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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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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해외앨범 위대한 재즈 명인이 남긴 숨겨진 명연! 폴 블레이 '98년 라이브 앨범 외

이달의 추천앨범: 2019.06. 국외 편

 

ALBUM #1 - Paul Bley / Gary Peacock / Paul Motian - When Will the Blues Leave (ECM/2019)


 

Paul Bley    piano

Gary Peacock    double bass

Paul Motian    drums

 

위대한 재즈 명인이 남긴 숨겨진 명연!

 

1958년 승강기 기사로 일하며 음악을 만들던 알토 색소포니스트 오넷 콜맨은 첫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곧바로 재즈 음악계를 뒤흔들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젊은 재즈 뮤지션들에게 입소문으로 그의 새롭고 창의적인 음악이 서서히 반향을 일으키게 되고, 특히, 수록곡 중 하나인 ‘When Will The Blues Leave’는 캐나다 출신의 피아니스트 폴 블레이와 라이브 레퍼토리로 종종 같이 연주하곤 했다고 한다. 당시 26살의 젊디젊은 재즈 피아니스트 폴 블레이는 오넷 콜맨과 그의 밴드와 함께 연주하며 이 곡을 익혔을 것이다. 프리재즈의 시작에서 폴 블레이가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증거는 이 밖에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이미 이 시점부터 전통적인 즉흥연주 스타일을 넘어서고 있었다. 게리 버튼, 팻 메시니, 자코 파스토리우스, 스티브 스왈로우, 폴 모션같은 뮤지션들은 이런 젊고 새로운 재즈의 지평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고 있었고 폴 블레이는 그들의 아이돌이 되기에 충분했다. 1998년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의 제안으로 드러머 폴 모션과 함꼐 투어를 시작하고 만프레드 아이허의 추천으로 스위스에서 이 라이브 앨범 <When Will The Blues Leave>를 녹음한다. 대부분은 폴 블레이의 오리지널이고 게리 피콕의 오리지널도 한곡 포함되어있다. 그리고 오넷 콜맨의 앞서 언급한 곡, 조지 거쉬윈의 앵콜 솔로 연주곡 ‘I Loves You, Porgy’가 포함되어 있다. 폴 블레이의 피아노가 선율을 던지기 시작하면 곧바로 베이스와 드럼이 따라 붙어 그들의 알 수 없는 선문답이 시작된다. 하지만, 임프로비제이션의 흐름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기만 하다. 솔로 피아노 임프로비제이션인 ‘Told You So’ 에선 폴 블레이의 스토리 메이킹 능력과 내러티브가 청자를 몰입하게 하기에 충분한 프레이징과 서정성을 들려준다. 또, 전형적인 트리오 사운드지만, 전통적인 프레이즈들을 반복하기보단, 새롭고 신선한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이용해, 상상력과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해낸다.  폴 블레이는 이미 20대 초반 찰리 파커와 찰스 밍거스에게 다음 세대 ‘버드 파웰’로 낙점되었지만 그가 오넷 콜멘을 만난 이후 모든 것이 ‘프리재즈’로 귀결되며 그의 스타일도 달라진다. 사실 그가 추구하던 음악은 그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마음먹고 새로운 즉흥연주의 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1961년 발매한 <Footloose>의 첫곡은 이번 새 라이브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그때는 스티브 스왈로와 드럼에 피트 라로카가 참여했다. 이 앨범의 곡들은 당시 부인이었던 칼라 블레이가 작곡했다(그녀는 이후 폴 블레이와 혜어지고 마이클 맨틀러와 재혼하였다가, 나중에 스티브 스왈로우와 같이 살게 된다) 그의 커리어는 명성 높고 유명한 헤드라이너이기 보단 조용하지만 음악적으로 큰 영향력을 준 경우에 더 가까웠으며, 수많은 앨범과 연주에 참여하면서 많은 동시대의 재즈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준 선구자적 역할도 했다. 그와 찰리 헤이든과의 공연 실황 앨범 <The Montreal Tape>의 팬이라면 이번 라이브 앨범도 나무랄 데 없는 컬렉션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글/재즈기타리스트 정수욱

 

 

ALBUM #2 - Tom Harrell - Infinity (HighNote/2019)


 

Bass – Ben Street

Composed By – Tom Harrell

Drums – Johnathan Blake

Electric Guitar, Acoustic Guitar – Charles Altura

Percussion – Adam Cruz (tracks: 3)

Producer – Angela Harrell, Tom Harrell

Tenor Saxophone – Mark Turner (2)

Trumpet, Flugelhorn – Tom Harrell

 

노장의 예술혼으로 더욱 단단해진 음악적 심지

 

노장 트럼페터 톰 하렐의 신보 ‘Infinity’ 를 대하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다. 예술에서 나이가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예시랄까. 전혀 녹슬지 않는 기백과 열정이 느껴진다는 것이 이 앨범의 첫 인상이다. 그의 리더작은 예전부터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단 음악적으로 보았을 때 카테고리가 포스트밥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악기세팅이나 프로젝트의 방향 등의 설정에는 매우 고심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의 2013년 앨범 <Colors of a dream> 에서는 두 대의 베이스를 앙상블에 녹여 낸 음악을 선보였고 2015년 작인 <First impressions> 에서는 라벨과 드뷔시의 곡들을 편곡한 프로젝트를 들려 준 바 있다. 이 앨범에서도 역시 플룻과 현악기 등을 적극 활용하여 클래식 음악을 재즈로 표현하는 데 주력하였다. 그는 하나의 앙상블로 오랜 합을 드러내며 그 앙상블이 가지는 한계까지 가 보는 여정을 걷기 보다는 본인의 아이디어를 다양한 조합으로 실험해 보기를 즐기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그나마 2017년작인 <Moving picture> 는 트럼펫에 피아노 트리오라는 고전적인 재즈 쿼텟의 구성으로 음악을 발표하였다. 개인적으로 악기구성에 특이점은 없지만 톰 하렐표 음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매우 잘 전달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번 새 앨범에서는 피아노가 빠지고 2016년에 발표한 <Something gold, something blue> 에 참여했던 기타리스트 찰스 알투라가 합류하였다. 그리고 그의 단골 음악 메이트인 테너 색소폰에 마크 터너, 베이스에 벤 스트릿, 드럼에 조나단 블레이크가 세션으로 함께 하고 있다. 그가 들려주고 있는 세계는 심지가 굳고 확신에 차 있으며 거침이 없다. 이런 에너지가 과연 칠십이 넘은 노인에게서 나오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창작에의 욕구가 느껴지는 그의 오리지널 곡들은 모두 다 어쩌면 이리 자연스레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감탄스럽기 그지없다. 물 흐르는 듯한 앙상블은 톰 하렐의 열 곡의 오리지널을 매우 훌륭히 표현해 내고 있다. 한편 다섯 명의 연주자의 그림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면을 들려주는 트랙은 탐 하렐과 마트 터너의 듀오로 연주된 ‘Duet’ 이라는 곡이다. 아마 즉흥으로 연주된 것 같은 이 트랙은 짧아서 더 아쉬움이 남을 만큼 흥미롭다. 어느 곡 하나 따로 떼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체적인 그림이 잘 짜여져 있는 이번 앨범 <Infinity>. 거장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 앨범을 재즈 팬 여러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

 

 

ALBUM #3 - Jeremy Pelt - The Artist (HighNote/2019)


 

Vicente Archer  Bass

Victor Gould  Fender Rhodes, Piano

Frank LoCrasto  Effects, Fender Rhodes

Chien Chien Lu  Marimba, Vibraphone

Allan Mednard  Drums

Jeremy Pelt  Composer, Effects, Liner Notes,  Producer, Trumpet

Ismel Wignall  Percussion

Alex Wintz  Guitar

 

강한 자의식으로 무장된 예술성

 

제레미 펠트는 최근 10년 사이 재즈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트럼페터 중 한명이다. 조금 다른 예시이지만 80년대 브랜포드 마살리스 등장 이후 케니 가렛, 조슈아 레드맨, 크리스 포터, 마크 터너 대세 한시적 동향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만큼 그는 동시대성과 실험성 재즈 고유의 가치 등에 충실한 상태에서 흠잡을 곳이 없는 플레이 스타일과 연주력을 지니고 있다 하겠다. Fresh Sound New Talent에서 데뷔한 이래 Criss Cross, Maxjazz를 거쳐 현재 HighNote까지 이른 바 정통재즈를 추구하는 마이너 레이블에서 일관되게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음반 경력이 마이너 레이블에 국한되어 있기에 다양한 컨셉이나 디테일한 프로듀싱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은 가질 필요 없다. 물론 총괄 혹은 공동 프로듀스를 별도로 두고 체계적이고 분업화된 작업에는 얼마간의 한계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레미 펠트 자신이 아주 뛰어난 프로듀서이고 상당한 의욕과 도전의식을 지녔음을 지난 앨범들을 통해 충분히 증명하여 왔었다. 연주중심의 재즈에서 연주력과 편성이나 뉘앙스의 차이만으로도 충분히 양질의 음악성을 지속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 절대 예사로운 경지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었다. 더구나 2013년 <Water and Earth>나 참여작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World Saxophone Quartet의 ‘Political Blues’에서 단순한 코드에서 번뜩이는 멜로디감을 드러내는 솔로는 필청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의 새 앨범은 타이틀과 자신의 음악에 대해 자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제레미 펠트의 트럼펫에는 클리포드 브라운, 프레디 허바드, 우디 쇼 그리고 80년대 네오 트리디셔널 부흥기 일련의 뮤지션까지 모두를 체득한 결과물이 담겨져 있는데, 이들이 모두 현재진행형의 언어로 정제되어 있다. 사실 이 같은 강한 주장이 담기고 스윙, 모달, 프리 등 갖가지 어법들이 통합되거나 부분 강조되는 경우 결코 편하게 들리는 음악은 아니다. 다양한 성향의 트랙들은 라이브에서 그 아우라와 혼연일체의 연주 등 실체를 뚜렷이 체감할 수 있지만, 이를 스튜디오 녹음을 통해 감상용으로 전달될 때는 괘를 달리한다. 그렇지만 연주의 밀도와 집중력 하나의 테마를 정해두고 해체를 거듭하면서도 구심점이 뚜렷하고 정점을 뚜렷하게 찍는 3번이나 빠른 템포로 스윙하면서 상하곡선의 멜로디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 최고 수준의 즉흥연주가 펼쳐지는 7번등은 스타일이 다름에도 아티스트로서의 일관된 통일성이 느껴진다. 리더가 참여 뮤지션의 역량을 살리면서 전체적인 음악은 자신의 방향으로 통제하고 각 악기의 포지션과 배열에 대한 디테일한 기획까지, 흠 잡을 곳이 없는 작품!

 

글/재즈 칼럼니스트 김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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