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확고한 팀 케미스트리로 들려주는 일류급 사운드, 조남열 쿼텟 외
- 엠엠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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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1 - 조남열 쿼텟 - Conservation Conversation (BIC Music/2018)
Saxophone : Daniel Mester
Bass : Janos Bruneel
Piano : Sri Hanuraga
Drums : 조남열
확고한 팀 케미스트리로 들려주는 본토 일류급 사운드!
2012년 첫 데뷔작 <Sketches Of The Old World>를 발표했던 재즈 드러머 조남열이 작년 말 오랜만에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무려 7년 만의 리더작인 셈인데, 이 사이 조남열은 ‘까페하우스’라는 국내뮤지션들과의 프로젝트팀을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으며 이이언을 주축으로 한 인디밴드 ‘못’의 멤버로도 활약, 이외에도 김가온, 고강실, 이하윤, 유태성, 큐한, 이경구, 서영도 여러 국내뮤지션들과 다양한 편성으로 공연 및 앨범 작업을 함께 해왔다.
그동안 조남열이 국내에서 적잖은 활동을 해온 탓에 아마도 두 번째 음반은 국내 뮤지션들과 녹음하지 않을까 했는데 필자의 예상이 빗나갔다. 조남열은 데뷔작에서 호흡했던 동료들을 다시 한번 규합하여 새 앨범을 완성한 것이다. 피아니스트 스리 하누라가(인도네시아), 색소포니스트 다니엘 메스터(헝가리), 아노스 브루닐(벨기에)이 그들로 조남열이 네덜란드 유학 당시 연주 활동을 하면서 관계를 맺게 된 절친들! 또한 레코딩 스튜디오 역시 동일한 곳-독일의 Fattoria-이며 엔지니어도 크리스 위다로 같다. 그러니까 첫 번째 앨범과 라인업, 녹음장소등이 동일하며 다른 것은 녹음된 시기, 그리고 수록곡들이다. 2012년 이후 각자의 지역 또는 자신의 영역에서 활동해오다가 이렇게 다시 합을 맞추는 것이 그리 쉽진 않았을 텐데 조남열을 중심으로 한 이 인터내셔널 쿼텟은 그런 시간적 공백에 개의치 않고 전보다 한 단계 성숙,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뷔작에서 조남열은 앨범의 리더이지만 마치 공동작업물 같은 결과를 선보였는데 본 작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작곡 부분을 살펴보면 조남열이 4곡을, 나머지 뮤지션은 각자 2~3곡 정도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전보다 좀 더 확대된 편에 속한다. 리더인 조남열은 드럼 연주이외에 전 곡의 편곡을 맡아 음악적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한 팀으로 좋은 합의 결과물이 나오는데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음악적 신선함과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들려준다는 점이 본 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잘 짜여진 섹션과 연주의 응집력, 그리고 멤버들 개개인의 수려한 연주력까지 어우러져 해외 여느 레이블에서 발매되어도 전혀 손색없을 탄탄한 사운드가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다 우수하지만, 특히나 중동의 민속음악적 뉘앙스가 느껴지는 ‘Regret’, 슬로우/미드 템포이면서 정중동의 힘을 느끼게 하는 ‘Tide’, 완연한 업템포와 변박으로 현대적인 밥(Bop) 사운드를 들려주는 'Odd' ‘Cornucopic’ 같은 곡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시 여느 본토 일류급 뮤지션의 음악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퀄리티를 담고 있다. 비록 반년이나 늦어버린 지각 리뷰이지만 뒤늦게나마 이 작품을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ALBUM #2 - SB Circle(신박서클) - Topology (Plankton Music/2019)
신현필 : Saxophones
박경소 : 가야금
서영도 : Bass
Christian Moran : Drums
선입견은 잠시 내려두자! 충분히 재미있는 음악이니
신현필이라는 색소폰 주자가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적 행보는 어디 하나에 집중하고 머물기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에 도전하고, 또 그 결과물을 그때마다 하나씩 대중에게 선보이는 쪽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리더 작은 물론이고 서영도의 일렉트릭 앙상블, 아이슬랜드 여행 이후 크로스오버적인 음악적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하고, 피아니스트 고희안과의 콜라보, 여기에 브라소닉 빅밴드의 음악감독으로까지 아주 다망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중이다.
지금 소개할 ‘신박서클’은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오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베테랑 베이시스트 서영도와 버클리 시절 함께 했던 동료 크리스티앙 모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독특한 작명의 밴드로 수학의 한 분야인 <Topology>라는 타이틀을 내건 작품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외형적으로 국악과의 크로스오버 형태를 선보인다. 최근 블랙 스트링이나 NEQ가 국악과의 만남을 통해 국내외로 관심을 받는 것에 영향을 받아 그런 유행에 따라가는 형태로 비춰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신현필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과의 협연을 통해 국악과 만남을 시도했었고, 2017년 박경소와 함께 이미 여우락 페스티발에서 그들만의 콜라보를 이룬 적이 있다. 이 앨범은 그 당시의 경험과 음악적 아이디어를 확장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각자들만의 음악적 장점과 매력을 잘 살리면서 동시대의 여러 음악적 영역 균등하게, 적절히 조합해 만들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첫 곡 ‘Rain, Grey’에서부터 이런 면들이 잘 드러난다. 리드미컬한 가야금의 연주와 벤딕 홉세스, 얀 가바렉을 떠올리게 하는 신현필의 색소폰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배치가 인상적인 ‘Eastern Song’, 에스닉한 느낌이 가야금과 묘한 어울림을 이루는 ‘Hello’, ‘경부고속도로’, ‘바라는 마음’등 뛰어난 음악적 미장센이 트랙마다 담겨져 있다. 글쓴이의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만약 다른 작품들처럼 평범한 국악과의 콜라보를 시도한 작품이었다면 별 매력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네명은 국악이라는 소재를 가져오고 음악적으로 적잖은 비중을 두고 있음에도 거기에 얽매이지 않은 것 처럼 들린다. 유연하고도 솔직하게 각각의 멤버들과의 호흡, 앙상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더불어 대중성도 함께 취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본 작을 챙겨 들어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글/재즈칼럼니스트 윤병선
ALBUM #3 - 이명건 트리오 - 좋은게 좋은거지 (LMG Music/2019)
Piano 이명건
Bass 정영준
Drum 이도헌
Vocals 말로(8 Track)
꾸준히 자신의 음악 다듬고 관철시켜 나가다
2008년 베이시스트 오재영, 드러머 김건영의 라인업으로 클럽에서의 활동을 시작,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을 활동해 온 피아니스트 이명건과 그의 트리오, 본 앨범은 2016년 공개한 두 번째 앨범 <피고지고>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전작에 함께 했던 오재영과 최요셉 대신 정영준과 이도헌이 새롭게 멤버로 참여해 레코딩 되었다.
탄탄한 연주력, 특히 강한 파워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강렬한 타건을 소유한 피아니스트 이명건은 재즈의 전통적인 언어들, 그러니까 스윙과 비밥, 하드 밥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음악적 지분을 갖고 있는 연주자다. 2010년 이후 국내 여러 콩쿠르에서 상위에 랭크되며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고, 2012년 데뷔작 <The Best is Yet To Be>, 2016년 두 번째 앨범 <피고 지고>를 통해 확장된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음악적 표현으로 우리나라 재즈 신을 주도할 젊은 뮤지션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는데, 그간 보컬리스트 말로 밴드를 통해 3년정도의 기간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두 선배 리듬파트 주자들과 함께 세번째 작품을 만들어낸 것.
일상생활에서 흔히 자주 접하게 되기도 하고 우리가 입버릇처럼 쓰는 말이기도 한 ‘좋은 게 좋은거지’라는 흔한 문구를 타이틀로 한 이번 앨범은 앞서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재기발랄하고도 에너지 넘치는 음악적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작들에서 다소 거칠게 다가왔던 사운드적인 질감들을 좀 더 정교하고 깔끔하게 다듬어 낸 점이 눈에 띤다.
특히 곡마다 다양한 연주 스타일들을 구사하면서도, 트랙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밸런스를 잘 구현하고 있다는 점은 이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이명건 트리오가 추구하는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정서가 잘 투영된 타이틀 곡을 시작으로, 경쾌한 분위기에 자연스레 동화되는 래그 타임의 느낌을 가득 머금은 ‘귀여운 여인’, 초창기 트리오 토이키엣이 추구했던 밝고 경쾌한 느낌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에르 베르베르’ 등 수록된 8곡은 이명건 트리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다시한번 확인케 해준다. 새로운 트렌드와 변화를 가시적으로 따라하거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점 또한 이 작품이 가진 긍정적인 일면! 이 부분은 이명건이라는 연주자의 진솔함과 음악적 일관성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도 할 것이다.
글/재즈칼럼니스트 권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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