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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 존스(Norah Jones) -코로나 시대 위로를 전하는 그녀의 첫 크리스마스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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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기사에 앞서 독자 분들께 전하는 글

 

2007년도로 기억합니다싱어송라이터 노라 존스 음악의 장르적 정체성에 관하여 칼럼니스트 황덕호씨와 함께 담론을 펼쳐보였던 적이 있었죠당시 그녀가 자신의 3번째 정규 앨범인 <Not Too Late> 을 블루 노트 레이블을 통해 발표하고 난 시점이었는데그때 본지에 개제된 황덕호 필자의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 그녀의 음악이 장르적으로 재즈와 거리가 아주 먼 컨추리포크블루그래스와 팝이 한데 녹아있는 종류의 음악이었음에도 리더 작들이 블루 노트라는 대표적 재즈 레이블을 통해 발표 된데다 몇 곡의 스탠더드 넘버들이 앨범 안에 포함되기도 했었고 또 앨범에 참여한 사이드 맨들이 거의 다 재즈 뮤지션들이었기에 자연스럽게 그녀 또한 재즈 아티스트로 뭉뚱그려 소개 되었더랬습니다그에 따라 그 시절 국내 재즈라디오 방송온라인 차트 등에도 그녀의 노래들이 재즈로 올라가곤 했습니다. (그 점은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상황입니다그에 따라 그녀를 재즈 보컬리스트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암암리에 잡혀나갔죠그 점에 유일하게 반론을 제시한 분이 바로 황덕호 필자였고 그는 이 점을 2004년도부터 꾸준히 자신의 칼럼 및 리뷰를 통해 지적하곤 했습니다이에 대해 저희 편집부에서도 상당부분 동의를 하였고 이후 그녀의 신작들이 소개될 지라도 정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커버 스토리와 같은 비중 있는 기사로는 다루지 않기로 내부 지침을 정해놓고 있었습니다또한 노라 존스는 이후에 만든 자신의 리더작을 통해서 팝과 포크블루그래스 계열 음악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자연스럽게 앨범에 관해서 본지의 비중 있는 기사칼럼으로는 다루지 않게 되었습니다사실 그럴 필요가 없어진 탓도 있었죠하지만 14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이 당시 저희가 지키고자 했던 약속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그녀에 관한 커버 기사를 소개하는 점으로 인해 그녀의 음악을 재즈로 재인식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그 점은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또한 그 부분에 관해서 이미 확인및 검증이 다 이뤄진 상태라고 보여집니다그녀는 자신의 취향이 어디에 있는 지를 지난 앨범들을 통해 다 보여줬으며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재즈 뮤지션이라고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다만 그럼에도 앨범 참여및 투어 연주자들은 항상 재즈 뮤지션을 적절히 기용하고 있으며 포크블루스컨추리블루그래스재즈등 여러 종류의 미국 전통 음악들에 나름 관심을 갖고서 이를 반영해 자신의 곡을 만들어 왔습니다그러니까 그녀가 바라보는 여러 음악중 하나가 재즈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거기에 2001년 <Come Away with Me> 이후 20년 동안 한결같이블루노트라는 재즈사에 가장 대표적인 레이블중 하나에서만 앨범을 발표해오고 있는 그녀는 동 레이블의 최고 간판 스타라는 위치 또한 계속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이 점도 사실상 무척 중요한데그녀를 발굴한 브루스 룬드발이 은퇴한 이후 돈 와스 프로듀서 체제로 바뀐 상황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블루노트의 가장 중요한(!) 식구중 한명이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는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나 베이스주자 크리스토퍼 토마스 같은 재즈 뮤지션들과 팀을 이뤄 투어를 다니곤 했었죠사실 이런 행보는 일반적인 팝블루그래스 뮤지션들이 흔히 보여주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입니다그녀 스스로 재즈와의 접점을 계속 이어가려는 이런 행보들에서 미뤄볼 때 비록 재즈가 그녀의 음악적 핵심근간은 아닐지라도 그녀의 음악과 적잖은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볼 수 있기에 이번처럼 적절한 이슈가 생길경우 그녀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는 것도 이젠 괜찮을 거 같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20여 년간의 행보가 보여준 일관성과 재즈와의 접점그런 것들을 두루 감안하여 14년 만에 그녀에 관한 커버기사를 이렇게 다루게 되었으니 이 부분을 고려해서 본문 기사를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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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h Jones

 

코로나 시대에 위로를 전하는

그녀의 첫 크리스마스 메시지

생애 첫 캐럴앨범<I dream of Christmas> 발표한 블루노트 레이블 간판 싱어송라이터

 

어느 덧 2021년도 약 두 달 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뭔가 들뜬 분위기여야 하는데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해 예전과 같은 일상이 돌아오지 못해 올해도 기쁘기보다는 착잡하고 우울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가올 연말을 마냥 의기소침한 상태로 맞이할 순 없는 법. 전 세계적으로 조금씩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해 가는 시점에서 다행히 작년보다 올해는 눈길을 끄는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들이 다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래미 여왕싱어송라이터 노라 존스 또한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음반을 발표한다. 그것도 생애 첫 크리스마스 시즌 앨범이다.

/강대원 사진/Blue Note Rec.

 

 

첫 크리스마스 앨범 만들게 된 계기

2002년 블루노트 레이블에서 <Come Away With Me>로 데뷔했던 그녀는 이 앨범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그래미어워즈에서 8개 부문을 휩쓸었으니 그야말로 2002년은 노라 존스의 해라고 해도 무방했을 정도. 게다가 존스의 이러한 성공의 여파는 각 음반사의 경쟁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 데뷔 러쉬로 이어졌으니 존스를 통해 음악계 판도 또한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데뷔 당시부터 꽤 오랫동안 존스의 음악에 대해 재즈다, 아니다 라는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그녀는 노라 존스만의 음악을 이후 앨범들을 통해 하나 둘 선보였다. 재즈도 그녀의 음악적 카테고리 안에 있고 팝, 포크를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자작곡을 많이 선보였고 거기에 컨트리와 블루스, 블루그래스에도 큰 관심을 갖고 음반 작업과 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다. 이렇듯 그 동안 존스는 한 장르에 매몰되기보다는 음악적으로 열린 마음을 갖고 자신이 만든 곡에 맞는 스타일, 장르를 선택해 자신만의 어법으로 음악을 만들고 들려줘왔다. (그 음악들은 대부분 아메리카나와 깊이 맞닿아 있으며 이 점은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경향을 보인다)

곧 데뷔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존스가, 명성에 안 맞게 첫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을 이제야 지각 발표하다니 좀 의문이긴 한데 사실 이 음반은 우리가 줄곧 들어왔던 기쁘고 흥겨운 크리스마스 음악과는 다소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어 관심을 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역시나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 19의 영향이다.

노라 존스 역시 코로나19를 겪으며 전과 다른 일상을 경험했고 더불어 집합이나 모임 금지령 때문에 이렇다 할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깊어졌던 것 같다. 코로나 기간 동안 존스는 다른 뮤지션들처럼 유투브에 피아노 앞에서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팬들과 소통하는데 힘써왔다. 특히 작년 크리스마스에 미국에는 록다운 사태가 벌어지며 존스 역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때 제임스 브라운의 펑키(Funky)한 크리스마스 음악과 엘비스 프리슬리의 크리스마스 앨범을 줄곧 들으며 2020년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냈다고 한다. 이 기간에 존스는 그동안 발표된 크리스마스 앨범과 다른, 코로나 시대에 더 의미 있는 홀리데이 앨범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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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을 기존에 발표된 크리스마스 앨범과 비교해보면 사운드의 화려함이나 풍성함은 덜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윙감 넘치는 브라스 사운드의 빅밴드 편곡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존스가 갖고 있는 소박하면서도 감성적인 포근함만은 여타 앨범과 비교할 수 없이 가득한 홀리데이 앨범이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집콕용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아늑한 소파에 앉아 가족, 연인과 함께 듣기에 부담 없는 음악으로, 화목한 분위기 조성에 걸 맞는 따스한 온기를 본작은 담고 있다. 사실 이런 사운드가 필자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노라 존스와도 잘 맞고 지금의 상황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유투브에 공개되어 있는 본작 관련 영상을 봐도 배경 화면에 있는 노라 존스는 밖이 아닌 오로지 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거나 소파에서 기타를 치거나 벽난로 앞이나 거실 바닥에 앉아 있는 사진들만이 연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앨범 자켓 사진의 별을 들고 있는 노라 존스의 사진도 주변 빌딩과의 높이를 고려하면 아마도 건물 위 옥상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모두 밖이 아닌 안, 즉 전처럼 자유롭게 밖을 다닐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 가 싶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 드러낸 캐럴앨범

특별히 본 작이 다른 홀리데이 앨범들과 대비되는 또 다른 강점은 바로 곡 내용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존스가 이번 앨범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을 엿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가수, 뮤지션들의 크리스마스 앨범 발표 사례를 보면 자작곡 비중을 줄이고 잘 알려진 캐럴들을 대거 선곡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하거나 노래하기 일쑤인데 반해 존스는 본작에 실린 13곡 중 절반에 가까운 6곡을 자작곡으로 채우고 있다. 그리고 이곡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코로나19 상황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와 깊은 연관이 있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 ‘Christmas Calling (Jolly Jones)’부터 ‘Christmas Glow’ ‘Christmastime’ ‘It’s Only Christmas Once A Year’ ‘You’re Not Alone’ ‘A Holiday With You’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존스의 노래로 느껴볼 수 있다. 글쓴이가 각 곡의 가사까지는 모두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전과 같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북돋는 그런 희망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걸로 여겨진다. 이외 ‘Christmas Don't Be Late’라든지 ‘Blue Christmas’도 지금의 상황을 대변하기에 적절한 선곡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익히 잘 알려져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 송들인 ‘White Christmas’ ‘Winter Wonderland’ ‘Christmas Time Is Here’ 등도 선곡되어 있는데 이 곡들 역시 기본 버전들과 달리 존스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레트로한 편곡으로 이뤄져 있어 색다른 감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노라 존스는 전작에서 함께했던 색소포니스트 레온 미첼스에게 프로듀서를 맡겼다. 미첼스는 존스가 의도한 바대로 화려하지 않은 편성으로 기존 캐럴과 다른 노선으로, 또 복고적이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사운드를 창출해냈다. 미첼스는 재즈와 블루스를 적절히 도입하여 때로는 릴렉스하게, 때로는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나름 코로나시대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지난 2년간 무척 많이도 변했다. 2020년 이맘때쯤 이제 곧 종식되리라 믿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신종 바이러스의 위험 속에서 안전하지 않다. 많은 이들 조만간 일상을 회복할 거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지만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끝이 보인다는 희망은 놓지 않아야 이 힘든 시기를 그나마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노라 존스는 이번 홀리데이 앨범을 통해 이러한 희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며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평안한 삶의 자세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끔 하고 있다.

음악은 청자에게 감상 당시의 기분, 느낌, 장면을 추억이라는 기억으로 남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힘을 북돋아준 노라 존스의 첫 홀리데이 앨범이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느낌으로 와 닿을지 자못 궁금하다. 제발 이땐 이랬지라고 할 수 있으면 너무나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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