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문) - 부드럽게, 더 세련되고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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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문)
부드럽게,
더 세련되고 우아하게!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문(Moon, 본명 문혜원)이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데뷔작이었던 <Kiss Me>가 2018년 3월에 공개되었으니 거의 1년 반만의 새 음반 발표이다. 그동안 문은 각종 재즈 페스티벌과 무대에 서며 윈터플레이에서 독립한 이후 독자적인 음악 행보를 이어왔다. 솔로 음반 데뷔로는 이제 막 첫 발을 뛴 셈이지만 그녀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윈터플레이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것을 감안하면 문의 커리어는 여느 신인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치가 느껴지는데, 그녀의 솔로 앨범에서 그런 면들이 하나씩 발현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신작 또한 여유와 원숙함, 그리고 차분한 가운데 부드러움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젊은 신인들로서는 좀처럼 내기 힘든 부분이다.
글/강대원, 사진/유니버설
윈터플레이, 그리고 혜원
문에 대해 언급함에 있어 윈터플레이에서의 활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윈터플레이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까지 진출하며 ‘재즈 한류’를 이끌어냈기에 문에게 있어 윈터플레이는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트럼페터 이주한을 주축으로 문혜원(보컬), 최우준(기타), 소은규(콘트라 베이스)로 구성되었던 초창기 윈터플레이는 2008년 1월 <Choco Snowball>을 발표하며 데뷔, ‘Melon Man’ ‘Quando, Quando, Quando’ 등을 히트시키며 한국 재즈 신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드럼이 없는, 사실 국내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이색 편성의 조합이었지만 복고적이며 정통재즈에 기반 한 편안한 팝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며 윈터플레이는 점차 대중의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특히나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Happy Bubble’을 통해 윈터플레이는 더욱더 널리 알려지게 되는 전기를 맞았기도 하다. 아마 윈터플레이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Happy Bubble’의 마력적인 멜로디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상당수 알고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윈터플레이는 3집 정규 앨범 <Two Fabulous Fools>를 통해 변화를 맞이했다. 바로 이주한과 혜원의 2인조 유닛 체제로 팀이 재편되었던 것. 5년 넘게 드럼리스 쿼텟으로 활동해온 것을 감안하면 트럼펫과 보컬 파트만이 남은 윈터플레이였지만 이들은 잘 알려진 팝, 가요를 흥미롭게 리메이크하는 한편 특유의 복고적인 사운드로 맛을 내어 여전한 그들의 스타일을 들려줬다. 재즈가 어렵고 접하기 힘든 음악이 아니라 신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음악이라는 것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온 윈터플레이는 2인 체제로 전환하여 ‘노란 샤쓰의 사나이’ ‘세월이 가면’ ‘Billie Jean’ 등을 재해석하여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세 번째 앨범을 통해서도 전과 같은 흥겹고 청량감 넘치는 팝재즈를 지향했지만, 서로의 음악적 방향과 커리어를 고민하다 결국 윈터플레이는 현재 이주한의 원맨 밴드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혜원은 이후 완연한 재즈 보컬리스트로 각자의 솔로 활동을 준비하여 지난해 첫 앨범 <Kiss Me>를 통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성공적인 홀로서기 <Kiss Me>
원터플레이로 활동할 당시 문혜원은 성을 뺀 ‘혜원’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활동을 했는데 솔로 앨범을 준비하며 그녀는 반대로 이름을 빼고 ‘문’이라는 성을 앞세워 데뷔작을 공개했다. 이러한 이름의 변화 역시 이전과 다른 음악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의미로 인식이 된다. 그러나 문의 첫 데뷔작 <Kiss Me>는 표면적으로는 일본의 듀오그룹 ‘나오미 앤 고로’의 기타리스트 고로 이토가 프로듀서를 맡아 전체적인 사운드의 변화가 감지되었지만 어느 정도는 윈터플레이와의 음악적 연결 고리가 이어진 음반이기도 했다. 앨범 작업을 위해 문은 일본으로 건너가 고로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선곡, 편곡 등 세심한 부분을 함께 협의하여 진행했는데 무엇보다 윈터플레이의 혜원이 아닌 재즈 보컬리스트 문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문과 고로가 같이 음반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이 조합이 과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과적으로 <Kiss Me>는 나오미 앤 고로의 세련됨, 윈터플레이의 팝재즈 사이의 교집합이 적절히 반영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게다가 토쿠라든지 하쿠에이 킴과 같은 일본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의 참여, 그리고 윈터플레이 때 선보였던 ‘Quando, Quando, Quando’를 비롯해 재즈 스탠더드는 물론 팝, 브라질 음악들까지 선곡의 폭도 넓어졌기도 하다.
또한 문의 첫 데뷔작 <Kiss Me>는 한국인 최초로 재즈 레이블 버브(Verve)를 통해 소개되어 발매 당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그동안 인터플레이로 활동하며 인터내셔널한 지명도를 꾸준히 키워온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드럽고 우아한 문의 비상, <Tenderly>
이번에 발표되는 문의 두 번째 솔로 앨범 <Tenderly>는 다시 한 번 고로 이토가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되었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야 말로 문과 고로 이토가 지향하고 추구하는 음악접점이 절묘하게 잘맞아 들어간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 예로 새 앨범을 구상하며 문은 스트링 섹션이 사용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는데 고로 이토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선곡과 편곡에 있어서도 문의 입김이 많이 가미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적 면을 더욱 자연스럽게 선보이며 본작은 ‘재즈 보컬리스트 문’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판단된다.
전작과 다른 큰 변화라면 선곡을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팝 그룹 더 코어스(The Corrs)의 히트곡 ‘What Can I Do’를 비롯해, 얼터너티브 록그룹 그린 데이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마이클 프랭스의 ‘Lady Wants To Know’, 노라 존스의 ‘Those Sweet Words’ 등 장르, 스타일이 각기 다른 곡들이지만 문을 통해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앨범에 수록된 두 곡의 재즈 스탠더드 ‘S Wonderful’이라든지 본작의 타이틀 곡 ‘Tenderly’ 역시 이러한 우아함이 잘 드러난 곡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스트링 섹션과 몽환적인 느낌의 키보드 운용, 그리고 연주 내용적으로 깊이감이 엿보이는 점등이 전작과 뚜렷하게 구분되면서,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차별되는 새 앨범의 흐름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마치 앨범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 얼개로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 <Tenderly>는 부드럽고 우아하고 게다가 안정적이며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성숙함마저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이제 ‘문’은 안정적인 솔로 커리어를 구축해내가기 시작했고, 자신의 음악적 방향도 일정하게 수렴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그녀의 평소 성격와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담백함과 차분함, 부드러움이 드러난 목소리의 매력, 도발적이거나 강렬한 색채감으로 주위를 압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조금씩 우리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정서적 공감대를 갖고 있는 그녀의 음악은 좋은 프로듀서와 연주자, 레이블을 통해 한층 더 날개를 단 것 같다. 아무쪼록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Interview
‘힘을 빼고서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세련되게 만들고 싶었어요’
인터뷰/김희준
이번 앨범 <Tenderly>는 전작 <Kiss Me>와 음악적으로 비슷한 노선인데,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느껴져요. 일단 보컬의 표현이 좀 더 다채로워진 거 같아요. 뭐랄까... 노래를 좀 더 감정을 더 뚜렷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지난 앨범 <Kiss Me> 작업이 많이 공부가 된 것 같아요.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하고 싶은 때에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인데, 이번에 새 앨범 <Tenderly> 작업 당시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말씀 하신 것처럼 첫 번째 앨범과 어느 정도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진부한 것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무언가 만들어 내는 것은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또 아니고요. 가지고 있는 것을 다듬고 발전 시켜서 여전히 ‘Moon’ 이라는 보컬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시도를 자연스럽게 표현 하고 싶었습니다.
편곡에 있어서도 템포, 타이밍등에 약간의 변화를 줘서 원전의 친숙함을 유지하되, 다른 포인트도 한편으론 주려고 한 것 같이 들려요.
네. 사실 이번 앨범 수록곡들도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곡들이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 곡에서 사랑하는 포인트는 살려두면서도 요즘의 음악으로 다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 했어요. 커버 곡들 작업을 할 때 제가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내가 이 곡의 오리지널 가창자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라는 부분이에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창적인 부분에서 원곡과는 다른 저만의 느낌들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1집에 이어서 함께 작업한 이토 고로의 아이디어도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와 가창자로 함께 작업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이디어의 소통과 지향점이 같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고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토 고로님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그 안에서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잘 찾아내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함께 이해하고 표현한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거에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전작과 차별점을 두려고 한 부분이 있었다면?
조금 더 힘을 빼고 싶었어요. 1집에서도 사실 뭔가 욕심을 부리는 음악이 아닌 자연스럽고 나 다운 음악을 담고자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사람인지라 나름 욕심이 났던 모양이에요. 두 번째 앨범은 아무래도 함께 일 하는 스텝들과도 조금 더 편안해졌고, 그래서 조금 더 힘을 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 제목처럼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면서도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요즘의 사운드를 담은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믹싱 과정에서도 더 많은 의견이 오가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엔지니어인 히타니씨의 역할도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가창자와 프로듀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 주었으니까요.
이토 고로와 두 번째 협업인데 함께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두 번째 작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더 수월 헸어요. 지난 작업에서도 음악을 통해서 소통 할 수 있었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말이 더욱 와 닿았습니다. 사실 앨범을 생각하는 단계에서 이번 앨범에서는 스트링 편곡을 쓰고 싶다고 개인적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토 고로도 같은 생각이셨던 게 가장 신기했어요. 뭔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음악의 방향이 같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음악적으로 저와 무척이나 잘 맞는 분이에요.
이번 앨범의 선곡도 본인이 다 하신건가요?
‘Nobody Does It Better’와 ‘S Wonderful’ 이 두곡을 제외하고는 제가 제안한 곡들이었습니다. 뭔가 아주 자연스러운 계기로 하고, 싶은 곡들을 모으다 보니 세대가 다양한 곡들이 모였어요. 이런 곡들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잘 만드는 게 관건이었죠. 듣기 편한 상태를 유지하되 그 안에 다양한 요소들을 배치하면서 제 나름의 긴장감을 주고 싶었어요. 고른 곡들이 워낙에 좋은 곡들이다 보니 이런 저런 요소들을 넣어도 잘 받아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그 안에는 연주자 한 사람 한사람, 그리고 프로듀서, 모든 스텝들의 노력이 함께 녹아있기에 가능 한 일이였지만요.
앨범 발매 이후 준비되는 계획이나 공연 스케줄이 있나요?
오는 11월 중순쯤 서울에서 솔로 데뷔 후 첫 단독 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사실 홀로서기 이후에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중이에요. 그래도 지금껏 많은 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발 한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콘서트 잘 준비해서 멋지게 무대에 올려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찾아주세요!
앞으로 꾸준히 활동하시고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공연장에서 뵈어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엠엠재즈 웹사이트 관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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