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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이젠 빛바랜, 젊은 시절 놀라운 천재성과 에너지 [Black Codes] - 윈튼 마설리스(Wynton Marsalis)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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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jpg

   

윈턴 마설리스 (Wynton Marsalis)

 

<Black Codes>

(Columbia/ CK 40009)

Wynton Marsalis – Trumpet

Branford Marsalis – Tenor sax, soprano sax

Kenny Kirkland – piano

Charnett Moffett – double bass

Jeff "Tain" Watts – drums

Steven Epstein – producer

 

1985년 1월 녹음 , 1985년 6월 발매

 

Composition by Wynton Marsalis  Except 6

 

1. "Black Codes"

2. "For Wee Folks"

3. "Delfeayo's Dilemma"

4. "Phryzzinian Man"

5. "Aural Oasis"

6. "Chambers of Tain" (Kenny Kirkland)

7. "Blues"

 

 

'이젠 빛바랜, 젊은 시절 놀라온 천재성과 에너지'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확실히 퓨전 재즈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특히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던 스무드 재즈는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앨범 <와인라이트 Winelight>(엘렉트라)의 성공을 끝으로 더 이상 신선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물론 5년 뒤 케니 G가 ‘재즈’라는 꼬리표를 떼고 거의 즉흥연주를 하지 않는 R&B 인스트루멘틀 음반을 내자 시장은 다시 한 번 출렁였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퓨전재즈의 인기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 재즈의 전통주의가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은 역사적으로 사실이다.

 

하지만 퓨전의 내리막과 전통의 복귀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을 뿐 정말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는 좀 따져볼 문제다. 왜냐하면 메인스트림 재즈는 그 전성기였던 1950~60년대도 대단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음악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재즈는 역시 재즈였다.

 

그런데 ’8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메인스트림 재즈는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전통을 숭배하는 젊은 연주자들, 소위 ‘영 라이언’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으며 재즈의 전통을 상징했지만 오로지 과거의 카탈로그들만을 재발매하면서 한참을 잠자고 있던 블루노트, 버브, 임펄스와 같은 레이블들이 현역 연주자들과 계약을 맺고 다시 부활한 것은 메인스트림 재즈의 상업적인 성공을 대변해 주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윈턴 마설리스가 있었다. 당시 그는 이제 겨우 스무 살의 나이를 갓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주의 깃발을 맨 앞에서 치켜들었다. 그는 당시에 횡행하던 퓨전재즈를 재즈의 영역 바깥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퓨전재즈의 반대편에 있던 아방가르드 재즈에 대해서도 냉소를 보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모두를 공동의 적으로 만드는 듯 보였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60년대 중반 5중주단은 윈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윈턴은 ’80년대 퓨전 시대의 마일스에 대해서 맹공격을 퍼부었으며 그러한 태도는 윈턴을 사이드 맨으로 기용함으로써 젊은 시절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했던 허비 핸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재즈의 새로운 형태를 전혀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재즈를 박제화 시키려는 것과 같은 그의 태도에 대해 재즈의 혁신성을 강조한 키스 자렛은 당연히 비판을 가했다.

 

그럼에도 윈턴은 성공을 거뒀다.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장기간 계약을 맺고 있던 메이저 음반사 컬럼비아 레코드와 1980년에 계약을 맺었고 ’84년 음반 <핫하우스 플라워스 Hot House Flowers>와 ’87년 음반 <스탠더드 타임 1집 Standard Time Vol. 1>은 모두 ’94년에 골드 레코드(판매 50만장 이상)에 등록되었다. 7~10년 만에 골드 레코드에 올랐다는 것은 재즈 음반으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팔린 경우다. 이들 보다 1년 전에 골드 레코드에 등록된 마일스 데이비스의 <스페인 소묘 Sketches of Spain>(컬럼비아)는 1960년 앨범이었고 존 콜트레인의 1958년 음반 <블루 트레인 Blue Train>(블루노트)과 ’65년 음반 <지고의 사랑 A Love Supreme>(임펄스)은 윈턴보다 늦은 2001년에 비로소 골드 레코드가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윈턴 마설리스의 음반 보다 훨씬 짧은 기간 안에 골드 레코드에 등록된 재즈 음반들도 있다. 예를 들어 루이 암스트롱의 <헬로 달리 Hello Dolly!>(캡), 스탠 게츠와 주앙 지우베르투의 <게츠/ 지우베르투 Getz/ Gilberto>(버브), 마일스 데이비스의 <암캐들의 음모 Bitches Brew>(컬럼비아) 등은 발매 후 1년이 채 안 되어 골드 레코드에 오른 앨범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들은 당시의 음악적 흐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윈턴 현상’은 그렇지 않다. 너무 뜻밖이다.  1980년대, ‘마이클 잭슨’ 시대의 미국인들이 한편으로 메인스트림 재즈를 들었다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현상의 이해에는 보다 꼼꼼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어쨌거나 윈턴은 그에 대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현상을 만들어 냈다. 그 현상이 그의 음악이 아니라 재즈와 클래식을 동시에 연주한다는 이미지(1984년 그는 재즈와 클래식 양쪽 분문에서 그래미를 수상한 유일한 연주자가 되었다), 그의 화려한 언변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음반 <블랙 코드 Black Codes>는 적어도 그의 이미지와 주장이 허상이 아님을 명백히 들려준 걸작이다.

 

이 음반에서 젊은 윈턴(당시 23세)의 음악은 방향성 그리고 연주 기교면에서 확신에 차있다. 이미 그의 음색은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솔로 라인의 아름다움은 한 음, 한 음 매우 명확하게 전달된다. 홀수 박자와 반음계 진행의 테마들은 과거의 재즈를 듣던 팬들에게도 당혹감을 주는 것이지만 이내 솔로에서 들려주는 스윙은 재즈의 쾌감을 배가시킨다. 더욱이 당시 밴드 멤버 거의가 20대였고(브랜퍼드와 제프는 24세, 케니는 29세) 심지어 차넷 모펫은 17세에 불과했다는 점은 이 음반과 당시 이들의 운동이 가져올 미래를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이 음반이 녹음되었던 당시 아직 10대였던 재즈 키드들은 10년 뒤 재즈계의 새로운 주자들로 대거 쏟아져 나오게 된다.

 

세월은 흘러 윈턴은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그가 젊은 시절 펼쳤던 주장과 노선은 많이 무뎌지게 되었다. 재즈 앳 링컨센터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그로서는 과거 같았으면 비판의 대상이었던 칙 코리아와의 협연을 무대에 올려야 했고, 심지어 윌리 넬슨, 에릭 클랩턴과의 연주도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의 영향으로 재즈 전통의 복원에 나섰던 연주자들도 현재는 메인스트림 재즈와 퓨전을 오가면서 연주하는 상황이 되었다. 윈턴으로서는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윈턴 마설리스.jpg

 

하지만 ’80년대 그의 음반 판매고가 일종의 미스터리였듯이 오늘날 당연시 할 수도 있는 재즈 전통의 복귀는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도대체 그것은 어찌 가능했을까? 그것은 두 번 다시 재현 될 수 있을까? 이미 메이저 음반사에서 재즈는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장르가 되었고 재즈와 팝의 경계가 의도적으로 무너진 현재에 진지한 재즈의 부흥운동은 요원해 보이기 때문이다. 뉴욕 시에서 운영하는 재즈 앳 링컨센터라는, 문화계의 요직에 앉아있는 그이지만, 오늘날의 재즈의 풍경은 그의 눈에 그리 흡족하지 않을 것 같다. 왕궁에 갇혀있는 왕처럼 그는 세상을 고독하게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블랙코드>는 오늘날 들을 때 그 광채가 더욱 선연하다. 젊은 시절 생기 넘치던 그 도발적인 광채 말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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