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팀 번, 행크 로버츠, 오로라 닐랜드 Tim Berne, Hank Roberts & Aurora Nealand [Oceans And] Intakt/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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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팀 번, 행크 로버츠, 오로라 닐랜드
Tim Berne, Hank Roberts & Aurora Nealand <Oceans And> Intakt/2023
Tim Berne: Alto Saxophone
Aurora Nealand: Accordion, Clarinet, Voice
Hank Roberts: Cello
1 The Latter
2 Framed
3 Eez
4 Low Strung
5 Clustard
6 Mortal And Pestered
7 Frosted
8 Fess
9 10tious
10 Sutile
11 Partial 2
12 Peeled
전위 예술의 본질적 의미 담아낸 수작
프리, 아방가르드 예술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렇게 벗어나기 위한 방법들이 하나의 규격화된 방법론으로 점차 굳어버리면서 자연스럽게, 혹은 어쩔 수 없이 클리세를 형성하게 된다. 결국 창조적인 접근과 아이디어는 상당부분 희석되어 버리고 뻔하고 진부한 껍데기만 남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그 중에서 끝까지 자신의 독자적인 길을 만들어가고 창조성을 유지하려는 뮤지션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색소포니스트 팀 번은 이런 관성, 진부함과는 한참 거리가 먼, 진짜 창조적인 접근을 모색해오는 극소수의 도전적인 뮤지션 중 한명이다. 그의 작품들은 최첨단 이론과 현대음악에서 비롯된 방법론들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아웃한 선율과 조성, 리듬을 엮어내는 과정에서 억지스러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개연성과 설득력이 넘치며 무엇보다 그가 만들어내는 사운드의 입체적이며 정형화 되지 않은 흐름 속에 재즈의 오랜 전통적 요소들 또한 세밀한 파편처럼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그의 작품들을 체크하고 미처 못 들어본 음반이 있으면 기회될 때마다 찾아 듣는 편인데, 그가 얼마 전 꽤나 독특한 편성으로 또 하나의 인상적인 전위 재즈 음반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편성부터 절로 관심을 갖게 하는데 그 자신의 알토 색소폰에 행크 로버츠의 첼로, 그리고 이 방면에선 거의 보기 힘든 아코디언 연주자까지 포진해 아주 드문 세팅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전체 12곡중 사전에 작곡해둔 텍스트로 연주된 곡들이 일부 있으며 또 미리 세 사람이 함께 정해둔 암묵적인 틀을 바탕으로 한 즉흥연주를 시도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엿보이는데, 바로 그런 정교함과 개연성 높은 흐름들이 멤버들의 훌륭한 사운드 합을 통해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9번 트랙 ‘10tious’ 와 이어지는 ‘Sutile’ 같은 곡들이 특히 이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거기에 각 연주자들의 자유즉흥연주에 담긴 이채로운 미감이 본작의 가치를 높이 끌어올려준다.
재즈와 클래식, 현대 음악적 요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데 풀어 이어나가는 과정들이 잘 담겨진 이 작품! 깊은 고민과 사유, 뚜렷한 컨셉트도 없이 겉무늬만 프리, 아방가르드를 표방하는 다수의 가짜 뮤지션들이 꼭 듣고서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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