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로이 하그로브 Roy Hargrove [The Love Suite ; In Mahogany] Blue Engine/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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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 Hargrove <The Love Suite ; In Mahogany> Blue Engine/2023
Roy Hargrove, : Trumpet
Jesse Davis, Alto sax
Ron Blake, Tenor Sax
Andre Hayward : Trombone
Marc Cary : piano
Rodney Whitaker : bass
Gregory Hutchinson : Drums
1 The Love Suite: In Mahogany – Introduction
2 The Love Suite: In Mahogany – Young Daydreams (Beauteous Visions)
3 The Love Suite: In Mahogany – Obviously Destined
4 The Love Suite: In Mahogany – Stability
5 The Love Suite: In Mahogany – The Trial
6 The Love Suite: In Mahogany – Into the Outcome
7 The Love Suite: In Mahogany – Outro and Band Introductions
젊고 반짝이던 천재적 뮤지션의 초기 기록
루이 암스트롱, 디지 길레스피, 마일스 데이비스, 윈튼 마살리스 이후 이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트럼페터가 또 있을까? 2018년 우리와 갑자기 이별했던 명 트럼페터 '로이 할그로브'에 대한 얘기다. 동시대 활동한 이들중 그만큼 음악적으로 우아했던 이가 없었고, 그보다 전통 재즈에 능했던 이가 없었으며, 그만큼 흑인 그루브에 능숙한 이도 없었고, 그보다 펑키(Funky)함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트럼페터도 없었다. 1969년생으로 마흔아홉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짧은 시간만 우리와 함께 했지만, 그가 남긴 레퍼토리들이 우리에게 남긴 흔적을 찾아보자면 아직도 흔하게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음반은 그런 그의 유작이다.
1993년 할그로브가 '재즈 앳 링컨 센터' 공연의 일환으로 앨리스 툴리 홀에서 지휘 및 연주를 맡은 적이 있다. 그때 그 기록이 30여년이 지난 지금 빛을 보게 된 것. 멤버로는 로이 할그루브를 필두로, 65년생 색소폰 론 블레이크, 67년생 피아노 마크 캐리, 68년생 베이스 로드니 휘태커, 70년생 드럼 그렉 허친슨이 메인 밴드를 맡았다. 그에 더해 게스트 뮤지션으로 65년생 알토이스트 제시 데이비스, 73년생 트럼본 안드레 헤이워드가 참여했다.
연주자들의 출생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당시 30대가 단 한 명도 없다! 전부 당시 뉴욕에서 인정받던 20대 신인들의 강렬한 무대였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다면 만 23살 시절, 로이 할그로브의 시작은 어떠했을까? 그는 모차르트 같은 천부적인 천재 형이었을까?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었을까, 아니면 노력형이었을까? 대기만성형일 수도 있을테고, 그 여러 타입 중 어디에 속했을까? 이와 관련한 귀한 자료중 하나가 바로 이 음반이다.
그럼 그때 연주자로서 어린 그의 수준은 어느 정도로 가늠할 수 있을까?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전통과 기본에 매우 능숙한 상태로 평가해본다. 기본기 없는 파격은 다소 위험성을 감수하게 마련인데, 로이 할그로브의 연주에서는 그런 걱정을 일말도 남기지 않는다. 그저 완벽한 상태의 비밥 이해도랄까. 게다가 작곡 적으로도 뛰어나며, 모던 화성학에도 능숙하다. 각종 토닉 시스템 작곡 기법을 적극 활용했고, 존 콜트레인 이후 시대의 이론적 접근법을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기발하게 요리해냈다.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빼면 실상 총 5곡으로 많지는 않다. 그마저도 작곡과 즉흥 연주 부분을 제외하면 로이 할그로브가 직접 관여한 부분은 생각보다 적다. 그럼에도 이 음반은 트럼페터 로이 할그루브의 젊은 시절 천재성을 가감 없이 잘 들려준다. 번외로 마지막 트랙에서 로이 할그로브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하는 장면은 귀엽기도 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영웅담의 초기 날개짓이 담긴 기록물.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