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히긴스 [If Dreams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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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새로운 앨범. 사실 이번 신작을 접하며 다소 놀라웠다. 그 이유는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하여 녹음한 [Christmas Songs]라는 앨범이 바로 약 한 달 전인 2004년 11월에 일본에서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11월 중순에 라이선스로 이 앨범이 소개되었는데 이렇게 새 앨범을 발매한지 2달도 안된 시점에서 그의 새로운 앨범이 발표되다니... 필자로서는 너무나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 강대원 (2005년 1월)
나이를 잊은 연주력으로 변함없는 사운드 만들어 내다
어느 새 70을 넘긴 이 노장 피아니스트가 이렇게 노익장을 과시할 줄 생각하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Christmas Songs]앨범을 손에 집어 안의 북클릿을 확인해 보았다. 이처럼 새 음반이 빨리 발표된 것이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두 앨범이 녹음되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였다. 역시나 예상한대로 [Christmas Songs]와 [If Dreams Come True]는 2004년 7월 7일과 8일 양일간 뉴욕 아바타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것이었다. 비너스 레이블에서 시간차를 두고 발매 했을 뿐 두 앨범은 녹음 시기와 장소, 레코딩 멤버가 모두 동일했다. 당시에 과연 어떤 앨범에 주력하며 레코딩을 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앨범들을 들으면서 이제 이 피아니스트와 트리오의 연주가 완숙의 경지를 넘어 연주 그 자체를 즐기는 차원에 이른 것이 아닐 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다른 에디 히긴스의 앨범들을 들어보았다면 이 앨범에도 그의 변함없는 유려한 피아노 연주로 재해석된 스탠더드 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히긴스를 적절히 보좌하는 그의 오랜 지우 베이시스트 제이 레온하르트와 드러머 조 아시오네의 연주 역시 그의 피아노를 따라 흥겹게 리듬을 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에디 히긴스의 연주는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것이 그의 음악을 폄하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는 터. 그의 피아노 연주는 여전히 일본 팬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실제로 비너스 레이블도 그의 음반을 제작하며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반대로 에디 히긴스에게 비너스 레이블은 자신의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이젠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엔 그의 나이가 너무 많기도 하다.
에디 히긴스가 고령이라는 점에서 이제 어느 정도 그의 터치나 타건 그리고 음악적인 감각 면에서 그의 연주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기타리스트 조 콘, 비브라포니스트 조 록, 그리고 스트링 앙상블과 함께했던 이전 앨범 [Moonlight Becomes You]에서 그는 상당히 절제된 연주를 선보였었다. 이것이 그의 기력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라 예상했는데 [Christmas Songs]와 새 앨범에서 그는 전보다 힘 있는 타건과 정겨운연주를 통해 다시 한 번 맛 깔진 연주를 들려주며 자신이 건재함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에디 히긴스의 피아노 트리오로 듣는 ‘기억 속으로’
장고 라인하르트의 ‘Minor Swing’부터 거쉰의 ‘Summertime’, 듀크 엘링턴의 ‘Caravan’ 그리고 ‘St. Louis Blues’와 낭만적인 ‘I Will Wait For You’ ‘The Days Of Wine And Roses’ 등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들이 에디 히긴스의 노련미 넘치는 연주로 제련되었는데 특히나 귀에 낯익은 곡이 있어 더욱 반가운 앨범이 될 듯싶다. 에디 히긴스가 한국 팬들을 위해 대중가요 한 곡을 편곡하여 연주하였기 때문이다. 가수 이은미가 불러 히트시킨 ‘기억 속으로’가 바로 그 곡으로 이것은 이전에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이 곡에 관한 에피소드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비너스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있는 강앤 뮤직에서 그에게 몇 곡의 한국 대중가요 곡들을 보냈는데 그 중 이은미의 곡에 관심을 갖고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되었다 한다. 함께 보낸 다른 곡들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기억 속으로’를 선곡한 것은 히긴스의 탁월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히긴스 트리오는 원곡의 서정성을 고스란히 트리오의 연주로 가져와 기품 있으면서도 세련되게 재해석하고 있다.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에디 히긴스. 그의 음악이 그런 것처럼 그의 노후도 건강하게 이어지길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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