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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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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국내앨범 MM JAZZ 추천! 국내 앨범 리뷰 #2

 

 

ALBUM #1 송하철 [Straight Life] (Gatefor Music & Art/ 2017)

 

 

한국 재즈 신의 유망주! 멋진 출사표 선보이다

 

색소포니스트 송하철의 데뷔작 <Straight Life>에 담긴 음악을 함축해서 표현한다면 ‘묵직한 테너 색소폰과 스윙한 피아노 트리오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재즈 음악의 판도가 많이 바뀌고 계속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그래도 정통재즈라고 할 수 있는 스윙한 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고전 스타일은 지금도 많은 연주자들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송하철도 이러한 카테고리에 속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면 보통 정통 재즈를 표방하는 연주자들이 스탠더드 곡들을 발굴하고 이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송하철은 아예 스탠더드를 배제하고 오로지 자작곡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이건 정통재즈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 자신 만의 생각, 아이디어를 반영하겠다는 또 다른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본작에 수록된 7곡의 자작곡을 들어보면 송하철이 ‘스타일’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깊숙이 불어넣고자 한 것을 알 수 있다. 존 콜트레인부터 브랜포드 마살리스 그리고 특히 조슈아 레드맨의 영향이 느껴지는 가운데 세련된 작곡이 주는 매력, 은근한 긴장감 등 전반적으로 매우 준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앨범이 가진 큰 장점이라면 너무 학구적이지도, 그렇다고 아주 대중적인 노선을 택하지 않은 적절한 균형감을 들 수 있지 않을까. 발라드 ‘Marionette’라든지 ‘Going Up’ ‘Horizon’ ‘Cactus’ 등 송하철의 색소폰은 색채감 가득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임채선(피아노), 이동민(베이스), 서수진(드럼)으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 역시 안정감이 돋보인다. 송하철은 초등학교 시절 클라리넷으로 입문, 중학교 2학년 때인 15세에 재즈 색소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 최연소 입학하는 저력을 선보였으며 2014년에는 ‘영창 뮤직 콩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데뷔작 하나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그렇지만 앞으로 기대되는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글/강대원

 

 

ALBUM #2 신명섭 그룹 [Circular Dilemma] (Self Produce/2017)

 

 

본격 뉴욕 포스트 밥의 진면목!!

 

재즈 1세대 연주자 신동진의 아들이기도 한 신명섭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건 2000년대 중후반부터였다. 하지만 그는 좀 더 음악적인 관점을 넓히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오랜 기간 뉴욕과 보스턴에서 쌓아온 음악적인 경험들을 녹여낸 그의 첫 리더 작인 <Circular Dilemma>를 이제야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대중적인 성격의 앨범은 아니다. 아무래도 그 이유에는 그의 스승인 조지 가르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존 콜트레인의 영향을 받은 그는 전통 하드 밥에서부터 프리 재즈, 포스트 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조예가 깊은 만큼 그의 영향이 음반에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Arirang’은 연주 진행에서 일반적인 클리쉐를 따르지 않는다. 테마를 살리고 있지만 테마의 해체라는 과정을 통해서 과감하면서도 독특한 화성과 리듬으로 전개되는 이 곡은 긴장과 이완을 통해 편곡의 묘미를 잘 살린다. 반복되는 일상과 일탈에 대한 고민을 표현한 ‘Circular Dilemma’는 마치 뉴욕의 뜨거운 재즈 신을 떠올리게 하는 연주와 아카데믹한 느낌이 곡 전체를 지배한다. 곡 중간 기타리스트 김성원의 참여는 그런 뜨거운 느낌에 한 표를 더해주고 있다. 적절한 악기 편성과 편곡이 앨범 전체의 매끈한 사운드를 연출하고 있는데, 그의 스승인 조지 가르존이 참여하고 있는 ‘The Thinker’와 ‘It’s Already Happened To Me’는 신명섭과 조지 가르존의 확고한 음악적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둘의 대비되는 연주 톤과 독특한 화성의 전개, 뜨겁게 주고 받는 연주는 프리/포스트 밥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긴장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연주가 이완을 통해 곡의 흐름을 조절하며 이것이 반복되면서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과 부드러운 곡의 전개가 돋보이는 ‘For Chris’를 음반 후반부에 배치하면서 전체적으로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 비록 첫 앨범이지만 신명섭은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음악적인 스타일과 위치를 최대한 확고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만큼 작품 전반이 꼼꼼하며 트랙마다 지향점이 뚜렷해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글/윤병선

 

 

ALBUM #3 Moon [Kiss Me] (Verve/2018)

 

 

아시아권 시장으로의 도약 위한 신호탄!

 

2007년 트럼펫 연주자 이주한이 결성한 윈터플레이의 멤버로 2008년 데뷔작 <Choco Snow Ball>이후 2013년 공개한 세 번째 앨범 <Two Fabulous Fools>까지 보컬리스트로 참여, 진솔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보이스 컬러를 바탕으로 윈터플레이의 음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보컬리스트 혜원, 이 작품 <Kiss Me>는 그녀가 윈터플레이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문(Moon)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을 알리는 데뷔 앨범으로서, 유니버설재팬에서 레코딩 되어 버브(Verve)레이블 로고를 달고 발매되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브라질 음악의 선두주자 나오미 앤 고로의 기타리스트 고토 이로가 앨범 프로듀서를 담당했고 재즈 보컬리스트 토쿠와 한국계 일본인 피아니스트 하쿠에이 김이 레코딩에 참여, 문(Moon)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출발에 힘을 보탰다. 버트 바커락의 ‘The April Fools’를 비롯하여 듀크 엘링턴의 ‘In A Sentimental Mood’, 쿠르트 바일의 ‘Speak Low’, 토니 레니스의 ‘Quando, Quando, Quando’ 등 오랜 세월 재즈 팬들에게 사랑 받아 온 스탠더드와 가수 나미가 불러 가요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슬픈 인연’ 의 원곡 ‘Kikuna’ 등(그렇다. 이 곡은 고 김명곤씨의 표절 곡이지, 오리지널 국내 가요가 아니다) 총 10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그동안 윈터플레이를 통해 보여주었던 모습에서 조금 더 담백하고도 은은한 감성과 여유로움을 추가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재즈 시장의 안타까운 현실에도 문(Moon)의 이 데뷔 앨범이 관심을 받을만한 큰 이유는 일본에서 제작되어 일본,홍콩 등에서 먼저 발매가 되었다는 것으로 이는 그녀의 보컬음색과 매력이 아시아권 시장에서 충분히 어필가능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또한 앨범 전체를 통해서 그녀가 보여주는 바는 아름다운 음색이나 화려한 기교를 무리하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애초 그녀가 가진 곡에 대한 솔직, 담백한 해석과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적 컬러를 꾸밈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편곡과 노래, 사운드 모두 힘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도 편하게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문’이 원래부터 가졌던 고유한 매력이자 장점일 것이다.

 

글/권석채

 

 

ALBUM #4 Bomi Choi [Jumpin' with B] (Self Produce/2018)

 

 

재즈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굳은 심지!

 

여성 재즈 드러머 최보미의 두 번째 리더작. 국내 여성 재즈 뮤지션들의 활동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보컬이나 피아노 쪽으로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제는 베이스, 색소폰 그리고 드럼 파트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최보미는 2014년 <Bomi's Homies>로 정식 데뷔하였고 이후 2016년에 피아니스트 곽정민, 베이시스트 고재규와 함께 ‘트리오 마인폴리(Trio Mindpoly)’를 결성, <Meeting Of Minds>를 발표한 바 있다.

 

그녀는 2007년 뉴욕으로 건너가 7년여 동안의 현지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았다. 미국 서부는 물론 캐나다, 이탈리아, 페루, 중국, 일본, 홍콩 등지를 순회하며 연주경험을 축적했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전작에서 최보미는 알토 색소포니스트 빈센트 허링, 트럼페터 월레스 로니, 피아니스트 데이빗 키코스키, 베이시스트 데이빗 왕과 함께 앨범작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게리 스멀얀(바리톤 색소폰), 윱 반 리엔(트럼펫), 젭 페이튼과 에이미 타나카(피아노), 데이빗 왕(베이스) 그리고 사찰 바산다니(보컬)와 레코딩하였다.

 

이번 앨범은 데뷔작과 비교해 수록곡에서 다소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전처럼 최보미의 자작곡 비율은 높지만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의 ‘Desfinado’와 김현식이 노래했던 ‘비처럼 음악처럼’ 등 좀 의외라고 생각되는 선곡이 눈에 띈다. 어찌 보면 보다 대중적인 측면을 고려한 선곡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드러머로서 보사노바(혹은 라틴 음악)에 대한 관심, 또 가요 리메이크를 통해 레파토리 확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최보미의 음악적 관심이 한 발짝 더 넓게 나아갔음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본작의 녹음은 게리 스멀얀, 윱 반 라인이 참여한 혼 앙상블을 들려주는 파트와, 피아노 트리오로 녹음된 파트로 나눠볼 수 있겠는데 각 곡에서 최보미는 간결하면서도 낭비 없는 리듬을 연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곡의 전통적인 매력이 전작에서보다 한결 도드라진 느낌이어서 듣기에 무척 자연스럽다. 수퍼 세션이지만 그들의 네임벨류와는 상관없이, 그녀만의 음악적 취향과 관심을 아주 잘 반영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글/강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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