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ald Clayton    <Happening: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Blue Note/2020

 

 

Piano : Gerald Clayton

alto saxophone : Logan Richardson

tenor saxophone : Walter Smith III

bass : Joe Sanders

Drums : Marcus Gilmore

 

 

1. Patience Patients

2. A Light

3. Ceila

4. Rejuvenation Agenda

5. Envisionings

6. Body and Soul

7. Take the Coltrane

 

좀 더 자신의 영역 찾아갈 수 있기를...!

필자는 12년 전 뉴욕 맨해튼에서 JVC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렸던 ‘피아니스트 행크 존스의 90세 기념 콘서트’를 관람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너무 나이가 드신지라 콘서트 전부를 소화할 수 없으셨던 행크 존스를 대신해 공연 초반부터 무대에 올랐던 한 흑인 청년을 기억한다. 그의 이름이 바로 제럴드 클레이튼. 2006년 몽크 컴피티션 2위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한 이 피아니스트의 재능은 당시 어마어마했다. 월드클래스 베이시스트인 아버지-존 클레이튼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엘리트 재즈 교육까지 받아온 그는 그야말로 시대를 바꿀 가능성을 지닌 재능이었달까.

 

이후 로이 할그로브에게 발탁되며 주목받아온 이 천재의 길은 최근 다소 평이하게 정리되는 것 같아 다소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특히 몇 년전 언젠가부터 브래드 멜다우 아류가 되어버린 듯한 부분은 분명 아쉽게 느껴진다. 왼손 보이싱과 오른손 아이디어, 프레이징과 라인 선택, 아이디어 전개방식과 앙상블 인터플레이, 코드진행과 컴핑 방식까지 모두 브래드 멜다우의 그것과 무척 닮아있다. 그래도 작곡 면에서는 그나마 아직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까. 하긴 브래드 멜다우가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하던 2000년대를 학생으로 보낸 80년대생 세대에게 브래드 멜다우는 절대적이었기에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긴 어렵다지만, 제랄드 클레이튼 같은 특별한 재능으로도 로버트 글래스퍼처럼 자신만의 신세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근접선에서 멈춰버렸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울 뿐이다.  

 

이 음반은 이번에 블루노트 레이블에서 발매된 제럴드 클레이튼의 첫 정규앨범이며 동시에 빌리지 뱅가드 재즈 클럽 라이브 음반이다. 물론 음반 프로듀싱 측면에서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훌륭하다. 재즈의 성지에서 라이브의 힘과 열정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기에 분명 뉴욕 모던 재즈를 대변하는 수준급 작품으로 평할 만 하다. 그에 더해 앞으로는 제럴드 클레이튼의 고유한 상상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아이덴티티에 한 표 걸어보고자 한다. 다음번에는 역대급 재능, 그리고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기대하며.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