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오데드 츠루 Oded Tzur [Here Be Dragons] ECM/2020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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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음악적 요소 접목한 색다른 서정무드
이스라엘 출신으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젊은 색소포니스트 오데드 츠루, 올해 35살로 ECM은 올해 첫 데뷔를 했고, 이미 샤이 마에스트로 같은 동향의 연주자들과 전부터 함께 작업하고 연주해 왔다. 그의 ECM 데뷔앨범은 재즈의 전통 속에서 잘 진화 되어온 유러피언 재즈의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스윙한 리듬과 강렬한 사운드나 모던한 화성들은 없지만, 악기구성이나 연주 접근의 즉흥성, 사운드 메이킹과 테크닉은 분명 재즈에서 출발한 모습을 띄고 있다. 이외의 음악적 재료는 그 자신의 개인적인 스토리를 전개하기에 충분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테너 색소폰을 마치 다른 전통 악기처럼 연주하듯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사실 인도 음악을 오랫동안 연습하면서 생긴 자신만의 아티큘레이션과 다이내믹의 컨트롤이 연주의 핵심에 있는 듯 보인다.
인도 ‘라가' 음악을 재즈 발라드, 특히 유러피언 재즈 스타일로 옮기면서 새로운 무드를 완성시키는 첫 곡 ’Here Be Dragons‘를 시작으로 공간과 여백의 다이내믹을 구분해 매우 잘 사용하는 인터플레이를 들려주는 ’20years’ 에서는 이 쿼텟의 케미스트리도 준수함을 보여준다. 앨범의 피아니스트 니타이 헤르스코비츠(Nitai Hershkovits) 역시 이 루바토 연주를 잘 컨트롤해주고 있다. 역시 이스라엘 출신인 그도 최근 매우 주목 받는 연주자로, 창의적인 연주와 깊이 있는 톤을 들려주고 있는 인물. 템포가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
‘Miniature’ 로 이름 지어진 3곡의 조곡은 피아노, 베이스, 색소폰이 솔로 독주로 스토리텔링의 여러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독백들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의 베이시스트 페트로 클람파니스, 미국 출신의 드러머 조나단 블레이크가 합세한 곡 ‘The Dream’ 에서는 조금 더 다이내믹과 템포를 높였지만 반복된 3마디 뱀프를 2박과 3박의 메트릭 모듈레이션을 이용한 오스티나토로 사용된 배경 위에서 절제된 감성을 연주한다. 이 역시 인도 ‘장단’의 리듬과 멜로디를 유러피언 재즈로 해석한 것인데, 다만 마지막의 팝 멜로디 커버는 감성과 기술의 밸런스를 스스로의 족쇄처럼 사용한 게 아쉽게 들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연주자는 다음 앨범에서 더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 같다.
글/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