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조유윤, 크리스토퍼 포터, 앤서니 돔 Yooyoun Cho, Christopher Potter, Anthony Dom [A Living Room Session] Self Produce/2024
- Johnk
- 조회 수 21
Yooyoun Cho, Christopher Potter, Anthony Dom
<A Living Room Session> Self Produce/2024
Yooyoun Cho, Christopher Potter, Anthony Dom : Guitar (Left to Right Channel)
1 Byas a Drink
3 Around the Corner
4 Save Your Love for Me
5 Don’t Explain
흔치 않은 편성에 예기치 않은 즐거움까지!
기타리스트 조유윤은 최근에 하나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재즈의 ‘젊은 전통주의’의 일원이다. 지난해 말 첫 번째 앨범 <A Tadd of Fat Bird>를 선보인 그는 연이어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첫 앨범이 찰리 파커와 태드 데머런(그러므로 자연히 패츠 나바로까지 연결된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조유윤의 오리지널로 앨범이 구성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젊은 기타리스트의 비밥에 대한 충성심은 특별하다. 그 점은 이번 앨범에서도 확인되는데 돈 바이어스, 지지 그리이스, 배리 해리스의 흔히 연주되지 않는 비밥 넘버들이 앨범의 전반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후 버디 존슨과 빌리 홀리데이의 곡은 비밥에서 살짝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앨범의 통일감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흐름은 멋지게 이완된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마무리는 찰리 파커가 아꼈던 곡 ‘Star Eyes’ 로 역시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번 앨범이 전작과 가장 대별되는 것은 역시 편성이다. 전작이 테너 색소폰과 기타 트리오 리듬섹션의 사중주였다면 이번 앨범은 두 젊은 기타리스트(크리스토퍼 포터, 앤서니 돔)이 가세한 기타 3중주다. 세 명 모두 찰리 크리스천 혹은 바니 케슬을 떠올리게 하는 정통파임에도 음색에 있어서 확연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스테레오 상으로도 확실한 자신들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곡은 세 기타리스트의 솔로 코러스로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네 마디씩 솔로를 주고 받는 트레이드 솔로로 분위기의 절정을 만든다.
재즈기타 팬이라면 석 대의 기타로만 이뤄진 이전의 재즈 앨범들을 떠올려 볼 것이다. 그런데 플라멩코 혹은 집시 기타 트리오의 음반들은 떠오르겠지만 스트레이트 어헤드 스윙/ 비밥 기타 삼중주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수많은 기타 듀오 음반들이 있었지만 트리오 녹음은 그 전례를 찾기가 힘들다. 그 유명한 ‘그레이트 기타스’도 늘 베이스와 드럼의 반주를 대동하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은 매우 분명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세 젊은 기타리스트들의 연주가 매우 안정적이고 아름답다는 점이다. 정통파 재즈기타의 언어를 충분히 소화한 이들은 모두가 서마라 조이(Samara Joy)의 반주자 파스콸레 그라소의 제자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앨범의 러닝 타임이 짧은 것이 아쉽다. 하지만 비밥 팬이라면 1950년대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비공개 회동이 벌어진 한 거실에 초대받은 것 같은 이 즐거움을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