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송남현(Song NamHyun) [마침내 나는 신록의 봉우리를 비집고] Nambong Music/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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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현(Song NamHyun) <마침내 나는 신록의 봉우리를 비집고> Nambong Music/2023
송남현 : Double Bass, Composer
1 마침내 나는
3 낙인과 족쇄
4 두번째 파도
5 낮고 느리게
6 깊은 밤 깊은 곳에
7 만약에 우리
8 몸짓과 말투
9 정원사의 오후
10 Saluto
곡, 연주, 편곡, 3요소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조화!
평소 다양한 음악적 탐식과 함께 과감한 시도로 작품을 만들어 오고 있는 베이시스트 송남현은 콘트라베이스를 주종악기로 다루지만 전형적인 재즈 베이시스트와는 지향점을 사뭇 달리하는 면을 갖고 있다. 물론 그의 음악에 재즈가 일정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 이를 드러내기도 하고 때론 아예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도 하는데, 실제 그가 참여하는 팝 프로젝트 만동에서는 재즈적인 면모를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고 보면 즉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방 트리오도 그렇고 <Beyond Sound> 등 그간 그가 참여해온 어쿠스틱 재즈 편성의 프로젝트들도 재즈의 전통적 접근 방식및 사운드와는 거리가 꽤 있는 편이기에 송남현을 재즈에만 국한해서 바라볼 게 아니라 전천후 음악성을 지닌 동시대 뮤지션으로 이야기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가 커리어 처음으로 작업한 콘트라베이스 독주 앨범인 이 작품 또한 이런 관점에서 바라 볼때 별 위화감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오직 콘트라베이스로만 모든 트랙들이 연주되고 있다는 점에서 재즈의 바이브를 강하게 담고 있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지만, 실제 담겨진 곡과 연주는 그런 모습이 좀체 보이지 않는다.
수록곡 10곡 전부 작곡의 비중이 높은 가운데 타이틀 곡인 ‘신록의 봉우리’나 ‘두 번째 파도’ 처럼 팝이나 록적인 기반에서 즉흥연주로 빌드 업된 곡도 있으며 ‘낙인의 족쇄’처럼 클래시컬한 면을 보여주는 트랙, ‘마침내 나는’이나 ‘Saluto’처럼 고급스런 뉴에이지 같은 면을 드러낸 트랙도 있다. 기본적으로 피치카토를 기반으로 한 베이스 어프로치이지만 보우잉을 적극 활용하기도 하고 또 ‘낮고 느리게’ 같은 곡에서처럼 더빙형태로 스스로 반주와 주선율 연주를 겸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 작품이 필자에게 인상적으로 와닿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베이스 독주로만 모든 사운드를 채웠음에도 단조로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무엇보다 곡들의 핵심인 작곡이 콘트라 베이스 사운드에 잘 어울리게 만들어져 베이스의 질감을 잘 살리면서 동시에 주 선율자체의 미감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세팅이 잘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낮고 느리게’의 록필 가득한 연주와 앨범에서 재즈적인 바이브를 느끼게 하는 유일한 곡이라 보이는 ‘몸짓과 말투’, 그리고 ‘마침내 나는’ 에서의 비애감은 송남현이 그간 선보인 어떤 작품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진한 감흥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악기는 거의 대부분 하나로 이뤄졌지만(일렉트릭 기타 사운드 더빙 파트가 하나 있다) 편곡과 프로듀싱은 여느 밴드 세팅 이상으로 세심한 공을 들인 역작.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