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철 <Almost There> Self Produce/2020

 

장훈철 - Guitars

장호신 - Saxophones on #1

장솔 - Piano

김소현 - Electric Piano on #3

Mike Dawson - Drum on #1, 2, 3, 6

 

 

1. Almost There

2. YOU

3. I Love The Book

4. Last Farewell

5. I Am Over You

6. Wandering

7. Out Of Reach

8. Jumpin' Out

 

 

지명도 뛰어넘는 탄탄한 만듦새!

 

퓨전 재즈라는 장르가 현재는 그 의미가 약간 퇴색되어 가고 있지 않나 싶은데,  스무스 재즈라는 명칭이 지금은 더 친숙해지는 요즘 문득 떠오르는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가 있는데 이제는 고인이 된 두 명의 뮤지션 척 로브과 제프 골럽, 그리고 립핑톤스의 프론티어 맨인 러스 프리맨이다. 이 들의 공통점은 듣기 좋은 연주를 매력적으로 연주하기도 했지만 마냥 달콤한 내용의 연주만을 무기로 내세우지 않고 이 퓨전 음악을 상당히 스트레이트하게 표현했었다는 것이다.

 

제프 골럽은 거물 보컬리스트 로드 스튜어트와도 함께 했었고 척 로브는 포플레이와 함께 했었던만큼 블루스, R&B, 팝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재즈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선보였던 실력파 기타리스트들이라는 것이다. 갑작스레 이 두 명을 언급한 이유는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기타리스트 장훈철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기타리스트 장훈철을 이 음반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미 2014년도에 자신의 정규작인 <Magic Time>을 한차례 발표했던 실력파 기타리스트였다. 또한 그가 필라델피아에서 재즈 유학시절 영향을 받았던 뮤지션으로 척 로브를 꼽았으니 아마도 자연스럽게 척 로브가 떠오른 게 아닌가 싶다. 일단 이 작품은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을 스트레이트하게 보여주는 것에 대해 별 고민 없이 진행한 것 같다. 이 말이 음악적인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스타일과 장르에 대해서 이것저것 재는 것 없이, 자신이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영역에서 최고의 프로듀싱, 작곡, 편곡 그리고 최상의 연주를 뽑아내는 것! 이 고민 이외에는 다른 건 별 신경을 쓰지 않은 작품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이 작품은 스무스/퓨전 재즈의 정수를 스트레이트하게 청자 분들에게 아주 잘 들려주고 있다. 상당한 드라이브감이 느껴지는 첫 곡이자 타이틀인 ‘Almost There’가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부드럽지만 거침없는 곡의 진행과 연주가 주는 청명감이 엄청 시원하게 느껴진다. 이런 느낌을 ‘YOU’에서도 이어가고 있으며 마지막 곡인 ‘Jumpin' Out’까지 퓨전 스타일의 음악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유행이 지난 탓인지 이런 성격의 작품을 만나기가 오히려 쉽지 않아졌다)  작품 성향 자체가 어렵지 않고 스타일, 곡이 가진 특성 때문인지 속된 말로 ‘뻔한’ 전개를 예상할 수 있음에도 모난 데 없이 참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