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 Holland <Another Hand> Edition/2021

 

Dave Holland : Acoustic, Electric Bass

Kevin Eubanks : Guitar

Obed Calvaire : Drums, Percussions

 

 

1. Grave Walker

2. Another Land

3. Gentle Warrior

4. 20 20

5. Quiet Fire

6. Mashup

7. Passing Time

8. The Village

9. Bring It Back Home

 

 

리듬의 변화로 연출해내는 은근한 긴장감

데이브 홀랜드는 살아 있는 레전드로, 재즈 콘트라 베이스를 대표할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젊은 시절 마일스 데이비스와의 연주에서이다. 마일스가 어쿠스틱에서 일렉트릭 밴드로 전환할 때, 종종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자에게 일렉트릭 피아노를 연주하게 하고, 콘트라 베이스 연주자에게 일렉 베이스를 연주하게 했는데, 당시 마일스의 요구로 팬더 로즈 건반을 처음 접하게 된 허비 행콕은, 후에 일렉트릭 건반들을 적극 활용하여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홀랜드는 지금까지도 콘트라 베이스를 메인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마일스의 공연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처음 일렉 베이스를 연주한 인물이 바로 그이다. 이번 새 앨범에서 오랜만에 그의 일렉 베이스 사운드를 충분히 들을 수 있다.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는 오랜 시간 함께한 미국 티비 토크쇼 ‘투나잇쇼’와 ‘제이 레노쇼’의 밴드 마스터, 그리고 GRP에서 발표한 앨범들 때문에 서부 스타일의 팝 세션/퓨젼 기타리스트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는데, 사실 그는 그렉 오스비, 로빈 유뱅크스, 스티브 콜맨 등 M-Base 컬렉티브 멤버들과 함께 동부 뉴욕 스타일의 컨템포러리 재즈에도 일가견이 있는 탁월한 실력자이다. 엠-베이스는 밴드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음악적 컨셉을 가진 사조이기도 한데, 인도 전통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홀수 박자(Odd Meter)와 변칙적인 조합의 리듬을 즐겨 사용했다. 데이브 홀랜드의 음악은 엠-베이스의 컨셉과 만나는 부분이 많아, 그 방면 연주자들과 많은 교류를 했었는데, 홀랜드의 1989년 앨범 ‘Extensions’와 2013년 앨범 ‘Prysm’에서도 유뱅크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앨범 <Annother Land> 는 데이브 홀랜드의 이름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내용은 트리오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홀랜드가 네 곡을 작곡하였고,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가 동등하게 네 곡을 작곡하였으며, 드러머 오베드 칼베어 역시 한 곡을 보탠다. 그들의 음악적 공통 분모인 긴장감 있는 오드 미터 음악은 이번 앨범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동시에 유뱅스의 핸드릭스적인 록킹한 연주와 홀랜드의 일렉 베이스 사운드가 익숙한 해결감을 가져다주어, 앨범 안에서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만들어 준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