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애런 팍스 Aaron Parks [Little Big Ⅲ] Blue Note/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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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ron Parks <Little Big Ⅲ> Blue Note/2024
Aaron Parks Piano, Keyboards
David Ginyard Bass
Jongkuk Kim(JK Kim) Drums, Percussion
Greg Tuohey Guitar
2 Locked Down
3 Heart Stories
4 Sports
6 The Machines Say No
7 Willamina
9 Ashe
힙한 동시대 재즈 스타일에 잘 버무린 대중적 센스
1983년생으로 20대 나이부터 뉴욕 재즈 신에서 핫한 재능의 소유자로 이름이 났던 애런 팍스가 신보를 발표했다. 컬러감이 특출한 스타일리스트 애런 팍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리더작을 발표하며 입지를 넓혀왔는데, 이번 음반은 그의 프로젝트 팀 중 하나인 ‘Little Big’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참고로 리틀 빅 시리즈는 피아노와 일렉 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쿼텟 편성을 기본으로 삼으며 록, 팝, 펑크(Funk), 일렉트로닉 성향을 띄는 음악이다. 이번에도 지난 2장의 음반처럼 출중한 모던 사운드와 완성도 높은 연주력으로 뉴욕 재즈의 현시점과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2018년 <Little Big>, 2020년 <Little Big II> 음반에 이어, 2024년엔 <Little Big III> 음반이다. 이번 세 번째 음반에서도 모던 재즈를 표방하는 음악적인 큰 변화는 없지만, 기존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우선 이전의 섬세함보다 사운드의 힘이 더 늘어난 경향이 엿보인다. 새로운 드러머 김종국의 합류가 밴드 사운드에 변화를 준 것으로, 전체적으로 개인 연주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덕분에 몰입도도 높아졌다. 게다가 편곡적으로도 캐리비언 그루브, 드럼 앤 베이스 그루브도 시도하는 등 음악이 좀 더 활발해졌다.
굳이 비교하자면, 음악의 지향점에서 20년 전의 브라이언 블레이드 펠로우쉽 밴드 사운드와 닮은 면이 많게 들린다. 그 위에 다양한 일렉 기타 톤의 변화를 통해 여러 가지 사운드적인 연출을 입혀냈다. 적재적소에서 아날로그 신스의 개입도 인상적이다. 애런 팍스가 비르투오소 연주자로서의 역량이 극에 달한 연주자는 아니지만, 작곡과 편곡 등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확실히 매혹적인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선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피아노 연주에서 미스 터치 여러 개가 집중을 흩트리기도 한다. 게다가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브래드 멜다우의 솔로 라인에 갇혀있는 점도 보인다. 지난 리틀 빅 2집에 비하면 브래드 멜다우의 2002년 <Largo> 음반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그의 뿌리는 2000년대 초반 일렉트로닉 재즈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보여주기 위한 연주보다 전체의 그림을 중시해 온 그답게 음반이 주는 음악적 일체감과 일관성은 훌륭하다. 특히 프로듀싱에서 큰 재능을 발휘해 온 그이기에 전체 음반의 완성도는 빼어난 수준. 평소 모던 재즈와 유로피언 클래식 성향을 강하게 띄며 상대적으로 프레이즈를 선호하고 멜로디컬한 연주를 즐겨온 애런 팍스이다. 소문난 비르투오소는 아니지만 훌륭한 뮤지션으로서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음반이랄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확실히 있는 작품.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