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우미진(Mijin Woo) [Cosmic Dance] Four Hands Music/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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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jin Woo <Cosmic Dance> Four Hands Music/2022
우미진 : Piano
1 Cosmic Dance
2 Iris
3 Enigma
4 Flow like a River
5 Where You Stay
6 Night Sky
7 Five Drops
8 Water Print
9 Consolation
세련된 작곡, 단단하고도 깔끔한 연주
피아니스트 우미진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음악인이다. 재즈 연주자, 출강, 유튜브 운영, 잡지사 기고 등. 하나만 해도 힘든 세상인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세상과 만나며 재즈를 설파한다. 코로나 시기에 그 왕성한 에너지를 어찌 억누르며 살았을까 싶기도 한데, 역병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그녀의 독주가 세상으로 나왔다.
동명 타이틀 곡 ‘Cosmic Dance’는 확실히 귀를 사로잡는다. 과감한 화성 전개, 복잡한 박자를 능숙히 다루는 솜씨, 유려한 인앤아웃, 양손의 조화, 드라마틱한 서사, 독주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다음 곡 ‘Iris’에서 한 템포 쉬어간다. 왈츠 곡으로 친근한 멜로디를 안정적으로 연주한다. 다음 곡 ‘Enigma’는 ‘Iris’에 가까운 무드를 이어가는데 키스 자렛이 실황에서 앵콜을 연주하는 분위기의 곡으로 그녀의 서정적 내면을 느끼게 된다. 이후 ‘Where You Stay’는 묘한 감흥을 주는 곡이다. 현대 클래식과 재즈 중간 사이의 연주를 진행하다, 곡 중간에 드뷔시 풍 인상주의 음악으로 돌연 다른 풍경을 펼친다. ‘Five Drops’와 ‘Water Print’는 거울상처럼 물의 이미지를 공유하는 곡인데 비와 호수를 시각화하려는 연주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클래식의 화성과 재즈의 화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잔잔한 파문을 마음에 남긴다. 확실히 우미진은 클래식을 전공한 장점을 이 앨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풍부한 화성을 곡에 따라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키스 재럿, 브래드 멜다우, 프레드 허쉬 같은 현대 재즈 피아노의 거목들의 터치도 적절히 덧입힌다.
단 개인적으로 총 9곡 중 ‘Cosmic Dance’와 같은 첨예한 작곡과 연주가 한 두개 더 있었으면, 또는 첫 번째 트랙의 기세를 발전시키고 이어나갔으면 이 작품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맞추며 청자를 음악적으로 더 장악하지 않았을까. 작품의 목적이 위로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더 깊은 미학이 목적이라면 다음 작품에서 한 번 더 기대하고 싶다. 사정없이 날카로운 연주로 듣는 이를 난도질 했으면 한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여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