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dada Leo Smith & Amina Claudine Myers

<Central Park's Mosaics of Reservoir, Lake, Paths & Gardens> Red Hook Rec./2024

Wadada Leo Smith: trumpet

Amina Claudine Myers: piano / Hammond B3

1. Conservatory Gardens

2. 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

3. Central Park at Sunset

4. When Was

5. The Harlem Meer

6. Albert Ayler, a Meditation in Light

7. Imagine, a mosaic for John Lennon

담백함속 영적 깊이감 끌어올리는 두 연주자의 깊은 교감

프리재즈를 음악적 성과로 끌어올리기 위한 1960년대의 노력들 중, 가장 성공적인 결합체는 시카고에서 결성된 비영리 재즈 단체인 AACM(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reative Musicians)으로 무할 리처드 에이브람스, 헨리 스레드길, 앤서니 브랙스턴, 레스터 보위 등의 진보적(주로 음악적인 관점이지만 때로는 흑인 인권의 사회성에 관한 정치적 진보성도 띄게 되는) 아방가르드 재즈 뮤지션들과 그들의 음악적 요람으로 시작된다. 트럼페터 와다다 레오 스미스와 피아니스트 아미나 클라우딘 마이어스도 이들과 합류해 프리재즈의 다양한 방향들을 실험 하는 길을 선택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들은 이미 여러 전방위 활동의 커리어를 가진 노년의 선배 프리재즈 뮤지션들로 이 방면에선 확실한 입지를 지니고 있는데, 한번도 두사람이 함께 작업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번 앨범은 2015년 레오 스미스의 헌정곡 Amina Claudine Myers 를 만든 게, 그 단초가 되었을 거라고 한다. 앨범은 레오 스미스가 좋아하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안에 있는 인공호수와 산책로, 그리고 조형물에서 마주하며 조우한 영감들이 주된 주제가 된 스튜디오 라이브 레코딩으로 총 7곡 40여분이 안되는 짧은 구성이지만, 음악적 울림은 훨씬 크다. 사실 크다는 표현보단, 사이즈를 가늠할 수 없는 넓은 사고와 영적의 깊이감을 이 두 베테랑 프리재즈 뮤지션들이 스토리를 자연스레 들려주듯 여유롭게 펼치고 있다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때로는 AACM의 잔향으로 느껴지는 크고 둥근 트럼펫 탑 라인에서부터, 마일스의 정적인 탐구를 연상시키는 뮤트 사운드는 레오 스미스의 음악적 노련함 보단, 감성적 표현에 가깝다.

커리어 초기 프리재즈 피아니스트로 시작했지만 가스펠과 오프 브로드웨이, 그리고 아방가르드 음악들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클라우딘 마이어스는 2024년 NEA 재즈 마스터로 선정된 프리재즈계의 숨은 영웅으로 레스터 보위나 헨리 스레드길등과의 활동으로 더 알려져있다. 앨범의 2번 트랙 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에서 오르간과 트럼펫의 대화는 프리재즈의 다양한 장르적 모습들 중, 비교적 흔지 않은 정갈함과 완성도가 돋보인다.

일본 천년 고도 교토의 용안사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존 케이지가 만든 음악들과 비슷한 Zen 어프로치등이 느껴지는 이 ‘센트럴 파크 앨범’의 울림은 정적인 무게감 사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어루만지는 느낌의 섬세하지만 관대한 음악성도 확인할 수 있다. 피아노 솔로곡인 When Was 의 구성과 내러티브는 82세의 이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피아니스트가 얼마나 현재 재즈 신의 음악들에 귀를 열고 수용하고 있는 지를 들려준다. 비록 대중적인 인지도의 커리어는 아니지만 음악적 무게감, 감흥만큼은 2024년 현재의 어떤 피아니스트들보다 뛰어나다고 봐도 좋을 것 같은 연주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