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홀랜드 [Over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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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반부터 존 셔먼, 존 테일러, 존 맥러플린, 토니 옥슬리 등과 더불어 영국 재즈의 중흥을 꾀했던 베이시스트 데이브 홀랜드는 일찍이 마일스 데비이스의 신임을 받으며 [In A Silent Way] [Bitches Brew]같은 문제작들에 참여하게 된다. 그 후 미국 재즈 신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그는 칙 코리아의 ‘서클(Circle)’과 존 애버크롬비, 잭 디조넷과 트리오로 ‘게이트웨이(The Gateway)’의 멤버로 활동하였으며 83년부터 스티브 콜맨, 케니 휠러, 줄리앙 프리스터, 스티브 엘링턴과 퀸텟을 이뤄 자신의 길을 걷게 된다. / 강대원
퀸텟에서 더욱 확장된 빅밴드에 도전하다
퀸텟으로 활동하면서도 그는 다른 뮤지션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였는데 그동안 데이브 홀랜드는 베이스 솔로부터 대형 편성에 이르기까지, 정통 재즈와 아방가르드를 넘나들며 또 세계 정상의 재즈 뮤지션은 물론 주목받는 신진 뮤지션과의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매우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그리고 지난 2000년 데이브 홀랜드는 몬트레이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처음으로 빅밴드 편성의 음악을 선보이며 또 다른 음악적 야심을 드러내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빅밴드 활동은 자신의 퀸텟과 병행하여 이어지게 되는데 자신의 곡을 새롭게 빅밴드에 맞게 편곡한 결과, ECM을 통해 첫 빅밴드 리더 작인 [What Goes Around]를 발표하게 된다. 빅밴드 리더로서의 음악적 자질을 엿볼 수 있었던, 데이브 홀랜드에게 기념비적인 이 음반은 다운 비트와 재즈 타임즈 등의 주요 재즈 매체의 호평을 받았으며 결국 이듬해에 거행된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빅밴드 상’을 수상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빅밴드 리더로 인정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퀸텟의 활동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사실 그의 퀸텟 전원이 빅밴드의 솔로이스트이기도 했다- 2001년 1월 [What Goes Around]의 녹음을 마치고 그해 말에 퀸텟을 이끌고 버드 랜드 클럽에서 라이브를 펼치게 되는데 이날 실황은 2장의 CD에 담겨져 [Extend Play](ECM, 2003)라는 앨범으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2년 데이브 홀랜드는 다시 빅밴드 멤버들을 소집하여 다시 몬트레이 재즈 페스티발 무대에 오르게 되는데 이날은 특별히 이 페스티벌을 위해 4악장으로 구성된 데이브 홀랜드의 헌정 곡 ‘The Monterey Suite’가 초연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공연이 끝나고 얼마 후 새로운 빅밴드 레코딩을 해야 할 필요를 느꼈는지 2002년 11월 빅밴드 멤버들을 대동하고 뉴욕 아바타 스튜디오를 찾게 된다. 바로 이때부터 역사적인 빅밴드의 5년간의 결실이 담긴 새 앨범 [Overtime]의 녹음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Overtime]에 지난 3년간의 결실을 담다
데이브 홀랜드 퀸텟 멤버들에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연주자를 보강하여 약 13명의 젊은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완성된 본 작은 전체적으로 보다 다듬어지고 결집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What Goes Around]이 처음 발매되었을 때 음악의 완성도를 떠나 레퍼토리나 밴드 구성면에서 퀸텟의 확장판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본 작에는 정말 빅 밴드다운 특징들이 곳곳에서 살아나고 있으며 그 결과 풍성하며 알찬 사운드를 완벽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미 한차례 초연된 바 있는 ‘The Monterey Suite’로 시작한다. 특별히 4악장으로 나누어진 이곡은 무려 40여분을 초과하는 시간동안 릴레이식으로 이어지는데, 일전에 퀸텟과 함께 녹음했던 [Extend Play]에 수록되었던 ‘Free For All’만이 기존에 발표된 곡이며 나머지 3곡은 모두 몬트레이 재즈 페스티발을 위해 또 빅밴드를 위해 새롭게 쓰여진 데이브 홀랜드의 자작곡이다. 색소폰과 트럼펫이 조화를 이룬 앙상블이 안정적으로 펼쳐지는 ‘Bring It On’,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 솔로에서 빅밴드 연주로 넘어가는 전개로 스티브 넬슨의 비브라폰 솔로가 돋보이는 ‘Free For All’, 마치 모던 재즈 시대의 재즈 발라드는 듣는 듯한 고혹적이며 낭만적인 ‘A Time Remembered’는 알렉스 스피아진의 트럼펫과 게리 스멀리언의 바리톤 색소폰이 곡이 가진 풍성한 느낌을 더하고 있다. ‘The Monterey Suite’의 대미를 장식하는 ‘Happy Jammy’는 시종일관 화려한 드러밍으로 재빠르며 날렵한 리듬을 엮어내는 빌리 킬슨의 연주가 압권으로, 빅밴드의 화합이 최고조에 이른 절정의 연주를 접할 수 있다. 참고로 2003년 9월부터는 빌리 킬슨이 퀸텟에서 빠지고 신인 네이트 스미스가 새로운 퀸텟 드러머로 활동 중이다.
이전 빅밴드 앨범이 퀸텟 레퍼토리를 대상으로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데이브 홀랜드는 97년 퀸텟으로 녹음한 [Points Of View]에 수록되었던 그의 자작곡 ‘Ario’을 수록하고 있다. 빅밴드를 위해 새롭게 편곡된 이곡은 더욱 무드 넘치는 곡으로 재탄생되었는데 퀸텟 버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유일하게 데이브 홀랜드의 곡이 아닌 ‘Mental Images’는 트롬보니스트인 로빈 유뱅크스가 95년 발표한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긴박한 진행을 보이는 빅밴드 연주가 인상적이다. 본 작은 데이브의 또 다른 신곡 ‘Last Minute Man’로 끝이 나는데 힙합적 리듬이 가미된 이곡은 데이브 홀랜드 빅 밴드의 현재를 대변하는 곡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약 40여 년간의 음악생활 중 한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편성으로 빅밴드를 택했던 데이브의 빅밴드 작업은 사실 [What Goes Around] 이후 이렇게 다시 음반으로 발매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고향과 같은 ECM을 떠나 자신의 레이블 Dare2에서 [Overtime]을 발매하였다는 사실도 상당히 의외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예상을 깨고 퀸텟과 빅 밴드를 병행하여 올해에도 많은 공연을 준비 중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언제나 이 거장의 행보는 놀랍기만 할 따름이다. 아무튼 이제 재즈라는 세상에서 데이브 홀랜드가 해보지 않은 것은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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