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라비 아부-칼릴 Rabih Abou-Khalil [The Flood & He Fate of the Fish] Enja/2019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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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ih Abou-Khalil <The Flood & He Fate of the Fish>
Enja/2019
RICARDO RIBEIRO : Vocals
KUDSI ERGÜNER : Ney
GAVINO MURGIA : Soprano Sax, Vocals
ERI TAKEYA, : Violin
RABIB ABOU-KHALIL : Oud
LUCIANO BIONDINI : Accordion
JARROD CAGWIN : Drums
1. Sometimes You're Loveable
2. Walls Without Doors
3. Crisp Crumb Coating
4. Graos De Area
5. Is Where Wine?
6. For George
7. Kyrie
8. Falso Amor
9. You're Loveable
오랜 세월 갈고 닦아온 멀티 컬쳐 사운드!
서양 사람들은 오랜동안 동양의 문화를 신비롭고, 철학적이고, 지나치게 산업화된 서양의 그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특별함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60년대 이후 인도 문화가 서양에 큰 유행을 했었고, 중동 음악 역시 뒤따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관심을 받았다. 미국 재즈 신에서도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헨’을 시작으로 2000년대 이후 많은 이스라엘 출신 아티스트들이, 독보적인 중동의 색깔로 주목을 받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2000년 동안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다시 만든 지 이제 70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지금의 이스라엘인들이 중동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몇 년전 뉴욕에서 활동하는 재즈 색소포니스트 ‘엘리 디지브리’를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그도 역시 같은 이유로 자신은 중동의 전통 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했었다.
반면 오늘 소개하는 1957년생의 레바논 출신 우드 연주자 ‘라비 아부 칼릴’은, 1978년 조국의 내전을 피해 베이루트에서 독일 뮈헨으로 피난가게 되는데, 그 이후 여러 서양 음악과 협업하면서 좀 더 깊은 단계에서 중동의 음악을 확장시키는 음악들을 해오고 있는 뮤지션이다.
이번 앨범은 그가 뮌헨을 떠나, 프랑스 칸느로 거처를 옮기고 오랜만에 발표하는 작품이다. 주로 소규모 편성으로 연주를 해왔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 상당히 많은 연주자와 함께하고 있다. 페르시안 전통 플룻 네이를 터키 연주자 Kudsi Erguner가 연주하고 있고, 두 명의 이탈리아인인 재즈 색소포니스트 가비노 무르지아(Gavino Murgia)와 아코디언의 루치아노 비온디니(Luciano Biondinni), 일본인 바이얼리니스트 에리 타케야, 폭넓은 음역대와 리듬감으로 이 앨범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포르투갈의 파두 가수 리카르도 리베이로(Ricardo Ribeiro), 그리고 미국출신의 드러머이자 오랜 팀 메이트이기도 한 자로드 카그윈(Jarrod Cagwin)까지, 의도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진정한 멀티컬쳐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특히, 그는 일반 우드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을 내는 베이스-우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베이스가 없는 편성이지만 때에 따라 역할을 잘 주고 받으며, 전혀 어색함 없이 저음을 잘 해결하고 있다. 각기 다른 전통과 문화를 가진 여러 악기와 연주자들의 사운드가, 마치 모두 중동에 살았던 사람들처럼 하나의 중심축으로 이질감 없이 스며들어 있는 작품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