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최윤화 트리오 Yoonhwa Choi Trio [Reboot] Self Produce/2021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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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화 트리오 <Reboot> Self Produce/2021
최윤화 Piano
김도영 Bass
김종현 Drums
1. M.O.J
2. Y Blues
3. March
4. October
5. Little Women
6. Storm Nights
7. Autumn Clouds
8. Peace
9. E Wall
새로운 변화에의 욕구 설득력 있게 풀어내다
피아니스트 최윤화가 선보였던 그간의 작품 활동과 음악스타일을 고려한다면 리부트라는 단어가 상당히 의미심장한 타이틀이라고 느껴지게 된다. 기존의 최윤화는 자신의 그룹을 이끌며 클래시컬하면서도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여 왔던 뮤지션이었다. 원래 클래식을 전공했던 그녀는 서른 살이 넘어 재즈를 공부하기 위해 버클리로 늦깎이 유학을 한 이후 맨해튼 음대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친다. 그녀의 예전 인터뷰에서도 작곡에 대한 욕심을 밝힌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아마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선 작곡이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이런 부분은 데뷔작에서도 드러나긴 하지만 김영랑 시인의 시에 작곡을 더한 <영랑시음>에서 가장 잘 나타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가 ‘재시작’이라는 의미의 리부트라는 단어를 음반 타이틀로 정하면서 먼저 시작한 것은 기존의 틀을 깨는 작업이다. 따라서 그룹 편성보다는 좀 더 자신의 작곡의 개성과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를 통해서 펼쳐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합을 맞춰왔던 베이시스트 김도영과 새로운 멤버인 드러머 김종현과 함께 하고 있는데, 큰 그림을 그리는 작곡보다는 하나의 주제 또는 테마를 바탕으로 각 멤버들과 함께 즉흥적인 부분을 확장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음악적인 느낌은 대선배 피아니스트 마릴린 크리스펠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공간감, 특히 공간이 가지는 여백을 활용하면서 특유의 서정성과 섬세함을 표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첫 곡인 ‘M.O.J'은 이 작품의 전반적인 색깔을 잘 보여주는 곡이 아닌가 싶다. 다소 추상적인 연주를 펼치고 있지만 꽉 채운 연주보다는 피아노의 울림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나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또한 연주의 박자에 변화를 주면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독특한 느낌의 ‘Y Blues’, 여지없이 서정적인 그녀의 작곡 능력이 돋보이는 ‘October'나 ’Autumn Clouds' 그리고 마지막 피아노 솔로곡인 ‘E Wall'을 통해서 자신의 음악적 변화를 모색한다. 사실 익숙한 방식을 탈피해서 또 다른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찾고 확립해 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그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이 음반은 그녀가 끊임없이 가지고 있던 음악적 화두에 대한 매력적인 대답이 아닌가 싶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