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혜  Eunhye Jung  <NOLDA> Self Produce/2021

 

   

Eunhye Jeong ; piano

 

1. Perspective Shifts

2. Strange Rocks

3. Blue Sun

4. Columnar Jointing

5. Rooted

6. Ultraviolet-lightly Coated

7. Emerging Islands

8. Threading Stories

9. If I Were

 

 

본격적 프리재즈 스타일로 풀어낸 내적 즐거움

자유즉흥 연주에 커다란 음악적 비중을 두고서 지속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오고 있는 피아니스트 정은혜가 작년에 이어 1년 만에 또 한 장의 신작을 발표했다. 종종 국악기를 반영시켜 한국의 고유한 사운드, 색감을 자신의 피아노와 함께 배치시켜 기존의 프리음악과 차별화되는 뭔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 그녀는 '치다' '놀다' 라는 일련의 앨범 제목을 기조로 하여 컨셉의 측면에서도 좀 더 한국적인 고유한 정서, 느낌들을 음악에 투영시키려고 해왔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발표된 신작 놀다(Nolda)는 그녀 커리어에서 두 번째 피아노 독주 앨범이며 오랜 프리, 아방가르드 재즈의 명문 레이블중 하나인 ESP-Disk 를 통해 발매가 되어 주목받을 지점이 생겼다. 그와 동시에 이전 작들과도 음악적으로 구별되는 점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이번 작품은 그녀의 전 작들에 비해 본격적인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프리, 아방가르드 재즈의 전형적인 시도, 접근 역시 이전 어떤 작품들보다 크고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데 예를 들어 ‘Strange Rocks’, ‘Columnar Jointing’, ‘Ulraviolet’, ‘Emerging Islands’ 같은 곡들에서 그녀의 어프로치가 그러하다. 특히 필자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건 정은혜의 피아노 다루는 솜씨가 상당하다는 것. 이전 작품들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피아노의 다이내믹, 노트의 아티큘레이션과 지속적인 흐름을 유지해내는 부분들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동시에 이를 잘 받쳐주는 음향 퀄리티까지 일관성 있게 담겨 있어서 한결 집중해서 듣기 좋게 다가온다. ‘놀다’ 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사심 없이 즐겁게 노는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겠지만 정은혜의 지향점은 그보다 좀 더 순수하고 근원적인 면에서 자신의 내적인 즐거움을 향해 나가려는 것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이 작품은 그런 내적인 즐거움을 그간의 어떤 작품에서보다 집중력 있게 표현해내는 데 성과를 거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