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Crosscurrents Trio (Feat. Dave Holland, Zakir Hussain, Chris Po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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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사람의 음악적 공통분모는 월드 뮤직, 그리고 압도적인 즉흥연주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유수의 재즈, 월드뮤직 페스티벌과 콘서트 무대에서 이 세 명이 함께 연주해오고 있는 중인데,한시적인 성격의 프로젝트임에도 정식으로 크로스커런츠 트리오(Crosscurrents Trio)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해오면서 음악팬들과 평단의 시선을 끌어왔습니다.
이들이 드디어 자신들의 첫 정규앨범 Good Hope를 발표하며, 음악세계를 본격적으로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두말이 필요 없는 레전드 재즈 베이시스트 데이브 홀랜드는 1946년 생 일흔 셋의 노장으로, 데이브 홀랜드가 참여한 음반은 절대 실패하는 법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만들 정도로 정평이 나있는, 현재 살아있는 최고의 베이시스트중 한명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60년대 말, 마일스 데이비스의 간택으로 ‘일렉트릭 마일스’ 밴드를 거치면서 초창기 퓨전과 재즈의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In A Silent Way, Bitches Brew, Live At the Filmore East 등의 음반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동시대 재즈 뮤지션들의 감식안에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같은 ‘마일스’ 밴드의 동기인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와 함께 프리재즈 프로젝트인 Cirlce 을 필두로 다양한 창의적 작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1973년 발매된 앨범 Conference Of The Birds (ECM, 1973)에서는 모던 프리 재즈 색소포니스트 샘 리버스, 앤서니 브랙스턴, 드러머 배리 알츠슐과 함께, 오넷 콜맨이 주창한 ‘자유’를 자신만의 음악적으로 방향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앨범의 레퍼토리들은 아직까지도 꾸준히 연주되고 있고, 어찌보면 이번 새 앨범 Good Hope도 먼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입니다.
또, 1971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ECM에서 대부분의 디스코그래피를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재즈사에도 매우 중요한 재즈 앨범들을 다수 발표한 바 있습니다.
1975년에는 ‘일렉트릭 마일스’ 동기 드러머 잭 디조넷과 기타리스트 존 애버크롬비와 함께 전설적인 기타 트리오 Gateway 를 만들어 탁월한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했었죠.
1990년에 발표한 앨범 Extensions 은 색소포니스트 스티브 콜맨,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 드러머 마빈 스미디 스미스등과 만든 포스트 밥의 숨겨진 명작이고,올해의 재즈 앨범으로 뽑히기도한 1999년의 Prime Directive 에서는 그가 작곡가로서, 또 밴드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실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스왈로우만큼이나 현대 재즈 신에서 중요한 작곡가가 바로 데이브 홀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스티브 콜맨 대신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가 사이드 맨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뉴욕 신에서 빠르게 떠오르던 ‘영 라이언’ 크리스 포터 역시 이미 20대 후반 부터 수많은 연주와 자신의 리더작등을 통해 선배들의 레이다망에 자주 포착되던 차였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그는 포스트 마이클 브래커의 시대에, 어느 누구보다 가장 중요한 테너 색소포니스트의 한명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스티브 스왈로우, 폴 모션, 팻 메시니, 데이브 더글러스, 스틸리 댄 등의 세션과 사이드맨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20여장의 가까운 리더작 앨범을 발매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자타공인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과 그에 상응하는 감성적 표현까지 장착한 그의 연주가 이번 앨범 Good Hope 에서도 훌륭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또, 앨범에서 3곡 Ziandi, Island Feeling, Good Hope 등은 그의 작곡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스트레이트한 포스트 밥에서부터 아방가르드 프리재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거치면서도, 그의 사운드와 프레이즈는 지금까지 자신의 역할과 주변 음악적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솔로들을 들려주어 왔습니다.
자신의 앨범에서는 리더임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표시하지만, 사이드맨으로 참여하게 되면 가급적 선을 넘지 않는 가운데, 여전히 그룹 안에서 가장 멋진 솔로이스트가 되기도 하는 ‘마력’과 ‘매력’을 가졌다고나 할까요?자키르 후세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퓨전 밴드의 여러 세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1970년대 영국 재즈 기타리스트(‘일렉트릭 마일스의 또 다른 동기!) 존 맥러플린과 인도의 라비 샹카가 만든 월드뮤직 프로젝트 샥티에서 타블라를 담당하며, 재즈 신에 등장하게 됩니다.
존 맥러플린이 마일스 밴드에서 나와 만든 퓨전밴드 마하뷔시누 오케스트라 (Mahavishnu Orchestra)가 인도 음악을 서양관점에서 풀어 보려했다면,자키르 후세인은 자신의 음악을 인도 음악 입장에서 풀어나가려는 노력도 많이 해왔습니다.
특히 인도 타악기 타블라 사운드가 지금의 보편성을 갖는 사운드로 만들어진 현 상업음악 시장에서 그의 역할은 엄청나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그의 타블라 연주는 주변에서 반주 악기 였던 타블라를 메인 악기의 위치로 스포라이트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
또한 인도 음악뿐만 아니라 헐리우드의 영화 음악들에도 피쳐링 해왔고, 다양한 재즈 뮤지션들과 많은 작업을 해왔습니다.
라비 샹카가 팝과 록의 영역에 좀 더 가까웠다면, 자키르 후세인은 재즈를 비롯한 연주 음악에 좀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신작의 트리오의 모태가 되었다고 볼수 있는 크로스커런츠 밴드는타블라에 자키르 후세인, 베이스에 데이브 홀랜드, 색소폰에 크리스 포터, 피아노에 루이즈 뱅스, 기타에 산자이 디베차, 보컬과 바이올린에는 가네쉬 라자고팔란, 그리고 지노 뱅스가 드럼을 담당하는 월드 퓨전 밴드 입니다.
자키르 후세인의 이 프로젝트가 다른 여느 퓨전 월드 그룹과 차별되는 점이 바로 데이브 홀랜드와 크리스 포터라는 쌍포의 막강한 화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애시 당초 퓨전재즈 자체가 현재의 월드뮤직이었고 같은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로 뛰어다니면서,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유능한 솔로이스트와 리듬섹션이 필요했을 겁니다.
이번 새 앨범 Good Hope 는 자키르 후세인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된 것이며, 앞서 언급한 대로 크로스커런츠 트리오라고 일컬어집니다.
동명의 월드 뮤직 프로젝트가 좀 더 ‘퓨전’ 에 가까운 성격의 음악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이 트리오는 좀 더 ‘하드 코어에 가까운 재즈’가 강조된 색채의 곡과 연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촐한 악기 편성이지만, 각 연주자들의 길고도 깊이 있고 다이내믹이 넘치는 솔로연주들을 들을 수 있죠.
잘 알려져 있듯 데이브 홀랜드와 크리스 포터는 이미 지금 시대의 재즈 신을 가장 잘 대변하고 대표하는 중요한 뮤지션들이고자키르 후세인 또한 자신의 본령인 인도음악에서 중동지역의 민속음악, 그리고 재즈와 접목된 월드 퓨전 계열의 음악을 두루 소화하며 지난 4-50여년간 협연자 희망 1순위 타블라 아티스트로 확고히 자리 잡았죠.
2005년 초 존 맥러플린이 처음 조직한 리멤버 샥티의 오리지널 멤버로 한국에 내한한 적이 있기도 합니다.
최근 재즈 트리오 배드 플러스, 기타리스트 리오넬 루에케, 개성 넘치는 컨템포러리 재즈 유닛 니바디 등의 신작 앨범들을 선보이며, 설립된 지 10여년 만에 가파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는영국의 신흥 재즈 레이블 ‘에디션 레코드’에서 발매된 이들 트리오의 새 앨범 Good Hope 에서는 이 세 사람의 유려하면서도 아주 자연스러운 재즈 캐미스트리와 더불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기예를 느낄 수 있는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데이브 홀랜드 특유의 둥글고 커다랗고 중량감이 넘치는 베이스 라인들과 저음 멜로디, 크리스 포터의 풍부한 톤과 절정의 재즈 솔로 연주, 그리고 자키르 후세인의 이국적이지만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그루브와다이나믹한 타악 연주들로 이뤄진 이들 세 명의 인터플레이들은 절정의 기량을 지닌 연주자들이 얼마나 명쾌한 쾌감을 전해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Lucky Seven 과 Island Feeling 앨범 타이틀 곡인 Good Hope 같은 곡들은그간 데이브 홀랜드나 크리스 포터의 다른 정규 재즈 앨범들에서 들어봤음직한 스타일의 작곡으로 점철되어 있어 은근히 익숙하고 관습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명의 괴물 같은 연주자들이 가진 힘과 퍼포먼스는 오직 그것만으로 모든 걸 압도해버리는 대단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J Bhai 와 Mazad Bedouin Trail 같은 곡이 가진 이국적인 스케일과 테마, 인터플레이들은 기본적이 이들 세 명이 함께하려는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의 핵심과 맞닿아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결국 이들은 재즈의 기본과 고유한 특징을 유지한 상태에서 인도음악을 적절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점은 바로 존 맥러플린이 리멤버 샥티에서 보여줬던 부분과도 일치하고 있습니다.
각 주자들은 이들의 음악적 행보를 돌이켜보았을 때 의외로 심플한 구성의 곡 위에서 솔로연주에 집중하면서, 연주자로서의 무게감, 또한 대가로서의 존재감을 담백하면서도 자신있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선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어서 일견 성의없어 보이기는 착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소소한 단점’들은 최상의 연주가들이 들려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곧바로 묻혀버립니다.
일흔 중반의 노장인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 연주는 전혀 끝물이 아니고, 크리스 포터의 색소폰은 두말이 필요 없는 당대 최상이고, 자키르 후세인의 타블라는 프로듀서라면 누구나 샘플링하고 싶은 이유와 매력을 절로 느끼게 해주는,그런 연주가 바로 이들 크로스커런츠 트리오의 첫 데뷔 앨범 Good Hope 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시금 꽃피운 재즈와 인도음악의 콜라보레이션
영국 출신의 더블 베이시스트 명인 데이브 홀랜드와 뉴욕 재즈신의 최전방에 위치한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 그리고 인도 타블라 비르투오소 자키르 후세인. 이 세 사람의 음악적 공통분모는 월드 뮤직, 그리고 압도적인 즉흥연주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유수의 재즈, 월드뮤직 페스티벌과 콘서트 무대에서 이 세 명이 함께 연주해오고 있는 중인데, 한시적인 성격의 프로젝트임에도 정식으로 크로스커런츠 트리오(Crosscurrents Trio)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해오면서 음악팬들과 평단의 시선을 끌어왔습니다. 이들이 드디어 자신들의 첫 정규앨범 <Good Hope>를 발표하며, 음악세계를 본격적으로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글/정수욱
사진/Paul Joseph, Ulli Gruber
Dave Holland & Chris Potter
두말이 필요 없는 레전드 재즈 베이시스트 데이브 홀랜드는 1946년 생 일흔 셋의 노장으로, 데이브 홀랜드가 참여한 음반은 절대 실패하는 법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만들 정도로 정평이 나있는, 현재 살아있는 최고의 베이시스트중 한명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60년대 말, 마일스 데이비스의 간택으로 ‘일렉트릭 마일스’ 밴드를 거치면서 초창기 퓨전과 재즈의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In A Silent Way>, <Bitches Brew>, <Live At the Filmore East> 등의 음반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동시대 재즈 뮤지션들의 감식안에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같은 ‘마일스’ 밴드의 동기인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와 함께 프리재즈 프로젝트인 <Cirlce> 을 필두로 다양한 창의적 작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1973년 발매된 앨범 <Conference Of The Birds> (ECM, 1973)에서는 모던 프리 재즈 색소포니스트 샘 리버스, 앤서니 브랙스턴, 드러머 배리 알츠슐과 함께, 오넷 콜맨이 주창한 ‘자유’를 자신만의 음악적으로 방향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앨범의 레퍼토리들은 아직까지도 꾸준히 연주되고 있고, 어찌보면 이번 새 앨범 <Good Hope>도 먼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입니다. 또, 1971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ECM에서 대부분의 디스코그래피를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재즈사에도 매우 중요한 재즈 앨범들을 다수 발표한 바 있습니다. 1975년에는 ‘일렉트릭 마일스’ 동기 드러머 잭 디조넷과 기타리스트 존 애버크롬비와 함께 전설적인 기타 트리오 Gateway 를 만들어 탁월한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했었죠. 1990년에 발표한 앨범 <Extensions> 은 색소포니스트 스티브 콜맨, 기타리스트 케빈 유뱅크스, 드러머 마빈 스미디 스미스등과 만든 포스트 밥의 숨겨진 명작이고, 올해의 재즈 앨범으로 뽑히기도한 1999년의 <Prime Directive>에서는 그가 작곡가로서, 또 밴드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실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스왈로우만큼이나 현대 재즈 신에서 중요한 작곡가가 바로 데이브 홀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스티브 콜맨 대신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가 사이드 맨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뉴욕 신에서 빠르게 떠오르던 ‘영 라이언’ 크리스 포터 역시 이미 20대 후반 부터 수많은 연주와 자신의 리더작등을 통해 선배들의 레이다망에 자주 포착되던 차였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그는 포스트 마이클 브래커의 시대에, 어느 누구보다 가장 중요한 테너 색소포니스트의 한명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스티브 스왈로우, 폴 모션, 팻 메시니, 데이브 더글러스, 스틸리 댄 등의 세션과 사이드맨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20여장의 가까운 리더작 앨범을 발매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자타공인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과 그에 상응하는 감성적 표현까지 장착한 그의 연주가 이번 앨범 <Good Hope>에서도 훌륭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또, 앨범에서 3곡 ‘Ziandi’, ‘Island Feeling’, ‘Good Hope’ 등은 그의 작곡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스트레이트한 포스트 밥에서부터 아방가르드 프리재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거치면서도, 그의 사운드와 프레이즈는 지금까지 자신의 역할과 주변 음악적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솔로들을 들려주어 왔습니다. 자신의 앨범에서는 리더임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표시하지만, 사이드맨으로 참여하게 되면 가급적 선을 넘지 않는 가운데, 여전히 그룹 안에서 가장 멋진 솔로이스트가 되기도 하는 ‘마력’과 ‘매력’을 가졌다고나 할까요?
Zakir Hussain is Tabla
자키르 후세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퓨전 밴드의 여러 세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1970년대 영국 재즈 기타리스트(‘일렉트릭 마일스의 또 다른 동기!) 존 맥러플린과 인도의 라비 샹카가 만든 월드뮤직 프로젝트 샥티에서 타블라를 담당하며, 재즈 신에 등장하게 됩니다. 존 맥러플린이 마일스 밴드에서 나와 만든 퓨전밴드 마하뷔시누 오케스트라 (Mahavishnu Orchestra)가 인도 음악을 서양관점에서 풀어 보려했다면, 자키르 후세인은 자신의 음악을 인도 음악 입장에서 풀어나가려는 노력도 많이 해왔습니다. 특히 인도 타악기 타블라 사운드가 지금의 보편성을 갖는 사운드로 만들어진 현 상업음악 시장에서 그의 역할은 엄청나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그의 타블라 연주는 주변에서 반주 악기 였던 타블라를 메인 악기의 위치로 스포라이트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 또한 인도 음악뿐만 아니라 헐리우드의 영화 음악들에도 피쳐링 해왔고, 다양한 재즈 뮤지션들과 많은 작업을 해왔습니다. 라비 샹카가 팝과 록의 영역에 좀 더 가까웠다면, 자키르 후세인은 재즈를 비롯한 연주 음악에 좀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신작의 트리오의 모태가 되었다고 볼수 있는 크로스커런츠 밴드는 타블라에 자키르 후세인, 베이스에 데이브 홀랜드, 색소폰에 크리스 포터, 피아노에 루이즈 뱅스, 기타에 산자이 디베차, 보컬과 바이올린에는 가네쉬 라자고팔란, 그리고 지노 뱅스가 드럼을 담당하는 월드 퓨전 밴드 입니다. 자키르 후세인의 이 프로젝트가 다른 여느 퓨전 월드 그룹과 차별되는 점이 바로 데이브 홀랜드와 크리스 포터라는 쌍포의 막강한 화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애시 당초 퓨전재즈 자체가 현재의 ‘월드뮤직’이었고 같은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로 뛰어다니면서,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유능한 솔로이스트와 리듬섹션이 필요했을 겁니다.
본격적인 출발점에 선 트리오
이번 새 앨범 <Good Hope>는 자키르 후세인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된 것이며, 앞서 언급한 대로 크로스커런츠 트리오라고 일컬어집니다. 동명의 월드 뮤직 프로젝트가 좀 더 ‘퓨전’ 에 가까운 성격의 음악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이 트리오는 좀 더 ‘하드 코어에 가까운 재즈’가 강조된 색채의 곡과 연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촐한 악기 편성이지만, 각 연주자들의 길고도 깊이 있고 다이내믹이 넘치는 솔로연주들을 들을 수 있죠. 잘 알려져 있듯 데이브 홀랜드와 크리스 포터는 이미 지금 시대의 재즈 신을 가장 잘 대변하고 대표하는 중요한 뮤지션들이고 자키르 후세인 또한 자신의 본령인 인도음악에서 중동지역의 민속음악, 그리고 재즈와 접목된 월드 퓨전 계열의 음악을 두루 소화하며 지난 4-50여년간 협연자 희망 1순위 타블라 아티스트로 확고히 자리 잡았죠. 2005년 초 존 맥러플린이 처음 조직한 ‘리멤버 샥티’의 오리지널 멤버로 한국에 내한한 적이 있기도 합니다.
최근 재즈 트리오 배드 플러스, 기타리스트 리오넬 루에케, 개성 넘치는 컨템포러리 재즈 유닛 니바디 등의 신작 앨범들을 선보이며, 설립된 지 10여년 만에 가파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영국의 신흥 재즈 레이블 ‘에디션 레코드’에서 발매된 이들 트리오의 새 앨범 <Good Hope> 에서는 이 세 사람의 유려하면서도 아주 자연스러운 재즈 ‘캐미스트리’와 더불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기예를 느낄 수 있는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데이브 홀랜드 특유의 둥글고 커다랗고 중량감이 넘치는 베이스 라인들과 저음 멜로디, 크리스 포터의 풍부한 톤과 절정의 재즈 솔로 연주, 그리고 자키르 후세인의 이국적이지만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그루브와 다이나믹한 타악 연주들로 이뤄진 이들 세 명의 인터플레이들은 절정의 기량을 지닌 연주자들이 얼마나 명쾌한 쾌감을 전해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Lucky Seven’ 과 ‘Island Feeling’ 앨범 타이틀 곡인 ‘Good Hope’ 같은 곡들은 그간 데이브 홀랜드나 크리스 포터의 다른 정규 재즈 앨범들에서 들어봤음직한 스타일의 작곡으로 점철되어 있어 은근히 익숙하고 관습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명의 괴물 같은 연주자들이 가진 힘과 퍼포먼스는 오직 그것만으로 모든 걸 압도해버리는 대단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J Bhai’ 와 ‘Mazad’ ‘Bedouin Trail’ 같은 곡이 가진 이국적인 스케일과 테마, 인터플레이들은 기본적이 이들 세 명이 함께하려는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의 핵심과 맞닿아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결국 이들은 재즈의 기본과 고유한 특징을 유지한 상태에서 인도음악을 적절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점은 바로 존 맥러플린이 리멤버 샥티에서 보여줬던 부분과도 일치하고 있습니다.
각 주자들은 이들의 음악적 행보를 돌이켜보았을 때 의외로 심플한 구성의 곡 위에서 솔로연주에 집중하면서, 연주자로서의 무게감, 또한 ‘대가’로서의 존재감을 담백하면서도 자신있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선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어서 일견 성의없어 보이기는 착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소소한 단점’들은 최상의 연주가들이 들려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곧바로 묻혀버립니다. 일흔 중반의 노장인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 연주는 전혀 끝물이 아니고, 크리스 포터의 색소폰은 두말이 필요 없는 당대 최상이고, 자키르 후세인의 타블라는 프로듀서라면 누구나 샘플링하고 싶은 이유와 매력을 절로 느끼게 해주는, 그런 연주가 바로 이들 크로스커런츠 트리오의 첫 데뷔 앨범 <Good Hope>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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