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서수진 코들리스 쿼텟 Soojin Suh Chordless Quartet [Roots to Branches] Night Birds/2021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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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jin Suh Chordless Quartet <Roots to Branches> Night Birds/2021
Drums :서수진
Double Bass :김영후
Tenor / Soprano / Alto Saxophone : 이선재
Alto/ Tenor Saxophone : 고단열
1. Roots To Branches
2. Ruth
3. 인지혁명 Cognitive Revolution
4. Unity
5. Hypnagogia
6. Bond
7. The Eyes of Little One
8. Equality
9. Breakthrough
10. 그 쇳물 쓰지마라
외연과 내면 모두 단단하고 옹골찬 모습으로
작년 이맘때 발표했던 컬러리스 트리오의 첫 앨범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신작을 발표한 드러머이자 작곡가 서수진. 이번에는 트리오가 아니라 다시 한 번 색소폰 파트와 함께하는 코들리스 쿼텟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작품의 음악적 방향 또한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아웃한 성향 다분한 포스트 밥을 들려준다. 지금껏 서수진이 발표한 4장의 리더 작에서 계속 이러한 스타일의 연주를 중심에 두고 지켜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뚜렷한 음악적 취향과 태도를 읽을 수 있다. 화성 없는 쿼텟의 멤버들은 전작 <Strange Liberation>과 동일하며, 곡에 따른 접근, 표현의 변화가 없지 않지만 큰 틀에선 한 묶음으로 볼 수 있기에, 두 장의 앨범을 한데 이어 들으면 별 위화감 없이 다가온다. 그렇다면 3년의 시간동안 이 팀은 달라지거나 나아진 게 없는 게 아닌가 하고 혹여 반문할 수도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가장 먼저 네 뮤지션의 응집력이 전작보다 더 좋아졌다. 팀 사운드의 단단함과 더불어 색소폰 파트의 볼륨감과 사운드가 더 선명해졌고 각 연주자들의 즉흥연주 표현력도 좋아졌다고 생각된다. 애초 피지컬한 연주에 관해 자신의 리더 작에서부터 상당한 면모를 보여줬던 고단열의 알토에다, 처음 데뷔할 때보다 확실히 가시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이선재의 테너도 좋게 들린다. 이를 서포트하고 또 이끌고 있는 서수진과 김영후의 드럼, 베이스는 3년 전보다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는데, 특히 서수진의 경우 드러밍이 한결 좋게 들린다. 그게 기술적인 차원이라기보단 마인드, 연주에 임하는 집중력의 차이가 아닌가 싶은데 과거보다 되려 덜 강하고 힘을 좀 빼고 연주하는 것 같지만 느낌은 더 선명하게 와닿는 측면이 보인다.
그리고 이번 작품이 이전 어떤 작품에서보다 더 재즈의 본질, 중심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례로 'Unity' 같은 곡은 스윙을 바탕으로 두 대의 색소폰이 대위솔로를 들려주는데 밥(Bop)적인 테마와 어우러지며 재즈의 고유 모습을 표현해내고 있다. 이어지는 'Hypnagogia' 같은 곡 또한 스윙 필을 중심에 갖고 있는 가운데, 좀 더 아기자기하고 위트있는 곡과 연주가 호감을 자아내며, 중반부의 프리한 솔로 또한 재즈의 언어를 잘 수렴하고 있다. 또한 ‘The Eyes of Little One’ 같은 곡에서의 전위적인 색소폰 라인은 필자 개인적으로는 본 작에서 가장 시적이면서 또 인상적인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Breakthrough’ 같은 곡은 재즈의 전형이 가장 잘 드러난, 섹션과 편곡, 그리고 솔로의 3박자가 잘 연결된 곡. 한편 앨범의 마지막에 수록된 일종의 진혼곡이라고 볼 수 있는 '그 쇳물 쓰지 마라'는 마치 60년대 콜트레인 클래식 쿼텟 시절의 스피리추얼한 가스펠 사운드와도 연결된다. 시간이 갈수록 더 옹골차고 단단해지고 있는 이 팀의 음악은 앨범 해설지에 쓰인 글처럼 이런 저런 거창한 현학적 사변을 나열해 말할 필요 없이, 다소간의 프리한 접근이 가미되어 있을 뿐 스트레이트한 재즈의 핵심에 맞닿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석에서 볼 때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이는 그녀의 외형 이미지와 달리 내부에 이렇게 강단과 의기, 열정이 숨어 있다는 점이 들을 때마다 묘한 반전의 쾌감을 준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