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20년 정도의 시간동안 국내 재즈 신에서 연주자및 교육자로 활동해오고 있는 베이시스트 최은창이 커리어 처음으로 책을 펴냈다. 보통 연주자들이 쓰곤 하는 교재는 아니며, 그렇다고 재즈관련 역사 개론서와도 일정부분 성격을 달리 하는 이 책은, 간략하게 말하자면 저자가 지금까지 바라보고 체득해온 재즈라는 음악의 본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스스로의 솔직하고도 충실한 답변이라고 말하는 게 적절할 듯 하다.

재즈가 지난 120년여 세월동안 미국에서 태어나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어준 표현방식인 스윙과 블루스, 그리고 즉흥연주에 대해 저자인 최은창은 최대한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본질에 가깝도록 자신의 시각으로 풀어 설명해내고 있다. 뮤지션의 관점을 담고 있으면서 상황에 따라 칼럼니스트의 태도도 취하는 그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역사적 내용도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적어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과장없이 솔직하게 재즈에 대한 가치관을 풀어내고 있어 어느 정도 이해가 있는 재즈 애호가들이라면 읽어 내려가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또 한가지 이 책의 중요한 장점은 다수의 재즈 팬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가들의 명연주, 명반들을 좀 더 밀착된 시선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부분에 있다. 이 점은 일종의 에세이 같은 측면도 가미되어 있다고 볼수 있을 듯. 최근 발매된 국내 재즈관련 도서들중 음악적인 내실이 상당히 알차게 담겨진 책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최은창 저 / 노르웨이숲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