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임마누엘 윌킨스 Immanuel Wilkins [The 7th Hand] Blue Note/2022
- Johnk
- 조회 수 568
Immanuel Wilkins <The 7th Hand> Blue Note/2022
Immanuel Wilkins: alto saxophone
Micah Thomas; piano
Daryl Johns: bass
Kweku Sumbry: drums
Elena Pinderhughes: flute (#5, 6)
1. Emanation
2. Don’t Break
3. Fugitive Ritual, Selah
4. Shadow
5. Witness
6. Lighthouse
7. Lift
소포모어 징크스 따윈 이들 사전에 없다
2020년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올해의 재즈 앨범으로 선정된 바 있는 <Omega>로 단박에 기대를 모은 재즈 색소포니스트 임마누엘 윌킨스의 이번 두 번째 리더 작은 좀 더 다듬어진 느낌이 명확하다. 지난 2012년 블루노트의 새 사장으로 취임한 베이시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돈 워스가 리이슈나 박스세트에만 집중하다 다시 재즈의 영 라이언들에 관심을 두면서, 그중 가장 의미 있는 발굴이라고 봐도 될 이마누엘 윌킨스의 데뷔는 과거 재즈 레이블들의 관행으로 볼 수 있을, 상업적 재즈의 시대에서 예술음악으로의 생존을 위한 작은 몸부림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20대 초반의 젊은 아티스트의 음악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음악적 혜안을 찾으려는 구세대의 희망 같은 느낌과 더불어, 재즈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동력을 찾기 위한 실험이기도 할 것이다. 임마누엘 윌킨스의 이번 신작은 주변의 그런 노력과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갈 길을 가는듯한 음악들로 채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매우 대견한 결과지만, 자칫 음악에 너무 힘을 싣다보면 현학적으로 흐르기도 딱 좋은 설정이기도 하다.
데뷔 앨범에서 들려준 음악들은 매우 다이내믹하고, 재즈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음악성으로 차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다듬어진’ 사운드와 연주가 들려주는 앨범 전체의 완성도는 그와는 결이 달라 보인다. 우선 제목이 지칭하는 7번째 곡 ‘Lift’는 무려 30분에 가까운 콜트레인 스타일의 프리재즈 임프로비제이션인데, 이에 앞선 6개의 트랙들은 데뷔앨범의 얼터네이트 트랙들처럼 들리는 면에서 간극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물론 그가 아직은 한참 진행형인 아티스트이고, 이번에는 제이슨 모란이 프로듀서로 참여하지 않은 점, 또 코로나와 그 사이 벌어진 인종 갈등의 큰 사회적 파정이 던져준 예술가의 관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 앨범 <The 7th Hand>의 관점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데뷔 앨범 <Omega> 때와 같은 라인업인 ‘임마누엘 쿼텟’은 여전히 합이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마치 그의 사부 앰브로스 아킨무시리의 리듬 섹션이었던 베이시스트 비센테 아처와 드러머 마커스 길모어를 연상시키는 연주를 들려주는 젊은 신예 대릴 존스와 곧 넥스트 길모어가 될 드러머 크웨쿠 섬브리의 인터플레이는 매우 흥미로운 포인트다. 이 두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The 7th Hand>는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 물론 리더가 아닌 상황에서 피아니스트 미카 토마스의 역할도 다소 제한적이고 게스트로 참여한 플루티스트 엘레나 핀더휴의 더블링, 그리고 다양한 에스닉 퍼커션들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네 연주자들의 플레이는 여전히 빛나며, 초기 웨인 쇼터의 헤드 스타일의 재즈 멜로디들을 연상시키는 작곡들은 다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