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 - 이 음악이 편안함과 즐거움 줄 수 있기를!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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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
연주에서 녹음까지, 홀로 모든 걸 만들어낸 신작 <Alone with My Faith>의 주인공
믿음 가진 이들에게
이 음악이 편안함과 즐거움 줄 수 있기를!
팝, 클래식, 재즈 할 것 없이 작년부터 모든 공연 스케줄이 취소되고 앨범 작업마저도 예전처럼 쉬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리자, 뮤지션들은 디지털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 뭔가를 시도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실상 함께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연주해 녹음하는 과정이 막히게 되니 결국 앨범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각자의 파트를 녹음해 스튜디오에서 한데 모아 편집하거나, 혹은 아예 혼자 모든 부분을 도맡아 작업해서 앨범을 만드는 것 정도만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은 좀처럼 보기 힘든 원맨밴드 형태의 앨범 작업들이 재즈 신에서도 드물지 않게 이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곤 했더랬다.
보컬리스트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해리 코닉 주니어가 선택한 신작 작업방식 또한 바로 이 스튜디오 작업을 통한 원맨밴드 형태였는데, 아마도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런 작업을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월드 투어 스케줄이 취소된 뒤에 할 수 있는 뭔가를 고민하다 이렇게 신작 앨범을, 그것도 악기 연주, 보컬, 심지어 녹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대부분 혼자 마무리해내는 길을 택한 해리 코닉 주니어! 결코 쉽지 않은 시도이자 과정이었을 텐데도 그는 기꺼이 자신의 모든 걸 지난 7개월 동안 온전히 쏟아 부어 이 앨범을 만들어냈다.
예기치 않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행동에 커다란 제약이 생기고 평소 자유롭게 하던 모든 것들이 막히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의기소침해지며, 이게 시간이 흘러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결국 좌절하고 실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해리 코닉 주니어는 역으로 더 힘든 과정을 스스로 선택해 이렇게 결과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우리에게 삶의 내적 동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 결과물의 성과 여부를 떠나 이 작품 <Alone with My Faith>는 그 자신의 종교에 대한 강력한 믿음의 소산임과 동시에, 낙담해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커다란 힘과 동기부여가 되는 긍정적 비전과 가치관의 산물이다. 서문,인터뷰/김희준 진행/서지윤 사진/유니버설 뮤직
Interview
이번 앨범명이 <Alone with My Faith>인데 이게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제가 열여덟 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매니저와 줄곧 일했습니다. 그녀와 나는 아주 가깝습니다. 앨범을 낼 때마다 그녀에게 보내 그녀의 생각과 관점을 들었습니다. 그녀가 듣고 “이 앨범은 믿음에 관한 것이네요.”라고 말해 저는 “네, 맞아요.” 라고 했고, 그녀는 “이것을 ‘Alone With My Faith’라고 하세요.”라고 했습니다. 생각해 봤는데 그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정말 혼자 악기들과 믿음과 함께 제 믿음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으로 곡을 썼는데 앨범의 내용을 다른 어떤 곡들보다도 잘 요약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타이틀 곡으로 결정했죠.
이번 앨범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작, 편곡은 물론이고 연주와 소리를 입히는 과정까지 본인이 다 맡아서 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식의 작업은 커리어 처음인 걸로 아는데 아무래도 이전 앨범들과는 다른 힘든 점들이 있었을 거 같습니다. 특히나 브라스 악기 소리들은 어떤 식으로 소리를 입혔는지, 편곡은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번 녹음해서 모든 악기를 연주해 봤지만, 레코딩 엔지니어로서도 첫 도전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제게 가장 큰 도전은 녹음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레벨이 맞는지 확인하고, 올바른 마이크 등의 장비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작업했죠. 제가 한 일은, 보통 때와 같이 멜로디와 코드로 시작해 들으며 덧붙였습니다. 이 앨범이 다른 대부분의 앨범들과 다른 이유는 보통 빅밴드나 오케스트라 녹음을 할 때 미리 편곡을 작성해 놓는데, 이 앨범은 모두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로 연주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멜로디와 코드로 시작해 제가 원하는 소리를 얻을 때까지 악기를 더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스 악기들은 제가 대부분 특별한 마이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꽤 쉬웠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드럼 레벨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인 것 같은데, 그렇게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일단 마이크를 모두 설치하고 나면, 모든 마이크를 설치하고 사용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한 악기에서 다음 악기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도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그저 많은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악기를 연주하면 처음으로 돌아가 보컬 라인을 라인별로 녹음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죠. 시간이 많이 걸릴 뿐입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제대로 편집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렵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어요.
‘Amazing Grace’ 같은 고전적인 가스펠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노래를 골랐습니다. 제 인생의 언젠가 찬양 앨범을 만들 것이라는 걸 알았고, 아마 찬양 앨범의 곡들 중 하나가 될 뻔 했지만 혼자 스튜디오에 있을 때, 고전적인 곡을 좀 하고 몇몇 새로운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Amazing Grace’가 떠올랐고, 오래된 종교의 ‘How Great Thou Art’와 ‘The old Rugged Cross’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다른 곡들을 녹음할 수도 있었지만 이 곡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자료를 확인해보니 ‘Amazing Grace’ 뮤직비디오를 딸이 촬영했다고 하더군요.
네! 저와 아내에겐 세 명의 딸이 있습니다. 큰 딸 조지아는 24살입니다. 그녀는 사진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지아가 찍은 이번 앨범 커버를 제가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조지아에게 영상을 찍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조지아는 노래를 듣고 컨셉을 구상하고 장소를 찾았습니다. 우리는 그곳에 올라갔고, 조지아는 연출하고, 촬영하고, 편집을 했습니다. 뚜렷한 예술적 비전을 통해 우리는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방법을 논의했습니다. 전 조지아가 정말이지 자랑스러워요.
이번 앨범에서 본인이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꼽으신다면?
하나를 뽑아야 한다면, ‘The Old Rugged Cross’를 먼저 고를 것 같습니다. 그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기 때문이고, 이 곡의 결과물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작지만 마지막까지 계속 쌓아가는 느낌입니다. 고전 곡들 중에는 ‘The Old Rugged Cross’, 그리고 제 원래 곡들 중에서 ‘Alone With My Faith’ 혹은 ‘God In My Gospel’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참, ‘God In My Gospel’의 작업은 아주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악기들 때문에 녹음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녹음하고, 더블 트랙 하고 트리플 트랙 하는 것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지금처럼 공연을 할 수 없게 되고, 주변 뮤지션 분들과 편하게 교류하는 게 힘들어진 지금 상황이 솔직히 어떻게 느껴지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이를 견디고 극복해내기 위해서 나름의 접근, 해결방식이 있으신 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 있을 수 있어 정말 행운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해왔습니다. 제 친구, 가족, 뮤지션들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 모두는 결국 이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잘 기다리며 우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밴드 멤버들을 다시 보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만날 거예요. 우리는 그저 기다리고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작년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중에는 당신과 각별한 연이 있는 엘리스 마살리스도 계셨는데, 혹 그를 추모하기 위한 이벤트를 마살리스 형제들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 건 없는지요?
언젠가 분명 그들이 어떤 이벤트를 하겠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조금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스의 가족들이 추모 이벤트에 제가 참여하길 원한다면 물론 함께할 것입니다. 단지 아직 모든 것들이 원래대로 돌아가기에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묻고 싶었던 부분이 하나 있어요. 80년대 후반 데뷔 이후 재즈, 트래디셔널 보컬 영역에서 보기 드문 인기와 유명세를 얻어온 스타이셨잖아요. 적어도 90~2000년대 초반까지 그 흐름이 유지가 되어 갔는데 어느 샌가 대중음악 시장도 그렇고 상황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재즈에 대한 대중들의 전반적인 관심이 더 옅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점에 대해 본인이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좀 더 관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떤 게 더 필요할지도 나름의 의견 묻고 싶어요
음.. 그런 부분에 대해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저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훌륭한 일이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장르의 인기에 대해 사실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적이 없는데, 제가 만약 인기에 대해서 신경 썼다면 아마 저는 더 대중적인 음악을 택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실 어떤 음악이 인기가 있고, 왜 인기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제가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음악을 할 뿐이죠.
앨범 주제가 믿음에 관한 이야기인데, 지금과 같이 전염병과 각종 인종, 인권에 관한 이슈가 끊임없이 드러나는 시대에 어떤 믿음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믿음에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과 그들이 믿음을 보여주는 다른 방식들을 사랑하고 존중합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지만 모든 사람들은 각자 세상을 보는 다른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믿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좋아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팬데믹에 대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어떤 믿음인지에 상관없이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 믿음을 지닌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제 앨범이 이런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음악적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 앨범을 녹음할 수 있어 큰 기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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