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 프레드 허쉬 Fred Hersch [Silent, Listening]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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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Hersch <Silent, Listening> ECM/2024
Fred Hersch : Piano
01 Star-Crossed Lovers
02 Night Tidelight
04 Silent Listening
05 Starlight
06 Aeon
08 The Wind
09 Volon
10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11 Winter Of My Discontent
레이블 이적으로 인한 본격적 변화의 조짐?!
한국에서 재즈음악이 소개되고 저변이 조금씩 확대되면서 지난 몇 십 년을 돌아볼 때, 대중들에게 보다 폭넓게 사랑받는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확실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피아니스트들은 에디 히긴스, 듀크 조던, 키스 재럿, 빌 에번스 정도로 나올 수 있을 터인데,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정서는 섬세함, 서정성, 따스함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매년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의 연주와 음악도 이런 정서적 공감이 매우 높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여겨진다. 기본적으로 피아노를 매우 젠틀하게 다루는 터치감 뿐만이 아니라 부드러운 흐름과 적정한 절정, 그리고 안정적인 마무리까지. 사실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그의 장기는 스탠더드 해석에서 매우 적확하게 드러난다. 다성적인 연주 속에서 타악기적인 리듬과 긴 멜로디 호흡이 공존할 뿐만 아니라 하모니의 배열 또한 매우 신선할 때가 많다. 음악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의 개성을 듣는 재미도 있을뿐더러, 작곡에서는 더욱 확고히 그의 정체성이 느껴진다.
수십년의 내공이 프레드 허쉬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현재의 세계적인 팬덤을 이루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프레드 허쉬의 음악이 2022년 ECM과 만났을 때, 사실 이제껏 자유로이 해 왔던 활동들과는 비교해 어떤 차이를 들려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ECM을 대표하는 유럽 출신 뮤지션인 트럼페터 엔리코 라바와의 듀오 앨범인 <The Song is You>로 ECM에 입성하였는데, 프레드 허쉬의 개성과 엔리코 라바의 공간감 있는 연주가 어우러진 꽤 괜찮은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신작 <Silent, Listening> 은 프레드 허쉬의 본격적인 솔로 앨범으로 ECM의 분위기를 한껏 받아들인 듯한 스타일의 연주가 눈에 띈다. 첫 트랙은 빌리 스트레이혼의 Star-Crossed lovers. 발라드에 일가견 있는 프레드의 아름다운 인트로와 연주를 여전히 들을 수 있었지만 뒤이은 오리지널 곡들은 꽤나 아방가르드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2018년 발매했던 <Open book> 에서도 인상주의적 색채감을 들려주었지만 라인의 구성이나 보이싱의 선택, 공간감의 활용은 확실히 좀 더 ECM 스럽다고나 할까. 이전보다 훨씬 담백해졌다고 이야기해도 그 의견에 동의하겠지만, 프레드 허쉬의 음반이 맞나 하고 다시 한 번 확인할 만한 음악이라는 지점도 충분히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곱곡의 오리지널과 네 곡의 발라드를 수록한 이 앨범은 아름다운 폴라로이드 사진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정적인 순간들이 산재해 있다. 개인적으로는 프레드의 다큐멘터리적인 동적 흐름도 매우 즐거운 감상 포인트였는데 만약 이런 점을 기대한다면 상당히 다른 태도로 감상해야 할 것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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