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The Last Rumba] 외 국내 재즈 앨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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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1 - 박주원 [The Last Rumba]
한결같음의 미덕! 점차 체득해가는 과정
2009년 <집시의 시간>으로 데뷔했던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등장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이것은 그가 추구하는 음악이 바로 국내에 거의 없었던 장르였던 데에 기인한다. 기타리스트로서 갖추어야할 테크닉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여기에 박주원은 국내에 거의 전무했던 집시 음악을 전문으로 선보였던 것. 단순한 표방이 아닌 뛰어난 작곡력이 결합되면서 당시 <집시의 시간>은 물론 박주원이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발판이 됐다. <집시의 시간>과 뒤이어 발표된 <슬픔의 피에스타>에 담긴 박주원의 이국적인 사운드는 당시 한국 음악계에서 아주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멀게는 장고 라인하르트부터 가깝게는 파코 데 루치아와 빈센테 아미코, 알 디 메올라의 열정적이고도 애수 섞인 음악을 현란한 어쿠스틱 기타로 풀어내는 모습은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어느 덧 박주원이 데뷔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이번 앨범은 박주원의 네 번째 정규앨범이지만 그간 그는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차은주, 말로 등과 협연하였으며 <Gypsy Christmas>, <집시 시네마> 그리고 몇 편의 영화에 음악을 담당하며 한국에서 독보적인 집시 기타리스트로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3번째 앨범 <캡틴> 이후 무려 5년 만에 발표되는 이번 새 앨범은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몰아치는 압도적인 핑거링 그리고 집시와 플라멩코, 룸바 등 다채로운 리듬이 결합되어 다시 한 번 현란한 음률을 만끽하게끔 하고 있다. 전곡이 박주원의 자작곡이며 몇 곡에서 박주원은 팔마스와 드럼 프로그래밍을 도맡아 역동적인 리듬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번작품은 특히 스페인의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비센테 아미고의 음악세계와 결이 맞닿아있는 듯 느껴지는 구석이 있다. 한편 독특한 콜라보 형태로 녹음된 몇몇 곡들이 본작에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음악계 대선배인 가수 윤시내와의 콜라보(‘10월 아침’)라든지 젊은 소리 명인 유태평양과 가야금, 해금이 접목된 ‘Eurasia Express’, 몽골 전통악기 마두금을 도입한 ‘Arkhangai’ 등 박주원은 기존의 흐름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음악적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글/강대원
All guitars, keyboard, programming & palmas : 박주원
Flute : 이규재
Bass : 고대승
Percussion : 정솔
Drums : 염성길
소리 : 유태평양
가야금 : 김지연(라라비)
해금 : 김보미(잠비나이)
Trumpet : 유승철
Trombone : 박경건
Strings : 융스트링
Vocal : 윤시내
Etc.
ALBUM #2 - MotherVibes [MotherVibes]
다채로운 바이브(Vibe)를 가진 매력만점 기대주!
라이오넬 햄튼, 바비 허처슨, 레드 노보, 칼 제이더, 밀트 잭슨, 게리 버튼, 데이브 사무엘. 이상은 재즈 비브라폰과 마림바의 역사를 이어온 뮤지션들이다. ‘개척’했다는 표현이 적절한 만큼 이들은 재즈 신에서 이 분야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들의 영향을 받으며 적잖은 연주자들이 비브라폰과 마림바에 도전하고 있지만 색소폰이나 트럼펫 등 다른 악기에 비하면 전문 뮤지션의 비율이 확연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비브라폰 연주자는 일종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본 작으로 정식 데뷔하는 마더바이브 역시 국내에 몇 안되는 비브라폰을 전면에 내세운 연주자라는 점에서 앨범 발매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마더바이브는 2014년경부터 재즈 신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과 연주하는 한편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강이채, 선우정아, 바버렛츠, 윤석철 등과 협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다양한 활동에서 볼 수 있듯 이번 데뷔작에 담긴 음악도 다채롭다. 재즈를 기본으로 컨템포러리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여기에 펑크(Funk), 탱고, 소울 등을 녹여내고 있다. 사실 이미 앞선 비브라폰 거장들이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시도하고 제시했기 때문에 마더바이브도 어렵지 않게 다른 악기들과의 접점을 찾는 한편 음악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다. 4개의 말렛으로 연주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비브라폰 연주자는 쇼맨쉽을 갖추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듯. 또한 공명감이 느껴지는 비브라폰 특유의 소리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 그리고 현대적인 비트와도 환상적인 어울림을 연출하고 있다.
본작에서 마더바이브는 선우정아를 비롯해 안신애, 강이채, 일레인, 최민지, 고상지, 윤석철 등 유사 영역에서 활동하는 보컬리스트, 연주자들과도 콜라보를 하며 다양한 빛깔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를 통해 마더바이브는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본작의 프로듀서는 90년대 한국 퓨전재즈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정원영이 맡고 있다.
글/강대원
마더바이브 : Viberaphone, Piano
남메아리, 윤석철, 최문석 : Piano
김민영, 하범석 : Guitar
김성수, 박천욱, 김유성 : Bass
김영진, 신이삭, 신동진 : Drums
ALBUM #3 - 웅산 [I’m Alright]
조금씩 다채롭게, 더욱 성숙하게
글쓴이는 처음부터 웅산의 팬은 아니었다. 2003년도 그녀의 첫 데뷔 음반 <Love Letters>를 접했을 당시 상당히 개성적인 여성 보컬리스트가 등장했다고만 생각했었다. 당시 기억으로 야누스가 청담동에 있었던 때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클라리넷 주자 이동기와 함께 했던 웅산의 라이브를 보게 되었는데, 그 때 받은 충격이 강하게 남아 지금까지 그녀의 팬임을 자처하게 만들었다. 그 라이브에서 보여준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개성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그녀의 보컬은 무척이나 관능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매 작품마다 그 시점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가 발표한 작품들, <The Blues>라든가 싱어 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Yesterdays>등을 비롯해 최근작인 <Temptation>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행보는 보컬리스트라기보다 아티스트에 가까운 행보를 가져 왔는데, 지금 소개하는 그녀의 9번째 정규 작 <I’m Alright>는 그런 그녀의 아티스트적 성향을 더 부각시킨 작품이 아닌가 싶다.
밤의 도시적인 야경을 떠올리게 하는 ‘Smoke Get In Your Eyes’는 상당히 담담한 느낌으로 부른다. 그런데 묘하게도 곡의 스무드 재즈의 무드에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다. 폴 잭슨 주니어의 펑키한 기타 리프와 베이스 라인이 유머러스한 ‘Bear Walk’, 그녀의 작품으로 ‘Love Is A Losing Game’에서 ‘I'm Alright’로 이어지는 음악적인 흐름이 기분을 ‘업’시키는 매력이 있다. 특히 찰리 정의 연주는 이 곡의 스타일 메이커로서 면모를 선보이는데, 그에 따라 웅산은 강약을 조절하며 본인의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각인시킨다. 스탠더드 곡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는 베이스 주자 벤자민 쉐퍼드의 콘트라 베이스가 전면에 등장하는 곡이다. 전통적인 재즈 어프로치를 선보이면서도 존 비슬리의 루즈하게 개입하는 키보드 연주가 독특한 감성을 표현한다. 블러드, 스윗 앤 티어즈의 곡으로 스무드 재즈의 질감위로 진득한 블루스 감성을 발휘하는 ‘I Love You More Than You'll Ever Know’, 슬픈 정서를 안으로 갈무리하는 그녀의 오리지널 ‘Tell Me Why’등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누군가는 이전 재즈/블루스 보컬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더 좋아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이 현재의 웅산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글/윤병선
웅산 Vocals
Charlie Jung, Paul Jackson, Jr. Guitars
Damon Brown Trumpet
John Beasley Keyboards
Benjamin J. Shepherd Bass
Terreon Gully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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