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Junghyun Lee) <Pure Mind> Self Produce/2023

 

 

이정현 Piano

강환수 Bass

김종국 Drums

이수정 Alto Sax

신명섭 Tenor Sax

 

1.Shimmer

2.Guppies

3.여운(Lingering)

4.Texture

5.Up In The Air 4

6.Pray

7.Inner Sadness

8.Irony

 

 

자신의 음악적 의도 ‘순수’하게 담아낸 데뷔작

재즈 피아니스트 이정현의 음반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인터넷 서핑이었다. 이정현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글쓴이가 잘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고 또한 앨범 보도 자료에 있는 ‘MZ 재즈 뮤지션’이라는 표현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서핑 결과 올해 동아방송예술대학교를 학사 졸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그렇다면 이제 20대 초반의 젊은, 말 그대로 ‘MZ’였다.

그 동안 솔로 피아노부터 트리오, 쿼텟 등 다양한 편성으로 활동해왔다고 하는데 그만큼 음악적으로 특출난 학생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그녀는 유튜브 채널(정현이요)을 운영하며 음악 외에도 일상생활 브이로그를 업로드하고 있던데 이러한 소통의 자세 역시 MZ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무 사전정보 없이 본 작만 들었을 때는 어느 정도 연륜(?!)이 있는 뮤지션이라고 예상했는데 유튜브의 앳된 이정현을 보고 다소 놀랐다. 머랄까, 음악적 내공이 겉보기와 달랐다고나 할까(좋은 의미로).

이정현은 본작을 통해 ‘나의 노래들이 당신에게 닿는다면 어떤 여운을 남길까요?’라고 묻고 있다. 그녀의 유튜브를 참고하면 음악을 하면서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는 꿈이 있었다고 하는데 비로소 본작으로 꿈이 실현됐고 연주자로서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와 닿을지 고민한 결과로 이번 앨범이 완성된 것으로 사료된다.

앨범에 수록된 8곡은 모두 이정현의 자작곡으로 앞서 언급했듯 음악적으로 상당히 숙련되고 농밀한 느낌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깊이마저 느껴진다. 몇몇 곡들에서 작곡과 연주에 있어 유러피언 재즈에 영향을 받은 듯 한데 독백과 같은 피아노 솔로 ‘Shimmer’라든지 ‘Guppies’ ‘Pray’에서 서정적이며 섬세한 협주를 감상 할 수 있다. 특히 ‘Inner Sadness’는 엔리코 피에라눈치의 느낌이 엿보일 만큼 감성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었다.

한편 ‘Lingering’ ‘Up In The Air’ ‘Irony’은 알토, 테너 두 대의 색소폰의 유기적인 호흡이 돋보이는 모던한 밥 넘버로 긴장감 있는 전개와 완급조절 그리고 이정현의 혼 운용 방식을 엿볼 수 있는 트랙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좋은 작곡과 의도한 바를 잘 구현한 레코딩 멤버들의 앙상블 등 앨범 타이틀의 ‘Pure’처럼 순수하고 완전한 이정현의 데뷔작이다. 아울러 함께한 실력파 국내 뮤지션들의 서포팅 역시 본작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였는데 어떻게 이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 건지 살짝 궁금해진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