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브래드 멜다우 Brad Mehldau [Suite ; April 2020] Nonesuch/2020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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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 Mehldau <Suite ; April 2020> Nonesuch/2020
Piano : Brad Mehldau
1. I. waking up
2. II. stepping outside
3. III. keeping distance
4. IV. stopping, listening: hearing
5. V. remembering before all this
6. VI. uncertainty
7. VII. – the day moves by –
8. VIII. yearning
9. IX. waiting
10. X. in the kitchen
11. XI. family harmony
12. XII. lullaby
13. Don’t Let It Bring You Down
14. New York State of Mind
15. Look for the Silver Lining
코로나 시대 재즈 뮤지션들을 위한 그의 제언
코로나19로 전 세계인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 경험이 더욱 두려운 것은, 새로운 변화들이 단순히 우리가 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한 근본적인 고민과, 당장의 생계를 고민해야할 뮤지션들의 상황 속에서, 멜다우 역시 번민하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 앨범은 2020년 4월 네덜란드에 있는 본인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의 상황을 피아노 솔로로 풀어낸 앨범이다. 첫 번째 트랙 ‘Waking Up’으로 아침에 일어나, 거리두기(3번 트랙)를 하고 불확실성(6번 트랙)속에 기다리면서(9번 트랙), 가족(11번 트랙)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등,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삶을 그대로 음악으로 묘사한다. 단적인 예로 ‘Keeping Distance’에서는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작곡되었다.
앨범은 작품이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사회적인 기능도 실제로 수행하고 있다. 멜다우는 앨범의 디럭스 LP버젼을 1000장만 프린트해서 모두 싸인을 한 후, ‘Jazz Foundation of America’에 수익의 90%를 기부한다. 이 단체는 재즈 뮤지션들의 산재보험이나 월세 보조금 등을 후원하는 단체로, 우리나라의 ‘예술인 복지재단’과 비슷한 성격의 단체이다.
브래드 멜다우의 의미 있는 이번 음반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게 되는데, 그것은 ‘연주 음악을 예술 표현 수단으로 하는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사회와 소통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음악에 가사가 없는 연주음악으로, 예술가가 대중에게 자신의 메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사실상 하나의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는 미술에서도 역시 어려운 일인데, 미술에 비해 연주음악은 쉽게 사회와의 연결성을 포기해버리고, 음악 소리 자체의 미학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멜다우의 이 앨범 <Suite: April 2020> 은 코로나19를 떠나서,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사회적 연결성을 고민하고, 연주 음악가가 어떻게 앞으로 세상과 소통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글/재즈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