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언 걸스 [Brazilian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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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버브 사이트를 통해 주목을 받아오던 브라질리언 걸스! 일찍이 EP [Lazy Lover]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이들이 재즈, 레게, 일렉트로니카, 보사노바 등 다양한 음악이 혼합된 정규 데뷔작을 발표하며 세계 음악팬들에게 화려한 신고식을 하고 있다. 3명의 남성 플레이어와 1명의 여성 보컬리스트로 구성된 브라질리언 걸스는 벌써부터 버브 뮤직 그룹 내보다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한다는 버브 포캐스트(구 블루 썸) 레이블의 간판 아티스트로 인정받으며 미국 내 클럽씬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충남(2005년 2월)
브라질리언이 없는 브라질리언 걸스
멤버들 중에 가장 눈에 띠는 이는 베이시스트 제시 머피로 존 스코필드의 [Uber Jam]에 참여하였으며 내한 공연 시에도 동행하였던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또한 보컬을 맡고 있는 사비나 슈바도 최근 재수입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타리스트 안토니오 포르치오네의 [Meet Me In London]에 참여했던 낯익은 이로 로마에서 태어나 니스, 뮌헨,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최근 뉴욕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국내에 생소한 다른 두 멤버, 키보디스트 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맡고 있는 디디 구트만은 아르헨티나 출신이며 드러머 애론 존스톤은 뉴욕을 근간으로 클럽에서 명성이 자자한 뮤지션이다. 그런데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이 브라질리언 걸스에는 브라질 출신이 아무도 없다.
브라질리언 걸스의 음악을 한 가지 장르로 표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듯하다. 위에서 언급한 재즈, 레게, 일렉트로니카, 보사노바 등 참으로 다양한 음악들이 결합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중적인 편의를 위해서는 광의의 트립 합으로 바라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러면 이들의 음악이 과연 재즈인지, 재즈잡지에서 다룰 만한 소재인지 의문을 제기할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예스’ 혹은 ‘노’라고 답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얘기하면 어떨까? 재즈적인 요소가 최근의 대중음악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가능성을 브라질리언 걸스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이다. 이들의 등장에 뉴욕 타임즈, 빌보드, 보그 등 유명 매체들이 앞 다투어 열광과 찬사를 보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재즈, 레게, 일렉트로니카, 보사노바가 뒤섞인 브라질리언 걸스
현재 대중음악계를 보면 장르를 불문하고 일렉트로니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없다. 즉 현시대 가장 강력한 음악적 유행은 바로 일렉트로니카인 것이다. 여기에다 기존의 일렉트로니카에서 볼 수 없었던 보다 풍부하고 다양해진 사운드 그리고 힙합 그룹 루츠처럼 오리지널 플레이를 통한 인간적인 매력까지. 재즈 앨범에 참여했던 제시 머피, 사비나 슈바의 이력을 모르더라도 브라질리언 걸스의 음악을 듣는 순간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먼저 EP 발매시 싱글로 커트된 ‘Lazy Lover’의 경우 신비로운 사비나 슈바의 보이스에 보사노바 리듬이 더해지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장 중독성이 강한 음악이다. ‘Sirenes de la Fete’ 역시 일렉트로 비트 위를 사분히 즈려 밞고 지나가는 사비나 슈바의 프렌치 보이스가 다시 신비로운 꿈을 꾸는 듯한 환각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Corner Store’에서는 전형적인 레게리듬 위로 묵직한 브라스가 등장하여 토속적인 사운드와 현대적인 사운드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Corner Store’에 비한다면 ‘Pussy’는 경쾌한 레게리듬 위로 브라스가 등장하는 레게사운드의 전형에 가깝다. 또한 ‘Dance Till The Morning’는 트립 합의 전형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렇든 다양한 장르 이외에도 사비나 슈어의 변화무쌍한 다국어 구현으로 인해 브라질리언 걸스의 음악은 국경을 초월한 유니버설 사운드란 매력까지 지니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음악을 추구하는 이들이 꾸준히 등장할 거라 예상된다. 다양한 음악의 결합 그리고 독특함 그리고 충격 등 자신들만의 개성을 외치며 제 2, 제 3의 브라질리언 걸스가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에 재즈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유심히 지켜보기 바란다. 재즈의 장점이자 매력이 바로 거기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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