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길라드 헥셀만 Gilad Hekselman [Far Star] Edition/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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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ad Hekselman <Far Star> Edition/2022
Gilad Hekselman Guitars, Keys, Bass
Eric Harland Drums (track 1, 2, 3, 5, 6)
Shai Maestro Co-production, Keys (track 2)
Nathan Schram Viola, Violin (track 4)
Oren Hardy Bass (track 4)
Alon Benjamini Drums, Percussion (track 4)
Nomok Co-production, Keys (track 7)
Amir Bresler Co-production, Drums, Percussion (track 7)
Ziv Ravitz Drums (track 8)
1 Long Way From Home (feat. Eric Harland)
2 Fast Moving Century (feat. Shai Maestro & Eric Harland)
3 I Didn't Know
4 Far Star
5 Magic Chord (feat. Eric Harland)
6 Cycles
7 The Headrocker (feat. Nomok & Amir Bresler)
8 Rebirth (feat. Ziv Ravitz)
서서히 흐릿해지는 연주와 프로듀싱의 경계지점
예술의 진보는, 그 예술 안에서 지켜왔던 가치가 점차 무너질 때 발생한다. 지켜오던 룰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 시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면, 그것은 어느새 또 다시 지켜야할 가치가 되기도 한다. 100년 전의 재즈와 지금의 재즈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달라져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이 지키고 있던 가치 중 하나는 합주하며 서로의 연주에 반응하는 ‘인터플레이’인데, 장기화된 팬데믹은 이제 재즈 아티스트들도 여느 팝 아티스트처럼 만나지 않고 하는 작업에 적응되게 만들었고, 팬데믹 이후의 재즈는 이제는 굳이 합주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만 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 2년간 쏟아져 나온 많은 ‘비대면 재즈’ 음악들 중, 어떤 음악은 아예 혼자 연주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음악은 만나서 합주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음악를 들려주기도 했다. 반면 어떤 아티스트들은 비대면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며 음악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도 하는데, 바로 길라드 헥셀만의 이번 앨범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느 때처럼 밴드 멤버들을 만나 합주하기 위해 곡을 써서 모아놓았던 그는, 만나지는 못하고 곡만 쌓여가는 시간이 길어지자, 결국 스스로 해내기로 마음먹었다. 유튜브 튜토리얼 영상을 통해 컴퓨터 시퀀싱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프로듀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이스라엘, 뉴욕, 프랑스에서 연주자들이 각자 녹음한 음원을, 스스로 프로세싱하고 믹싱하여 이 앨범 <Far Star>를 완성해냈다.
피아니스트 샤이 마에스트로와 함께 프로듀싱한 곡 ‘Fast Moving Century’가 이 앨범에서 가장 많은 프로세싱을 거친 사운드인데, 거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는 것 같은 글리치한 소리들이, 실제 드럼 소리와 어우러져 절묘한 희열을 가져다 준다. 다같이 모여 합주 녹음했으면 해내기 어려울 정교한 이펙팅은, 혼자 오랜시간 컴퓨터로 작업했기에 가능했고, 라이브의 어쿠스틱을 재현하는 믹싱이 아닌, 창의적으로 접근한 톤과 밸런스는 음악을 더 맛깔나게 들을 수 있도록 잘 표현되었다. 그의 음악적 가능성은 이번 작업으로 인해 완전히 확장되었고, 앞으로의 그의 음악이 어떻게 달라질지 한층 더 기대하게 만든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