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홍선미 Sun-Mi Hong [Third Page ; Resonance] Edition/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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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Mi Hong <Third Page ; Resonance> Edition/2022
홍선미 : Drums
Alistair Payne Trumpet
Chaerin Im Piano
Nicolo Ricci Tenor Sax
Alessandro Fongaro Acoustic Bass
1.Care Less
2. Blind
3. 0191
4. Screams Like Vapours (Improv)
5. Letter with No Words
7. Home
8. Screams Like Vapours (Encore)
이지적인 선율과 사운드 통해 내부로 응축된 에너지
미국과 유럽 무대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국내 출신 연주자들의 수가 조금씩 증가해가는 추세에 있다는 걸 이제 여간한 국내 재즈 팬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베이스나 드럼 같은 리듬 파트 주자들의 등장이 간헐적이지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필자에겐 상당히 반갑고 고무적인데, 지금 소개할 홍선미 또한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해오고 있는 한국출신의 젊은 여성 드러머다. 드러머 임에도 그녀는 일찌감치 자신의 팀을 구성하고 또 스스로 만든 오리지널 곡을 중심으로 승부를 해왔다는 점에서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연주에만 국한되지 않은 종합적인 뮤지션쉽을 추구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최근작인 이 작품은 그런 그녀의 도전이 이제 가시적인 성장지점에 도달했다는 걸 확인케 해준다.
첫 앨범인 <First Page>때부터 들려주었던 현대적이며 지적인 작곡은 여전한 가운데 곡의 구성미, 흐름이 더 설득력을 갖게 되었으며 동시에 그녀를 포함한 레귤러 밴드멤버들의 표현력과 앙상블의 응집력 또한 확실히 레벨 업했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Blind’ 를 비롯해 ‘Letter with No Word’ 같은 곡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만으로는 드러머가 리더이며 작곡가라는 사실을 쉬이 짐작하기 힘들만큼 이지적인 선율에 템포도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솔로보다는 전체 앙상블의 묘미가 잘 드러나 있으며 음향 밸런스의 측면에서도 드럼에 무게추가 쏠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른 면을 보여준다. (오히려 드럼이 뒤로 적당히 쳐져 있는 경우가 더 많게 들린다) 심지어 트럼펫과 타악의 듀오 즉흥 연주곡인 ‘Screams Like Vapours’ 같은 곡에서조차 홍선미는 자신의 가진 기량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예전 라이브 무대에서 봤던 그녀의 드럼 연주실력은 피지컬적으로도 뛰어났었다)대신 일정한 패턴과 그루브를 바탕으로 정갈한 솔로를 들려주는 등 전체 앙상블과의 균형미에 자신의 포커스를 가장 크게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편 앨범 전체 수록곡들 가운데 가장 에너지가 넘치고 다이내믹함이 강조된 ‘As We Are’ 같은 곡은 트럼펫과 색소폰의 긴장감 넘치는 솔로 바이브와 이에 센스 있는 호응을 해주는 임채린의 피아노가 곡의 전체 틀을 넘어서지 않는 가운데 자신들의 즉흥연주를 내실 있게 담아내고 있다. 음악적 흐름상 실제로 마지막 엔딩곡이라고 볼 수 있는 ‘Home’ 은 그녀의 애수 띤, 그러면서도 감정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내적인 서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고즈넉한 트랙. 현재 가장 상종가를 치고 있는 영국의 레이블 에디션의 서포트를 받은 점도 그렇고 홍선미의 현재와 미래는 여러모로 긍정적이며 코리안 재즈 파워를 선명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재원이라고 생각된다. 올 상반기 한국 재즈 신이 얻어낸 아주 인상적인 수확!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