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MM JAZZ 추천! 국내 앨범 리뷰 #5
- 엠엠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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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1 신아람 트리오 [Breathe]
Piano. 신아람
Bass. 조민기
Drums. 박정환
Vocal. 세희 [track.5,9]
한단계 더 발전한 젊은 연주자의 성장기!
2015년 <Obtain>으로 처음 데뷔했던 재즈 피아니스트 신아람의 이번 두 번째 앨범은 전작과는 지향점이 꽤나 다르다. 첫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음악은 클래시컬한 성향을 바탕으로 한 서정성이 기본을 이룬 가운데 모던한 재즈의 어법을 수용한 편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작곡된 틀을 강조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와는 사뭇 반대되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연주, 임프로비제이션의 비중을 한껏 높였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의 음악성향 자체가 바뀐 건 전혀 아니다. 핵심은 바로 접근의 차이인데, 주어진 곡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서 이전과 달라졌다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리더인 신아람은 전작보다 트리오간의 즉흥연주와 인터플레이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함께한 두 리듬 파트 주자들에게도 디테일한 음악적 주문을 하지 않고, 서로간의 연주에 귀 기울여 그에 반응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런 결과 전작보다 더 밀도감 있으면서 인터플레이를 강조한 연주가 형성이 되었는데, 특히 첫 번째 곡이자 스탠더드 넘버인 ‘But Not For Me’ 같은 곡들은 집중해 듣지 않으면 테마도 쉬이 파악이 되지 않고, 리듬의 전개 또한 스윙이 기반이긴 하지만 원곡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그러면서도 음악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개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멋진 편곡이 이루어진 셈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페인어로 약속이라는 의미를 가진 ‘Promesa’ 같은 곡은 분명 서정적인 결을 갖고 있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으며 아기자기하게 연주가 이어져 나간다. 이외에도 ‘Blue’나 ‘By Accident’ 같은 곡들도 수려한 인상을 전해주며 특히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Ridiculous’ 같은 곡은 몽크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작곡과 연주 아이디어들이 맛깔나면서도 통통 튀게 잘 연주되고 있다. 앨범 전체의 흐름에서 가장 큰 반전이라고 할만한 곡이 아닌가 싶다. (그외 두곡의 보컬 트랙은 일반적인 가요의 형태를 지니고 있어 여기에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첫 앨범 이후 지금까지 3년 정도 함께 합을 맞춰온 이 트리오는 그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며 지속적인 음악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음이 틀림없다. 이만큼 준수한 즉흥연주의 합을 만들어 낸 것만으로도 그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성장해가는 젊은 연주자들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글/김희준
ALBUM #2 오상호 Nonet [Make it Happen]
한,미 재즈 아티스트들의 균형 잡힌 팀워크
오상호 노넷의 음반을 받아들고 지난 6월에 놓친 공연이 생각났다. 바로 오상호 노넷의 마리아칼라스홀 공연이었는데 국내에서 보기 드문 9인조 편성의 공연이고 알란 퍼버를 비롯해 존 엘리스, 네이트 래이들리, 필립 다이잭, 헨리 헤이, 마크 퍼버 등 쟁쟁한 신, 구 재즈 뮤지션이 참여해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라이브로 꼭 듣고 싶었더랬다. 개인 사정상 아쉽게 공연은 놓쳤지만 궁금했던 음악의 실체를 이번 리뷰를 통해 해소하게 되었다.
재즈 빅밴드나 오케스트라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중대형 편성의 음반들이 국내에서도 적잖이 제작되어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인원과 함께 연습하고 무대에 서야 하기 때문에 다른 편성에 비해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 때문에 레코딩 당시 만들어진 기본 틀이 이후 공연이나 활동에 하나의 텍스트가 되기 마련인데 오상호는 미국 유학 당시 트롬보니스트이자 편곡가인 알란 퍼버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중대형 편성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다고 한다. 참고로 알란 퍼버는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10주년 기념 음반 <Reflection>에 참여한 바 있고 또 유학파 국내 뮤지션 중 몇몇이 그를 직접 사사했기도 하다.
두 명의 색소포니스트를 제외한 트럼펫, 트롬본, 베이스 클라리넷,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 9인조로 녹음된 본작은 오상호가 전곡을 작곡하고 한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 역시 직접 편곡하여 완성되었다. 다소 독특한 점이라면 네이트 레이들리의 기타와 박소영, 헨리 헤이의 피아노가 화성적 진행에 있어 교차되거나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한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현대 재즈 스타일부터 비밥에 기초한 곡(대표적으로 ‘Crazelolgy’) 등 확장된 편성의 묘를 잘 살리고 있는데, 예를 들면 ‘Waltz In Westmont’에서의 존 엘리스의 베이스 클라리넷 솔로라든지 ‘Make It Happen’에서의 래이들리의 기타 솔로 등 곡에 따른 솔로이스트의 배치와 솔로가 아주 적정하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모던하면서 세련되고 또한 다이내믹이 강하다기보단 흐름과 결이 고운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글/강대원
ALBUM #3 차현 트리오 [사랑時]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홍대에서 재즈클럽 워터콕을 운영했던 차현의 데뷔작. 차현은 한국재즈 1세대들과도 활동했을 만큼 베테랑 재즈 뮤지션이다. 그는 90년대부터 재즈 선배들과 야누스 클럽과 올댓재즈 등에서 공연했으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협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는데 이제서야 첫 앨범을 발표한다.
그의 나이 68세에 뒤늦은 앨범 데뷔지만 베이시스트이자 재즈클럽 대표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차현에 대해 필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더 많은 걸 알게 되었다. 록 기타리스트로 음악계에 입문해 미8군 무대에서 연주했으며 이때 당시 조용필과도 활동했다는 사실, 또 군 제대 후 재즈에 매료되어 거의 독학으로 재즈를 공부하고 생활고에 택시기사, 대리운전,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산전수전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이번에 비로소 듣게 된 것. (심지어 불혹의 나이에 재즈에 대한 열정으로 유학까지 다녀올만큼 심취해 버렸다는 것도!)
이를 통해 왜 이렇게 음반 발표가 늦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고 또한 본작에 담긴 음악이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현 트리오의 첫 번째 작품집 ‘사랑時’-시가 詩가 아닌 것이 살짝 의아하지만-는 고단했지만 지나온 세월의 흔적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고 있는 하나의 자서전 같은 앨범으로 들린다. 차현은 양준호(피아노), 이창훈(드럼)과 피아노 트리오를 구성, 여기에 말로, 장정미 정민경 등의 여성 보컬리스트들을 초대해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차현은 베이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 작사에도 참여하여 본작의 의미와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고진감래’라는 말이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번 앨범 발표는 차현 본인에게 분명 ‘낙’이 아닐까 싶다. 긴 기다림 끝에 발표한 데뷔작치고 이 안에 담긴 음악과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지금의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것이 바로 본작의 가치이자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글/강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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