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마세이 오바라 쿼텟 Maciej Obara Quartet [Frozen Silence] ECM/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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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iej Obara Quartet <Frozen Silence>
ECM/2023
Maciej Obara - Alto Saxophone
Dominik Wania - Piano
Ole Morten Vågan - Double Bass
Gard Nilssen - Drums
1. Dry Mountain
2. Black Cauldron
4. High Stone
5. Rainbow Leaves
6. Twilight
8. Flying Pixies
폴란드 재즈신의 저력, 예상이상으로 크고 두터워
색소폰 주자 마세이 오바라는 ECM 세 번째 정규작인 이번 앨범 <Frozen Silence>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ECM에 맞춰 이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인상을 준다. 그가 2000년 중반 폴란드 재즈 신에 처음 등장 할 당시만 해도 트리오 연주를 통해 하드 밥에 기조를 둔 호방하면서도 다이내믹한 블로잉과 즉흥 연주를 상당히 멋지게 표현해 왔었다. 또한 폴란드 재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인 코메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음악적으로 표현해 오기도 했고, 자국의 레전드 트럼페터 토마스 스탕코와 함께, 그리고 자신의 쿼텟으로 국내에도 내한해 마니아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한편 ECM에서 쿼텟으로서의 첫 데뷔작인 <Unloved>를 통해서 재즈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는데 실제로 토마스 스탕코와 함께 해왔던 동향의 피아니스트 도미닉 바니아와 이전부터 인연을 맺어 왔던 노르웨이 출신의 뮤지션인 베이시스트 올레 모르텐 바간, 드러머 가르 닐센으로 구성된 이 쿼텟은 확실히 기존의 그가 보여줬던 음악적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른 정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또한 피아니스트 도미닉 바니아와의 호흡은 이 작품에 음악적으로 큰 존재감을 보여줬었으며, 올레 모르텐 바간과 가르 닐센과의 탄탄한 앙상블을 통해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음악적 매력을 강렬하게 새기고 있다. 이 후 발표한 <Three Crowns>은 한층 두터워진 연주와 뛰어난 오리지널 작곡이 더해지면서 서정성과 감성들이 조화롭게 이뤄지고 쿼텟으로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소개하는 신작 <Frozen Silence>은 이러한 구성들을 좀 더 밴드 내부로 갈무리하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면은 첫 곡 'Dry Mountain'에서 잘 드러난다. 바니아의 피아노 인트로와 함께 공간을 유영하듯 펼쳐지는 그의 연주는 절제된 감정선을 그려가다 중간 중간 공간을 찌르듯 짧은 호흡의 즉흥 연주를 펼치며 긴장감을 더하는 방식을 취한다. 동명 타이틀 ‘Frozen Silence’ 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 상당한 매력을 전해준다. 앙상블 자체가 타이트하지 않음에도 멤버들의 응집력이 돋보이는 트랙. ‘Waves Of Glyma’ 은 동명 타이틀과 더불어 글쓴이 개인적으로 음반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곡으로 공간을 활용한 여백을 이용하다 중반부 오바라의 솔로 이후 펼쳐지는 바니아의 피아노 솔로는 꽤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전반적인 역할을 바니아에게 위임하는 느낌도 주지만 이들을 뒷받침하는 전체적인 리듬 섹션 역시 이들이 활개칠 수 있도록 공간을 오픈하며 탄탄한 연주를 선보인다. ECM 레이블 특유의 리리컬한 감성이 강렬하게 스며들고 있음에도 그의 연주는 섬세하고 서정적이면서도 오넷 콜맨의 영향이 다소 느껴지는 야누스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2017년 이후 꾸준히 함께 해온 이들의 역량이 담겨진 멋진 작품으로 자신의 개성을 유지하며 발전해 가는 리더 마세이 오바라의 음악적 역량 또한 확인할 수 있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