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토드 구스타브센 트리오(Tord Gustavsen Trio) [Opening] ECM/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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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야를레 베스페스타드, 토드 구스타브센, 스테이나르 라크네스
Tord Gustavsen Trio <Opening>
ECM/2022
Tord Gustavsen: piano
Steinar Raknes: double bass, electronics
Jarle Vespestad: drums
1. The Circle
2. Findings / Visa fran Rattvik
3. Opening
4. The Longing
5. Shepherd Song
6. Helensburgh Tango
7. Re-Opening
8. Findings II
9. Stream
10. Ritual
11. Fløytelat / The Flute [0:00-1:15/1:16- 3:44]
12. Vær sterk, min sjel
내실과 변화 모두 이뤄낸 관록의 트리오!
오랜만에 토드 구스타브센이 자신의 음악적 본령이라 할 수 있는 피아노 트리오로 새 앨범을 발표한다. 전작 <The Other Side>(2018년)를 발표하고 거의 4년 만이다. 노르웨이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구스타브센(1970년생)은 2003년 ECM 레이블에서 피아노 트리오 편성으로 <Changing Places>를 발표하며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ECM 데뷔작은 당시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국내 재즈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후 구스타브센은 피아노 트리오로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하였고 나아가 국내에 내한하여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몇 년 전부터 그는 색소폰, 보컬이 가미된 쿼텟 또는 앙상블 편성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더욱 확장하는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전작 <The Other Side>를 통해 10년 만에 피아노 트리오로 다시 돌아왔던 구스타브센은 이번에 스테이나르 라크네스(베이스, 일렉트로닉스)를 새롭게 맞이해 드러머 야를레 베스페스타드와 트리오로 연주를 함께 하고 있다.
어느 덧 그가 ECM에서 활동해온 지도 거의 20년 째. 본 작을 감상하며 20년 전 <Changing Places>를 녹음하던 때의 구스타브센 트리오를 그려보게 되었다(참고로 <Changing Places>는 2001년 겨울과 2002년 여름에 각각 녹음되었다). 그때와 비교해 음악적으로 일취월장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그만의 멜랑꼴리한 감성은 이번에 수록된 12곡 곳곳에 오롯이 투영되고 있다. 서정성이 극대화된 작곡과 이를 극적으로 이끄는 세 뮤지션의 연주는 그야말로 순도 높은 현대 유러피안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결정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 개인적으로 추측하건데 작년 말(21년 10월경)에 레코딩을 마치고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발매 스케줄을 잡은 것을 보면 ECM의 수장 만프레드 아이허가 본 작의 음악에 큰 만족감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구스타브센의 피아노는 마치 케틸 비외른스타드의 그것처럼 진중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서정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오랜 단짝인 베스페스타드는 언제나 그랫듯 구스타브센이 그려놓은 스케치를 정갈하면서도 섬세한 터치로 채색하듯 리듬을 얹고 있다. 여기에 입체성을 더하는 라크네스의 일렉트로닉스와 일렉트릭 기타와 같은 베이스 보잉 연주-얼핏 e.s.t.의 단 베르글룬트의 연주가 오버랩되는-는 새로운 구스타브센 트리오의 사운드 변화상이라고 할 수 있을 듯.
무엇보다 첫 곡 ‘The Circle’부터 끝 곡 ‘Vær sterk, min sjel’까지 기승전결 식으로 연주가 이어지고 있어 본 작은 한 덩어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감할 것을 권한다. 특히 앨범 후반부에 배치된 ‘Ritual’는 세 연주자의 연주력과 상상력이 극대화된 음반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법한 곡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한편 앨범명이 ‘Opening’이 된 사연이 내심 궁금한데 글쓴이의 추측을 마저 더하자면 코로나 19의 영향 그리고 트리오로의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본작은 레인보우 스튜디오가 아닌 이탈리아 루가노의 Stelio Molo 오디토리오에서 구스타브센이 처음 녹음한 작품이기도 하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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