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이부영 Buyoung Lee [애호가의 호흡] KDM/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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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애호가의 호흡> KDM/2023
연주와 보컬, 소리와 공간이 하나로 수렴하는 순간
그러고 보면 보컬리스트 이부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소편성으로 노래해왔다. 첫 데뷔작인 <One Day>에선 롭 반 바벨과 함께 피아노-보컬 듀오로, 두 번째 앨범인 <Reverie>에서도 피아노-기타-베이스에 트럼펫이 가세하는 편성이었고 이후 발매된 그녀의 모든 작품들은 아무리 악기가 많아도 결코 트리오 세팅을 넘지 않았다. 더욱이 한 가지 주요한 점, 모든 리더작에선 드럼파트가 다 제외되어 있었다. 타악의 강하고 선명한 어택과 소리의 볼륨감, 리듬을 강하게 규정하는 식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우면서도 각 악기 소리의 내밀한 표정, 뉘앙스를 담아내고, 연주자들과 함께 정치하면서 선율적인 인터플레이를 더 살리고자 의도한 이부영의 컨셉트를 초기시절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방향은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적잖은 시간을 거쳐 서로 교감을 나누어가며 이부영의 고유한 음악성이 되어 이제는 어색함 없이, 마치 자신의 일부인양 잘 묻어나는 느낌을 전해주는 경지에까지 도달했다.
지난 해 말 발표한 이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이제는 이부영의 오른팔격인 동료들, 클라리넷을 포함한 색소폰 파트의 여현우, 기타리스트 박윤우가 여전히 단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듯 이들에겐 확실한 음악적 교집합이 있으며 보컬과 연주의 밸런스 또한 누가 서로 우위에 있다는 느낌보단 거의 동등한 시선으로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그림을 훨씬 더 많이 보여준다. (이부영은 자신이 보컬이고 리더임에도 음향 밸런스의 측면에서 전면부에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수년 전 그녀와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마 윈스턴의 음악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더욱 더 강한 인상을 받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지금 그녀가 나아가는 방향은 노마 윈스턴을 어느 정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며, 좀 더 트래디셔널한 재즈의 스윙감과 루바토, 레이드 백을 기반으로 하고, 거기에 그녀가 갖고 있는 감성의 오리지널리티가 함께 어우러져 고유한 음악 색을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즈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오랜 취향과 스탠더드 넘버에 대한 애정을 한껏 담아내되, 그간의 음악적 시도 과정을 통해 잘 쌓아온 앙상블까지 다시 한 번 잘 녹여낸 이 작품. 최소한 국내에선 이런 성격의 음악을 이 정도 수준으로 소화해내는 팀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나 싶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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