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빌리 하트 쿼텟 Billy Hart Quartet [Just] ECM/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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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y Hart Quartet <Just> ECM/2025
Billy Hart Drums
Ethan Iverson Piano
Mark Turner Tenor Saxophone
Ben Street Double Bass
1 Showdown
2 Layla Joy
3 Aviation
5 South Hampton
7 Billy's Waltz
8 Bo Brussels
10 Top of the Middle
초일류 베테랑 드러머의 깊고 단단한 무게감
관록의 드러머 빌리 하트가 이끌어오고 있는 ‘Billy Hart Quartet’ 은 이 시대의 재즈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마크 터너(색소폰), 이단 아이버슨(피아노), 벤 스트릿(베이스)이 2003년 처음 함께하기 시작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 2006년 첫 데뷔앨범 <Quartet> 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한 이 밴드는 ECM에서 <All Our Reasons> (2012), <One is the Other> (2014) 등을 발표한 이후 11년 만에 새 앨범 <Just>로 돌아왔다. 늘 그랬듯이 개방적인 스타일과 각 멤버의 개성 있는 즉흥 연주, 그리고 결정적으로, 빌리 하트의 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한 서사적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색소폰 연주자 데이브 리브맨은 드러머 빌리 하트에 대해 “빌리는 그의 세대에서 유일하게 스토리 텔러이다. 그의 연주에는 극적인 특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이런 서사적 연주 성향은 1960년대, 허비 행콕의 음완디쉬(Mwandishi) 밴드 멤버와 70년대 마일즈 데이비스의 <On the Corner> 앨범 참여, 그리고 매코이 타이너, 스탄 게츠 밴드에서의 연주에 그대로 기록되어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1977년 <Enchance> (A&M) 이후 발표한 7개의 리더작, 그리고 그중에서 1996년에 발매된 <Oceans of Time>과 2010년 발표한 <Four on One> (feat. Dave Liebman, John Abercrombie, Marc Copland, Drew Gress, Billy Hart)에서 그러한 빌리 하트의 매력을 느끼곤 했다. 그 안에서 모던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부터 70년대 스타일의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한 요소, 그리고 블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연주하는 과정에서 들려오는 빌리 하트의 연주는 아주 특별하다. 80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당시의 기운이 그대로 이어지는, 아니 어쩌면 또 다른 방식의 연주로 상당히 변화한 듯한 모습이 트랙 곳곳에서 느껴진다.
아이버슨 작곡의 우아하고 매력적인 발라드, ‘Showdawn’로 앨범은 시작된다. 아이버슨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연주 위에 펼쳐지는 마크 터너의 즉흥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빌리 하트 작곡의 ‘Layla Joy’는 하트의 다채로운 연주, 그야말로 그의 스토리텔링적 연주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들려준다. 배드 플러스의 기운이 느껴지는 ‘Aviation’에서는 빌리 하트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며 각 연주자의 최고 기량 역시 잘 담겨져 있다. 그 외에도 추상적인 블루스 느낌의 ‘South Hampton’과 하트의 강렬한 비트가 돋보이는 앨범 타이틀 ‘Just’ 등 어디하나 부족함이 없는 트랙들로 채워져 있다.
글/재즈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