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박진영 <Pastorale> Artbus Company/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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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Young Park
<Pastorale> Artbus Company/2023
박진영 : Piano, Composer, Arranger
김성수 : Acoustic Bass
석다연 : Drums
강효민 Mix & Mastering
1 Pathetique
2 May 8th
3 Autumn Song
4 Children's Playground
5 Wild Flower
6 Dancing Wind
7 Lighthouse
9 Hymn
예전의 기대 웃도는 음악적 성장, 발전의 기록
아마 2009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약관의 나이에 채 미치지 못한, 젊다 못해 어린 피아니스트가 상당한 음악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베이시스트 서영도씨가 필자에게 소개해준 적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해 자라섬 재즈 콩쿠르에 참가해 최종결선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고 나이에 비해 이미 뚜렷하게 잡힌 음악적 성향과 더불어 자신의 감성을 담은 작곡과 피아노 연주로 나름의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며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면모를 들려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듬해 서영도씨가 운영하는 레이블 YDS를 통해 자작곡으로 채워진 첫 앨범 <Graceful River>을 발표한 그 청년은 그 해 버클리로 유학을 떠났고 6년간의 학업을 마친 뒤 2016년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학 가기 전 들려주었던 유러피안적인 음악 성향이 미국 유학으로 인해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되었을지 내심 궁금한 마음으로 그의 신보소식을 기다렸지만, 의외로 앨범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새 앨범을 만들게 되었단다. (본인에게 직접 확인해보니 본작 이전에 이미 두 차례 정도 신작을 위한 녹음을 했지만, 그 결과가 그다지 흡족하지 못한 것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으로 활동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타이밍이 어긋나게 되다보니 결국 해당 녹음들을 앨범으로 만들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음악적인 준비를 다시금 새롭게 하고 멤버들 역시 새로이 구축해 녹음한 것이 지금 소개할 <Pastorale>이다. 첫 앨범에서 13년이라는 시간간격을 두고 발매된 작품이기에 뮤지션으로서 그간의 변화, 성장이 한눈에 그려질만큼 선명하게 보이는 게 특징인데, 그가 첫 앨범에서 들려주었던 리리컬한 멜로디의 작곡과 즉흥연주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유지하되, 그 안에서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언어와 표정들을 담고 있으며, 특히나 그의 피아노 연주력, 터치, 음색, 다이내믹등 모든 면에서 그 시절보다 괄목할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이 작품은 연주자와 녹음 스튜디오, 엔지니어링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국내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이 정도 양질의 음향 상태를 담고 있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강약을 유연하게 조절하면서 동시에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즉흥연주인데 Children's Playground 와 Dancing Wind, Wandering 같은 곡에서 들리는 그의 피아노 솔로는 과거의 여리고 풋풋함 따윈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세련됨과 명료함, 그리고 다이내믹으로 잘 채워져 있었다. 미국에서 유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의 음악적 주류에 함몰되지 않고 오래 전부터 갖고 있는 자신의 본질적인 성향과 지향점을 유지하는 심지도 인상적이며, 또 동시에 그곳에서 배운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적절히 잘 체화시켜낸 것도 호감을 높여주는 요인. 다만 리듬적으로 마련해둔 일정한 틀 안에서 가급적 벗어나지 않고서 상호간의 인터플레이를 이어가려는 느낌이 드는데, 이게 어떤 의도인지는 대략 짐작이 가지만 최소 두어 곡에서 좀 더 폭넓고 제한을 두지 않는 상호 트리오 연주로 진행을 했으면 앨범의 음악적 다양성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적 성장은 작, 편곡, 연주 모든 면에서 확인이 되기에 기쁜 마음으로 이 작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