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wall   <Symptoms of Lethargy>  Self Produce/2020

 

SOWALL : Composer,

SOWALL, JNKYRD : Producer

Sung Jae Son : Saxophone (track 3)

Jung Min Kwak : Piano (track 2,3)

Sunwoojunga : Vocal (track 4)

Seokcheol Yun : Synthesizer (Track 5)

 

 

1. TRAPT

2. LETHARGY

3. GAZE

4. FLAME

5. PROGRAMMKINO

 

 

무기력함 따윈 찾아볼 수 없는 확연한 발전!

비트 메이커, 일렉트로닉 뮤지션 소월이 3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애초 재즈 드러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던 그녀는 지난 2016년부터 드럼 스틱을 내려놓고, 일렉트로닉 장비들을 기반으로 한 비트, 사운드 메이킹에 더 집중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앞으로 여기에 더 포커스를 둘 것이라고 하니 이제는 비트메이커, 일렉트로닉 뮤지션으로 부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이건 꽤나 큰 변화인데 어쿠스틱 악기대신 전자장비들로 사운드를 채워내는 것만큼이나 구사하는 음악 영역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월은 한 가지 중요한 지점만큼은 변함없이 유지해나가고 있는데 바로 ‘즉흥의 시도’다. 미디를 사용한 키보드 소리들, 그리고 여러 컴퓨터 장비들로 인한 효과음들로 사운드를 채우고 드럼 프로그래밍을 일정하게 세팅해 놓은 가운데 그녀는 핑거 드럼 같은 도구로 즉흥적인 플레이를 계속 만들어나가고 있다. 거기에 이번 앨범의 경우 색소포니스트 손성제, 건반주자 곽정민과 윤석철 같은 연주자들에게 참여한 곡에 맞게 각자의 즉흥 플레이를 주문함으로써, 곡의 표현 영역이 주어진 틀에 제한되고 얽매이지 않게 음악적 뉘앙스를 이끌어가는 것도 그런 측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그녀가 만드는 전자음악은 미니멀한 흐름의 미묘한 변화를 계속 만들어내는 동시에 즉흥적인 접근까지 담아냄으로써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감을 은연중에 계속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번 작품으로 통해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운드 메이킹 측면에서 그녀가 이뤄낸 확연한 성장, 발전의 모습이다. 전작인 <Favorite> 에 비한다면 일취월장한 그녀의 전체 사운드 메이킹은 일단 비트 하나에도 배음이 더 풍성하게 채워져 음악이 평면적이거나 단조롭게 들리지 않는다. (믹스다운과 마스터링을 영국의 일류급 선수들에게 맡긴 것도 사운드 적으로 진일보하게 된 요인중 하나로 여겨진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로서 트렌디함을 보여주기 보단 진지함과 감상의 측면을 더 강조하는 그녀는 단지 드럼 스틱을 잡고 있지 않을 뿐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는 이전보다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 좀 더 깊은 자신의 내면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만큼이나 음악적 완성도는 오히려 위로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