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윤 <A Tadd of Fat Birds> Yooyouncho Music/2023

 

조유윤 : Guitars

Brendan Mark : Tenor Sax

Aron Caceres : Acoustic Bass  

Maxwell Filipiak : Drums 

 

1. Relaxin’ at Camarillo (C. Parker) 

2. Lullaby in Rhythm (B. Goodman, E. Sampson, C. Profit & W. Hirsch)  

3. Our Delight (T. Dameron) 

4. Heaven’s Doors Are Open Wide (T. Dameron)  

5. Dexterity (C. Parker) 

6. A Tadd of Fat Birds (Y. Cho)  

7. Billie’s Bounce (C. Parker)

 

비밥의 고유한 맛 제대로 체득한 젊은 기대주!

기타-색소폰-베이스-드럼의 쿼텟 편성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결론부터 말해 클래식한 비밥의 풍미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앨범 타이틀에서부터 피아니스트 태드 대머론과 트럼페터 팻츠 나바로, 알토이스트 찰리 파커 같은 비밥 시대의 거장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은 단어조합으로 센스 있는 작명을 보여주고 있는데, 담겨진 음악 또한 그에 걸맞는 찰지고 감칠맛나는 비밥의 연속이다.

이 앨범의 주인공인 기타리스트 조유윤은 2018년부터 소왓놀라 밴드의 오리지널 멤버이자 리더로서 활동해왔으며 이후 2021년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그 시기에 과감하게 뉴욕으로 이주해 현재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비밥 기타리스트 파스콸레 그라소에게 사사하고 지금까지 그곳에서 활동해오고 있는, 행보만으로도 도전적인 마인드로 충만해 있음을 짐작케 하는 연주자다. 그가 얼마나 비밥에 진심인지는 앨범 첫곡 Relaxin' at Camanrillo 에서부터 바로 감을 잡을 수 있는데, 전형적인 미드템포 스윙에 테너 색소폰과 기타의 비밥 프레이즈 조화가 오래전 빈티지한 재즈의 정겨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활동했던 기타리스트들 가운데 이 정도로 비밥에 뚜렷이 천착했던 연주자가 있었던가? 필자의 식견으로는 아마 조유윤이 처음일 것이다. 태드 대머론의 명곡중 하나인 Our Delight, 찰리 파커의 Dexterity, Billie's Bounce 같은 비밥 클래식을 모던함 따윈 1도 포함시키지 않고 연주하고 있는데, 심지어 곡 러닝타임 또한 5분을 넘기는 게 없을만큼 깔끔하고 간결하다. (좀 더 즉흥연주의 비중을 높여서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음반 감상에는 별 부족함이 없게 들린다)

유일하게 슬로우 발라드 넘버인 Heaven's Doors Are Open Wide 만 7분이 넘는데, 이 발라드 연주에서 조유윤은 기타 솔로를 길게 가져감으로서 자신의 연주기량이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지 않음을 들려준다. (느린 발라드에서 즉흥솔로를 길게 가져가는 건 악기 불문하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어지는 Dexterity는 완전한 기타 독주로만 2분 정도 연주하고 있는데 잘 정돈된 아티큘레이션등 그의 기타 연주력을 느낄 수 있는 트랙. 마지막 트랙인 Billie's Bounce 에서도 다시 한번 기타 독주로만 마무리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할로우바디 깁슨 기타에서 울려 퍼지는 내추럴한 톤부터, 자연스러운 스윙 리듬감, 감칠맛 나는 코드워크와 비밥 선율등 듣기에 어색한 지점이 전혀 없다. 국내 연주자가 마음먹고 현지 재즈 뮤지션들과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비밥시대를 향한 열렬한 찬가!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