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아비샤이 코언 Avishai Cohen [Ashes to Gold]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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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ishai Cohen <Ashes to Gold> ECM/2024
Avishai Cohen: trumpet, flugelhorn, flute
Yonathan Avishai: piano
Barak Mori: double bass
Ziv Ravitz: drums
2 Ashes to Gold, Part II
3 Ashes to Gold, Part III
4 Ashes to Gold, Part IV
6 Adagio assai (from Ravel's Piano Concerto in G major)
담백하고 심플한 선율 속 가슴을 저미는 감동
일본의 킨츠키는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붙이는 전통예술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트럼페터 아비샤이 코헨은 낡고 부서진 것을 화려하고 반짝이는 금으로 재창조하는 이 작업의 산출물이 마치 현 시대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이에 영감을 받아 지은 앨범의 타이틀이 바로 <Ashes to gold> 이다. 본 작의 수록곡 제목이기도 한 ‘Ashes to gold’ 는 5부작 모음곡이다. 음악은 플룻의 리드로 포문을 열어 응축된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9분간의 긴 러닝타임을 이끌고 간다. 또한 매우 단순한 멜로디만으로도 우울하며 어두운 감정의 일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치 일종의 오케스트라 같은 사운드를 상상하며 작곡한 곡 같은 느낌으로 매우 극단적이기도 하며 웅장하기도 하다. 특히 이 모음곡이 감정을 울리는 이유는 아비샤이 코헨이 전쟁의 중심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 생사가 갈리는 시점에 음악이라는 작업이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되었던 녹음과 투어를 해야 한다고 피아니스트 요나단은 아비샤이 코헨을 격려했다고 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년을 넘기고 있으며 양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불안과 공포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민간인들의 고통은 언제쯤 사라질 것인가. 이 모음곡은 이런 절망적인 현실을 매우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실제로 강한 진심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아비샤이 코헨의 지난 앨범 <Big vicious>는 매우 스타일리쉬했고 <Naked Truth>는 회화적이었다.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는 또 다른 깊이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놀랍다. 앨범은 ‘Ashes to gold’ 모음곡 외에도 프랑스 근대 작곡가인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 장조의 ‘Adagio assai’ 를 포함하고 있다. 평소 클래식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버전을 애정하며 들었다던 아비샤이 코헨은 그만의 버전을 앨범에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곡은 그의 딸인 아말리아 코헨의 자작곡 ‘Seventh’ 의 담백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트랙으로 마무리한다. 앨범을 처음부터 한 호흡으로 감상하면 왠지 아비샤이 코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절망적인 현실을 이야기하고 불안에 두려워하면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한 인간으로서의 독백이다. 진솔하기에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그런 앨범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