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비센테 아처 Vicente Archer with Gerald Clayton Bill Stewart [Short Stories] Cellar Live/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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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빌 스튜어트, 제랄드 클레이튼, 비센테 아처
Vicente Archer with Gerald Clayton Bill Stewart <Short Stories>
Cellar Live/2023
Vicente Archer - bass
Gerald Clayton - piano
Bill Stewart - drums
1. Mirai
2. Round Comes Round
3. Space Acres
4. Lighthouse
5. Drop Off Dusk
6. 13/14
7. Message To A Friend
9. It Takes Two To Know One
10. It Takes Two To Know One (alternate take)
정갈한 클래식과 재즈의 모던한 표현, 절묘한 배합
리듬 섹션의 중추이자 밴드의 펄스를 담당하는 베이스는 재즈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핵심 중의 핵심 악기이다. 다만 서포터로서의 역할이 너무 강해 베이시스트가 리더작인 경우가 그리 흔치 않긴 하다. 그런 와중에 듬직하고 탄탄한 연주로 인정받는 1975년생 흑인 베이시스트 비센테 아처가 본인의 첫 리더작을 발표한 것이 눈에 띈다. 피아니스트로는 모던 재즈 숙련공이자 스타일리스트인 제럴드 클레이튼이 참여했으며, 또한 현 시대 최고의 테크니션 드러머 빌 스튜어트가 남은 리듬 섹션 자리를 채웠다. 이 특별한 '베이스 트리오'는 음반에서 2000년대 뉴욕 모던 재즈를 높은 퀄리티로 들려준다. 흠결이 없는, 꽉 찬 디테일의 모던 사운드 말이다.
언제나처럼 비센테 아처의 소리는 단단하고 진지하다. 굳이 비르투오소적인 면에서 비교하자면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존 페티투치 같은 명 테크니션들이 앞서 있겠지만, 아처의 소리는 모든 잡기술을 제외한 핵심만을 남기기에 깊은 진정성을 들려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두꺼운 중저음의 톤과 호소력 짙은 보이스는 그만의 매력이다. 더욱이 탄탄한 내공과 더불어 많은 월드 클래스 세션으로 채워진 경험치는 그를 뉴욕에서도 일류로 평가받게끔 도와주었다. 과연 그처럼 베이스 톤만으로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몇이나 있을까?-그가 뉴욕에서 사랑받는 세션인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비센테 아처는 이번 작품에서 2000년대 뉴욕 모던 재즈 색채를 강하게 들려준다. 물론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구성인 만큼 피아니스트의 비중이 높긴 하다. 그러나 앙상블은 결국 모든 멤버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큰 맥락인 법. 제럴드 클레이튼이 이끄는 큰 흐름 속에 빌 스튜어트의 화려한 개인기와 비센테 아처의 진지한 베이스의 합이 그야말로 훌륭하게 다가온다. 기발함과 정교함의 테크니션 드러머와 탄탄한 그루브의 베이스, 그 위에 올라탄 레이드 백 모던 피아니즘은 뉴욕 재즈의 정수를 추려내어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에서 정확히 한 발짝 흑인 하드 밥으로 내디딘, 낭만파 클래식 음악과 흑인 재즈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에 선 이들의 음악은 높은 퀄리티로 뉴욕의 현재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뉴욕 일류들이 모여 완성한 피아노 트리오 수작.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