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블랭크폼스, 제이슨 모란, 마커스 길모어 Blankfor.ms, Jason Moran, Marcus Gilmore [Refract]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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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제이슨 모란, 타일러 길모어, 마커스 길모어
Blankfor.ms, Jason Moran, Marcus Gilmore <Refract>
Red Hook Rec./2023
BlankFor.ms: electronics, tape loops, processing
Jason Moran: piano
Marcus Gilmore: drums
1 Onset I
2 Onset II
3 Tape Loop A
4 Affectionate, Painful
6 Tape Loop B I
7 Tape Loop B II
8 Tape Loop B III
9 Eighth Pose
10 Stir
11 Release
12 Little Known
13 Tape Loop C I
14 Tape Loop C II
15 Tape Loop C III
16 Tape Loop D
재즈와 일렉트로닉, 리얼과 디지털의 참신한 상호융합
10년 정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ECM레이블에서 여러 작품을 프로듀싱하고, 색소포니스트 손성제를 주축으로 한 한국 밴드 ‘Near East Quartet’의 ECM 데뷔작을 제작하기도 했던 프로듀서 정선이 뉴욕으로 건너가 자신의 레이블 Red Hook Records를 2020년에 설립했다. 피아니스트 마사부미 기쿠치의 솔로 앨범을 시작으로, ‘Qasim Naqvi / Wadada Leo Smith / Andrew Cyrille’의 협업작이 발표되었고, 이번 앨범이 레이블의 네 번째 작품이다.
BlankFor.ms라는 활동명을 가지고 있는 전자 음악가 타일러 길모어(Tyler Gilmore)와 피아니스트 제이슨 모란의 협업에 드러머 마커스 길모어가 리듬을 도와주고 있는 형식의 이 앨범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먼저 있고 제작을 레이블에 맡긴 케이스가 아니라, 처음부터 프로듀서 정선의 제안으로 음악적 방향까지 함께 논의하며 만들어진 음반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아티스트 매칭, 음악 방향, 앨범 컨셉트 설정 등 제작자의 비전이 없이는 세상에 나오기 어려웠을 만한 작품이다.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전자음악이 모든 장르에 깊게 침투하고 있는 지금, 재즈라는 현장성이 강조되는, 어쩌면 전자음악의 생리와는 그다지 안 맞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음악 안에서도,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가장 단순한 방식은 어쿠스틱 재즈에서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연주를 손만 전자 악기로 옮겨 그대로 연주하는 방식인데, 당장 사운드적인 효과는 볼 수 있지만 양쪽 음악이 효과적으로 잘 결합한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모듈러 신스, 테이프 머신 등으로 현장에서 라이브 연주되는 사운드를 카세트 테이프에 순간적으로 녹음해 루프를 만드는 길모어의 접근 방식은 그런 면에서 음악적으로 대단히 설득력이 있다. 길모어는 뉴 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모란에게 수업을 받은 재즈 학생이기도 했고, 재즈 오케스트레이션 작업도 모란과 이미 했던 터라, 재즈에 관한 깊은 이해, 모란과의 인간적 친밀함도 음악의 결과에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앨범에는 즉흥 연주되는 음악과 미리 작곡되어진 음악이 적절히 믹스되어 있다. 전자 음악적으로 프로세싱되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피아노의 왜곡된 사운드에 또 다시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모란의 순발력과, 즉흥과 작곡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만들어 내는 다이내믹은, 이들의 음악적 창의성에 계속 감탄하게 만든다. 부디 이 프로젝트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 있는 아이디어로 발전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게 되기를 기대한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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