재즈 솔로이스트, R&B 그루브 마스터, 포스트 밥 작곡가, 여기에 컨템포러리 모던 재즈 아티스트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에서 최고의 음악성과 화려한 기량을 일말의 망설임 없이 들려주고 있죠. 이 작품에서 그는 천재 재즈 베이시스트의 음악적 고민을 진지하고 무게 있게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단, 화려하고 거침없이, 정말 자유분방하며 야심차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레퍼토리들을 들고 스튜디오에 나타납니다. 나중에 알려진 이 데뷔 앨범의 아웃 테이크들에는 이후, 자코의 대표곡들(‘Liberty City’, 웨더리포트의 앨범에 수록된 ‘Havona’등)이 이미 데뷔 앨범 이전부터 만들어졌다는 것도 숨겨진 놀라운 사실중 하나입니다.
이 무렵 자코는 자신의 전체 커리어 중에서도 아주 바쁜 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앨범들에 잇따라 참여하기 시작했었죠. 거장 피아니스트 폴 블레이의 앨범 <Jaco>, 퓨전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의 <Land of Midnight Sun>,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의 데뷔작 <Bright Size Life>, 포크 뮤지션 조니 미첼의 <Heijira>, 영국의 로커 이언 헌터의 <All American Alien Boy>, 독일의 재즈 트럼본 연주자 앨버트 멩겔스돌프의 <Trilogue>와 같은 작품들에서 녹음과 연주 작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명 퓨전 그룹 옐로우자켓의 초대 베이시스트인 지미 하슬립 같은 연주자들이 자코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 일입니다.(두 사람은 나이가 같습니다) 그리고 이 해 겨울부터 이듬해 초까지 수퍼 퓨전 밴드였던 웨더 리포트의 6번째 앨범 <Black Market> 1976/Columbia에 참여하게 되면서 밴드의 정식 멤버가 되어 투어를 돌기까지 하죠. 이런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단 몇 주 간만에 앨범 작업 전체를 마쳐야 했으니, 디테일하고 꼼꼼한 준비를 통한 작품 완성도를 구축하기란 사실 어려운 일이었겠죠. 그런 점을 두루 고려해볼 때 이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이 사실 앨범 자체의 일관성 있는 흐름과 음악적 의미를 담보하기 보단 젊은 천재를 위한 상업적 인지도와 기록의 의미에 더 편향된 점도 일정부분 간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앨범 전체를 현실적인 관점의 음악적 팔레트로 구성하기보단 아티스트의 재능 쇼 케이스로 마구 채워버려 일종의 테크닉 ‘물량’ 공세로 밀어 붙인 느낌도 없지 않다고 할까요? 누가 프로듀서가 되든, 자코 자신 이외에 다른 이가 ‘자코’의 앨범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란 느낌도 일견 들곤 합니다. 결국 그런 관점에서 자코 스스로가 직접 프로듀싱한 두 번째 리더작 <Word of Mouth> 1981/Warner Bros가 조금 더 음악적인 관점에서 수렴된 결과를 가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데뷔 앨범은 누가 뭐래도 당시 최고의 재즈 올스타들이 포진한 앨범이었습니다. 허비 행콕, 웨인 쇼터, 레니 화이트, 마이클 브레커, 랜디 브래커, 데이빗 샌본, 휴버트 로스, 나라다 마이클 월든, 돈 엘리어스, 마이클 깁스등 초호화 라인업이 참여해, 정말이지 좋은 앨범이 안 나올려고 해도 안 나올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우선 솔로 베이스의 멜로딕한 연주 하이라이트(퍼커션이 간혹 맛깔나게 반주하는)인 ‘Donna Lee’, 핑거하모닉스의 신기원이었던 ‘Self Portrait of Tracey’, 마치 아방가르드 사운드 스케이프 루핑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Okonkole y Trompa’의 솔로 세팅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과 드러머 레니 화이트가 메인 리듬섹션으로 참여한 스몰밴드편성의 편곡이 담긴 ‘Continum’, ‘Opus Pocus’, ‘(Used to Be A) Cha-Cha’, 스트링 앙상블의 편곡이 부각된 초기 챔버 재즈 스타일인 ‘Kuru/Speak Like a Child’, ‘Forgotten Love’, 그리고 전형적인 소울, R&B 넘버인 ‘Come On, Come Over’ 까지 마치 종합 선물 세트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음악적 성격의 트랙들이 그의 재능 넘치는 음악성을 일괄적으로 전시하듯 보여줍니다.
한편 그의 연주 자체가 너무나도 뛰어나고 음악적이기에 데뷔 앨범의 다소 산만한 구성은 가뿐이 뛰어넘는 가치를 인정받는 점도 확실히 있습니다. 자타공인 자코의 대표작이자 명반으로 언급되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죠. 앨범의 첫 트랙으로 연주한 비밥의 애국가격인 명곡 ‘Donna Lee’만 보더라도 재즈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연주는 하지만 딱히 음악적이라기 보단 연주자의 기술적 완성도를 평가 받는 잣대로 많이 사용되는, 일종의 교본과도 같은 곡입니다. 찰리 파커와 마일스 데이비스가 만든 재즈 교과서 중 한 챕터인 이 곡은 헤드 멜로디 자체가 중요한 재즈 공부이고 훈련일 만큼 중요한 재즈 레퍼토리입니다. 한편 처음 재즈 어법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복잡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데뷔 앨범 첫 곡으로 이곡을 연주하는 25살의 젊은 자코는 소위 재즈 베이스, 아니 재즈 연주의 끝판을 이 3분 남짓한 짧은 첫 연주곡으로 선명히 각인하고 있습니다. “베이스치곤 매우 잘했다..” 수준을 훌쩍 넘어서 자코가 얼마나 중요한 재즈 솔리스트인지를 이 한곡만으로 여실히 들려주고 있는 거죠. 이를테면 한 번에 한 단계도 아니고 두 단계를 넘긴 실력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비밥 멜로디라인에다 당시 그의 나이에 비해 놀라울 만큼 노련한 그루브를 들려줍니다. 특히, 이 트랙에서는 드러머이자 퍼커셔니스트 레전드인 돈 엘리어스의 콩가 듀엣 인터플레이가 돋보이는데, 이후 많은 연주에서 이런 재즈 듀엣의 모태가 되는 상징적인 트랙이 됩니다. 재즈사에 대표적인 명곡중 하나인 ‘Donna Lee’ 의 가장 상징적인 버전이 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약물과 알콜, 정신적 문제로 인한 커리어의 하락
팻 메시니는 인터뷰에서 1975년 무렵까지만 해도 자신과 자코가 당시 재즈 음악계에서 유일하게 깨끗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뮤지션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후, 자코의 명성은 그의 조울증 증세와 같이 커져 갔고, 그의 셀프 타이틀 첫 데뷔 앨범 <Jaco Pastorius>는, 역설적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실력을 ‘너무나도 쉽게 입증해버린 앨범’이 되었습니다. 이후, 5년간 당대 최고의 퓨전 밴드인 웨더 리포트의 멤버로 활동하며 그는 순식간에 재즈 음악 역사의 큰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게 그가 불과 30살이 되기 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정상에 오르는 시간이 너무 빨랐던 걸까요?! 아님 애초 내면에 도사리고 있던 정신적 문제들이 스타가 되어 명성을 얻게 되면서 표면위로 불거져 나온 탓이었을까요? 1982년부터 시작된 그의 두 번째 앨범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음악성을 온전하게 천천히 풀어가는 여정을 시작했지만, 그의 불안한 심리 상태와 과도한 음주, 약물사용 등은 서서히 그를 잠식해버렸고, 웨더 리포트에서 해고당한 뒤 이후 별 뚜렷한 커리어를 지속하지 못하다가 수년 뒤 클럽에서의 구타사건으로 인한 안타까운 비극적 생의 마감으로 그의 천재성에 탄복했던 수많은 뮤지션과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한편 ‘80년대 이후 시기중 뉴욕에서 그가 벌였던 클럽 연주들은 <Live in NYC Vol. 1-6> 앨범들(기타 레전드 레스 폴의 아들인 진 폴이 전체 녹음의 몇몇 부분을 마스터링을 한 걸로 유명합니다)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록 부트렉 성격의 조악한 앨범이지만 자코의 비범한 천재성과 말도 안되는 연주력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라이브 시리즈이기도 하죠.
미인박명이라지요, 37세로 요절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처럼 너무나 밝게 빛나는 별이어서 일찍 타버린 수많은 천재 아티스트들의 전형과도 같이,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인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짧은 생 또한 그의 데뷔 앨범의 강렬한 불꽃과도 같이 비쳐지는 것은 결국 같은 이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