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romi : Piano

 

1. Kaleidoscope

2. Whiteout

3. Yellow Wurlitizer Blues

4. Spectrum

5. Blackbird

6. Mr. C.c.

7. Once In A Blue Moon

8. Rhapsody In Various Shade Of Blue

9. Sepia Effect

 

 

더 단단하고 풍만해진 그녀의 불혹!

   

히로미의 커리어 2번째 솔로 피아노 앨범은 전작의 선례를 따른다. 그녀의 첫 솔로 작<Place To Be>는 2009년 발매된 것으로 10년 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물론 그 사이 그녀의 발매 앨범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이 이야기하는 솔로 피아노 앨범에 담은 그녀의 이야기는 여느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을 통해 이루어진 색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칙 코리아, 스탠리 클락, 미셸 카밀로, 앤소니 잭슨 등 여러 연주자들과의 교류는 그녀의 음악적 저변을 더욱 확장시켜 냈다. 이러한 그녀의 음악이 어떻게 변형, 발전되어 왔는지를 반추해보고, 또한 앞서 이루어 나갈 그녀의 음악을 위한 이정표와도 같은 이번 앨범의 제목은 <Spectrum>이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같이, 하나의 빛 안에 숨겨진 눈에 보이지 않은 다양한 색은 우리가 단정 지을 수 없는 미래와 같다. 또한 미처 깨닫지 못한, 지난 시간에 숨겨진 가치와도 비슷하다.

 

‘피아니스트의 소리는 나이와 인생의 모든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라고 이야기한 히로미는 이렇듯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돌이켜보고 싶었던 것이다. 또한 연주에 대한 언급에서 사용되는 ‘음색’이라는 표현과 같이 그녀는 피아노가 가지고 있는 소리를 색에 빗대어 표현하고자 하였다.

 

앨범의 첫 곡 ‘Kaleidoscope’ 은 앨범 전체의 색을 아우르듯 빠르게 연주된다. 미니멀리즘을 떠오르게 하는 주기적 패턴 형태의 연주는 각각 다른 색상으로 변형될 음악의 시발점을 알린다. 이와 맞닿아 있는 ‘Yellow Wurlitzer Blues’ 의 펑키한 그루브는 스펙트럼의 충돌과 같이 힘있게 다가온다. 그녀와 뜻깊은 인연을 갖고 잇는 칙 코리아에게 경의를 표하는 그녀의 마음은 “Mr. C.C.에 담겨 있다(또한 이 곡은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녀가 친구들과 모일 때 가장 좋아하며 즐겨 연주한다는 비틀즈의 ‘Black Bird'는 그녀가 누군가를 위해 연주하기보다 한 사람, 나 자신을 위해 노래하듯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히로미는 이번 앨범에서 지난 시간을 함축하여 담아내고 있다. 지난 솔로 피아노 작보다 더욱 성숙해진 이 작품은 지금까지 살아온 그녀의 인생을 올곧게 투영하고 있다  

 

글/김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