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피터 번스틴 Peter Bernstein [Better Angels] Smoke Sessions Rec./2024
- Johnk
- 조회 수 32
Peter Bernstein <Better Angels> Smoke Sessions Rec./2024
Peter Bernstein : guitar
Brad Mehldau : piano
Vicente Archer : bass
Al Foster: drums
01 Perpetual Pendulum
03 You Go To My Head
04 Born To Be Blue
06 Hazel Eyes
08 Lament
전통과 현대의 중간지점에서 재즈의 뿌리 들여다보다
피터 번스틴의 이번 새 앨범은 전작들과는 좀 다른 결이 있다. 연주와 어프로치는 (당연하게도) 거의 변함이 없다, 현존 가장 중요한 트래디셔널 재즈 스타일리스트로 부드럽고 따듯한 둥근 '빈티지 기타' 톤과 짐 홀 등의 재즈 기타 전통을 이어받은 그의 연주는 역사와 전통의 재즈 기타에 있어서 현 시점 가장 확고한 대변인이기도 하다. 이번 새 앨범에서 그는 전통적인 기타 트리오 앨범을 확장, 피아노에 그의 오랜 동료이기도 한 브래드 멜다우를 초대하고 있다. 또, 80대의 레전드 드러머 알렉스 포스터을 모시고 재즈의 전통을 구현하고자 한다. 사실 드러머 알 포스터는 재즈에서도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는 드러머인데, 기본적으로는 트래디셔널한 성향이지만 모던한 어프로치의 피터 번스틴과 궤를 같이하는 면도 없지 않다. 첫곡 ‘Perpetual Pendulum’ 은 전작 동명 타이틀의 앨범에서 오르간의 래리 골딩스와 존 스코필드의 드러머로도 유명한 빌 스튜어트와 이미 함께한 전력이 있는 곡이다. 미디엄 템포의 하드 밥 스타일의 곡을 드러머 알 포스트의 가벼운 터치가 모던함과 전통을 잘 버무려 주고, 기타 솔로 다음 피아노의 응수는 적극적인 모티빅 아이디어의 브래드 멜다우가 채워주고 있다. ‘Ditty for Dewey’ 는 피터 번스틴의 아들이 드럼에서 들려준 영감을 가지고 만든 하드밥 스타일 넘버로 쿼텟의 막내인 베이시스트 비센테 아처의 센스 있는 베이스 라인들과 베테랑 드러머의 서포트가 매우 돋보이는 곡이다. 스탠더드 ‘You Go to My Head’ 에서 조금 릴렉스한 쿼텟의 대화가 끝나면서 ‘Born to be Blue’ 에선 번스틴의 솔로 기타가 한숨 쉬어가게 만든다.
피터 번스틴의 솔로 기타 연주들은 그가 전통주의자이면서 동시에 또 생각이상으로 모던한 연주자라는 사실을 잘 느낄 수 있는 지점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재즈 기타의 사운드와 구성 때문에 올드한 스타일로만 오해받기도 쉽지만 보이싱이나 코드 멜로디등의 프레이징에서 그가 만드는 화성적 센스들은 다른 21세기 모던 재즈 뮤지션들의 그것들과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편 앨범 타이틀은 사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라함 링컨의 유명한 취임식 연설 중의 일부에서 자주 인용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앨범은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 시점에서 나라의 정치적 견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거기에 더해, 타이틀인 Better Angel 은 중의적으로 자신의 가족들을 천사로 지칭하기도 하는 전형적인 재즈 앨범 작명 센스에서 온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곡 도입부 피아노와 기타의 듀엣 멜로디 보이싱 라인으로 시작하는 루바토 스탑 타임 프레이징은 섬세한 리듬의 교감을 잘 느낄 수 있는 포스트 밥 오리지널이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보편적 재즈 전통을 바탕으로 스타일의 테두리를 넘으려는 시도와 구분되는 종류의 것이며 서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재즈라는 20세기 중요한 음악 양식의 구체적인 보편성을 잘 들려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