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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90년대 재즈의 현대적 스타일 보여준 명작 [Extensions] - 데이브 홀랜드 쿼텟 (Dave Holland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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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홀랜드 쿼텟 (Dave Holland Quartet)   <Extensions> ECM/1990

 

Bass Dave Holland

Drums Marvin "Smitty" Smith

Engineer James Farber

Guitar Kevin Eubanks

Producer Manfred Eicher

Saxophone Steve Coleman

Design [Cover Design] Barbara Wojirsch

 

1. Nemesis Kevin Eubanks 11:31

2. Processional Dave Holland 7:16

3. Black Hole Steve Coleman 10:10

4. The Oracle Dave Holland 14:32

5. 101° Fahrenheit (Slow Meltdown) Steve Coleman 4:50

6. Color of Mind Kevin Eubanks 10:11

Digital recording, September 1989 at Power Station, New York

An ECM Production ECM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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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재즈의 현대적 스타일 보여준 명작

60년대 말 런던의 재즈클럽 로니 스콧(Ronnie Scott)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에 의해 발굴된 이후, 걸작 일렉트릭 퓨전 앨범 <Bitches Brew>(Columbia/1970)에 참여하던 당시 23살의 젊디젊은 베이시스트였던 데이브 홀랜드는 이 앨범의 녹음 세션 참여가 앞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하지만, 이 앨범에 참여했던 수많은 미래의 재즈 레전드(웨인 쇼터, 조 자비눌, 존 맥러플린, 칙 코리아, 잭 디조넷 등)들처럼 데이브 홀랜드 역시 마찬가지로 이 앨범을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작품을 만들었고, 이후 다음 세대 재즈 뮤지션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마일스 조차도 이 앨범 이후 앞으로의 재즈가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점칠 수는 없었겠지만, 거대한 록의 파급효과에 맞물려 이어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일종의 사회적 현상과도 같았던 록의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내포한 <Bitches Brew>에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포스트 밥록 퓨전등을 포함, 이 시기의 젊고 창의적인 재즈 뮤지션들이 거리낌 없이 시도한 몇 가지 주요한 실험들이 잘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당시 만들어졌던 거의 모든 형태의 재즈 음악들이 현 시대의 재즈가 살아남는 일종의 생존키트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죠.

 

지금 소개할 명 베이시스트이자 작, 편곡가 데이브 홀랜드 역시, <Bitches Brew> 이후 재즈가 다양한 장르적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 뮤지션이며, 그가 만들어낸 작품들은 21세기까지 계속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1990년에 발매되었던 이 작품 <Extentions>1972년 발표한 프리/아방가르드 재즈 명반인 <Conference of The Birds>와 함께, 그의 커리어 전체뿐 아니라 90년대 재즈와 퓨전, 포스트 밥의 흐름에 아주 중요한 방점을 찍음과 동시에, 음악적 방향성과 도전적인 실험의 여러 결과물들 가운데 무척이나 큰 획을 그은 앨범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 지면을 통해 언급했다시피 90년대 이후의 재즈는 더 다양하게 외부 음악적 영향을 수용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퓨전의 일부는 좀 더 가볍고 팝의 잔재가 강하게 반영된 상업적인 음악 색을 띄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 앨범 <Extensions>에 담긴 음악들은 이런 변질에 대항하는 단단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긍정적으로 퓨전 시대의 변화와 실험을 장려하는 그런 기준점 같은 것도 지니고 있습니다.

 

2 당시 차세대 색소포니스트로 큰 주목받았던 스티브 콜맨..jpg

 

 

이 앨범에는 당시 재즈신의 젊은 기수였던 알토 색소포니스트 스티브 콜맨의 M-Base 재즈적 스타일 초석을 잘 느낄 수 있는 연주들이 담겨있습니다. , 데이브 홀랜드와 함께 자주 연주하던 불세출의 트럼본 테크니션 로빈 유뱅크스의 동생인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와 팀내에서 제일 막내뻘인 드러머 마빈 스미티 스미스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 두 연주자는 당시 스팅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커다란 명성을 얻은 스타 색소포니스트 브랜포드 마살리스등과 함께, 유명 공중파 토크쇼 투나잇 쇼의 하우스 밴드를 거의 20여년 가까이 함께 하기도 했었죠. 또 포스트 밥이나 퓨전이란 용어만으로는 모두 다 설명하기 힘든 90년대 재즈의 다양성과 음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연주와 작곡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추가로 80년대에 시작된 음악제작의 디지털 물결의 완성품들이 나오기 시작한 90년대 초 뉴욕 재즈 사운드의 상징이기도한 파워 스테이션 스튜디오(지금의 버클리 음대 뉴욕 스튜디오)의 명 엔지니어 제임스 파버가 앨범 사운드 엔지니어로 참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로서 데이브 홀랜드 자신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음악적 아우라를 잘 느낄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한데, 이때 그는 여러 음악적 경험을 토대로 재즈 베이스의 영역을 어떻게 넓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허비 행콕, 팻 메시니, 행크 존스 등 전통과 현대성등 여러 다양한 음악적 성격을 지닌 선배 및 동료 거물들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하면서, 또 스티브 콜맨, 케빈 유뱅크스, 마빈 스미티 스미스 등의 당시 젋은 후배 재즈 뮤지션들과 새로운 재즈 음악의 진보적인 어법을 정형화된 곡의 틀로 반영시켜내면서 중용적이며 또 포괄적인 그의 면모를 담고 있기도 하죠.

 

3 마일스 데이비스 일렉트릭 퓨전 밴드에서 연주하던 20대 데이브 홀랜스.jpg

마일스 데이비스 일렉트릭 퓨전 밴드에서 연주하던 20대 초반의 데이브 홀랜드

 

 

 

수록 곡 소개

앨범의 첫 트랙 ‘Nemesis’ 6번째 트랙 ‘Color of Mind’ 와 함께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가 만든 곡으로 이 두 곡은 당시 재즈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느낌의 리프들로 시작됩니다. 첫 곡은 4+4+3의 박자로 구성된 베이스 라인 뱀프와 섹션들로 이어지는데 포스트 밥과 퓨전의 어법이 섬세하게 교차하며 형식과 사운드를 조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곡에선 M-Base 에 기반을 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스티브 콜맨의 알토 색소폰 연주가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어쿠스틱 더블 베이스와 다소 비전통적인 사운드(피크 대신 손가락으로 이펙트를 걸고 연주하는)의 기타 유니즌 리프에 드럼과 알토 색소폰이 치고 나오면서 인트로를 지배하듯 채우며 인상적인 포문을 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솔로부터 루즈한 스윙 그루브와 볼륨 주법이 섞인 기타의 코드 컴핑은 이 긴장감 있는 베이스라인 리듬(전형적인 워킹 베이스라인과는 다른)의 정당성을 존중하는 듯 충분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기타 솔로역시, 과거 존 맥러플린을 연상시키는 톤과 리드믹 프레이즈로 이전 토니 윌리엄스, 래리 영, 존 멕러플린의 기타-오르간-드럼 트리오에서 비롯된 영감을 강하게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후반부 알토 색소폰의 리드믹한 멜로디는 드럼 솔로를 끌어내는 섹션이 되고 곡은 한껏 심박수를 높여 놓은 채 종반부를 마무리합니다.

이 곡에서 스티브 콜맨의 색소폰 솔로는 이후 자신의 M-Base 메인 스타일보다 훨씬 네러티브를 챙기면서 곡과 연주 전체에 깊이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니 스팃, 캐넌볼 애덜리 보다는 폴 데스몬드, 또는 아트 페퍼의 계보에 더 가까운 듯 들리는데, 같은 M-Base 커뮤니티의 알토 스페셜리스트 그렉 오스비와도 또 다른, 그 특유의 리듬적인 개성이 잘 느껴지는 연주를 들려줍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에서 스티브 콜맨은 때론 자신이 리더처럼 보일 정도로 아주 멋진 연주들을 들려주는데, 1985년 데이브 홀랜드의 앨범 <Jumpin' in>(ECM/1984)을 시작으로 <Seeds of Time>(ECM/1985), <The Razer's Edge>(ECM/1987), <Triplicate>(ECM/1988) 등에 참여하면서 이 둘은 탄탄한 합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 유명한 캐나다 밴프의 재즈 워크샵 감독(1983-1990)을 맡기도 했던 데이브 홀랜드는 자신의 임기 이후 스티브 콜맨에게 감독직을 넘기면서 둘의 콜라보레이션에 정점을 찍었지만 90년대 초반부터 스티브 콜맨이 주변의 젊은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본격적인 M-Base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이 둘이 함께하는 무대는 다소 일찍 마무리되었죠. 이후 데이브 홀랜드는 크리스 포터라는 새로운 젊은 테너연주자를 섭외, 퀸텟 편성으로 자신의 90년대를 만들어나갑니다.

 

 4 앨범 발매당시 멤버들 모습. 좌로부터 스티브 콜맨, 데이브 홀랜드, 마빈 스미티 스미스, 케빈 유뱅크스.jpg

 

앨범 발매당시 멤버들 모습. 좌로부터 스티브 콜맨, 데이브 홀랜드, 마빈 스미티 스미스, 케빈 유뱅크스

 

2번 트랙의 ‘Processional’ 4‘The Oracle’ 은 데이브 홀랜드의 오리지널로, 이 중 ‘The Oracle’ 은 전년도인 1989년 행크 존스와의 트리오 앨범 <The Oracle>의 타이틀로 수록되기도 한 곡입니다. 이 앨범에선 핸드 퍼커션과 민속 관악기 사운드 등의 미장센을 활용한 인트로 위에 색소폰 라인들을 그려내며 사운드 스케이프와 인터플레이로 15분여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전통적인 재즈와 포스트 밥 보단 퓨전월드 뮤직등의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반영하기에 좀 더 적합한 측면이 있는데, 데이브 홀랜드의 커리어, 특히 후기로 올수록 이런 작업들은 더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드러머인 스미티 스미스를 제외한 나머지 이 쿼텟의 멤버들은 각각 2곡씩 작곡에 참여하였는데, 자신들의 음악적 개성이 드러나는 특징들이 잘 담겨있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4명 멤버 전체의 유기적인 인터플레이가 하나의 응집력으로 발휘되어 앨범 전체의 음악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조합과 꽤나 이례적인 레이블 발매(지금 우리에게 인식된 레이블 음악색깔을 고려해보면 더욱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이 당시 ECM은 지금과는 다른 사운드를 지닌 작품들이 꽤 있었습니다)등을 포함,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숨겨진 명반으로 필드의 뮤지션들에게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었죠.

멜로디의 리듬적 진행을 곡 구성의 중요한 요소로 의도한 2Black Hole101 Fahrenheit 으로 앨범 작곡에 참여한 스티브 콜맨은 앞서 언급한 M-Base라고 불리는 일종의 무브먼트이자 음악적인 철학개념으로 공동체적인 기반을 토대로 한 대안적 접근을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의 중요한 근본 지점으로 설정하며, 다양한 아프리카 흑인 문화권의 음악적 속성들에서 찾을 수 있는 요소들을 배우고 연구해 그들의 음악에 활용하기도 했죠. 그중에서도 90년대 융성하기 시작한 힙합과 펑크(Funk)를 가져와 포스트 밥, 프리 재즈와 융합하는 다른 과정을 실험한다던가, 곡의 형식에 있어서의 리듬의 역할을 다른 관점으로 보거나 하는 시도들도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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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우리가 통상적으로 퓨전 재즈라고 하면, 웨더 리포트와 리턴투포에버에서 이어지는 70년대 재즈록 스타일, 이후 8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GRP 레이블에서 발매된 여러 앨범들, 거기에 팝과 R&B의 영향이 아주 다분한, 스무드 재즈들로 알려진 스타일까지 다양한 음악적인 면모에, 넓게는 대중적인 재즈와 재즈의 영향을 받은 상업성 가득한 팝 음악들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넓은 범주의 의미는 재즈의 다양성을 인정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음악적 정체성과 아티스트들의 창의성을 중심으로 놓고 가치 있게 판단하기는 힘들거나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또 단순하게 퓨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포스트 밥의 음악적 가치가 무조건 높아지는 것도 아니죠.

데이브 홀랜드의 이 앨범 <Extensions>는 참여한 재즈 뮤지션들이 퓨전적인 요소와 포스트 밥적인 표현을 전혀 어색함 없이 함께 담아내면서 재즈에 기반을 둔 당대의 여러 재즈 영역을 반영해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의 결과였고, 동시에 여러 다른 스타일이나 장르적인 순응과 협착을 굳이 힘들게 시도하려고 하지 않아도 본인들의 음악적 영감과 창의성, 연주력만으로 충분히 멋진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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